지난해 세계 석탄발전 평균 가동률 51%로 사상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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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석탄발전 평균 가동률 51%로 사상 최저
  • 박지혜 기자
  • 승인 2020.03.2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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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2019년 국제 석탄발전 추이 조사 결과 발표
한국, 신규건설 및 해외사업 지속…세계 추세에 ‘역주행’

지난해 전 세계 석탄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이 5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 오히려 최대 규모의 석탄 설비 건설을 시작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 시에라클럽, 에너지 및 청정대기 연구센터(CREA)가 지난해 세계 석탄발전소 동향을 분석한 ‘붐 앤 버스트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발전 설비의 증가를 나타내는 신규 착공, 건설 허가 취득, 허가 전 추진 단계 등 주요 지표들이 4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면서 세계 주요 은행 및 보험사 126곳은 석탄에 대한 규제를 확대했다. 33개 국가 및 27개 지방 정부는 석탄에 의존하지 않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약속했다.

이 같은 퇴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 세계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은 34.1GW 증가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순증했다. 2014~2016년 중국 지방정부에서 무분별하게 허가된 발전소들이 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과잉설비 문제로 설비 전력량 40%를 비상 예비용으로 돌리고 있으며, 가동 시간마저 제한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폐쇄된 발전소가 운전에 들어간 발전소 숫자를 넘어서면서 2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미국의 석탄발전소 전력량은 2018년에 비해 16% 떨어졌다. 유럽은 2018년 대비 24%의 감소 폭을 보였다. 전력량으로 따졌을 때 지난해 전 세계 석탄 발전량은 2018년에 비해 3% 줄었다. 평균 가동률도 5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크리스틴 시어러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 연구원은 “전 세계 석탄발전소 실제 가동률은 설비 용량의 절반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인해 석탄 전력수요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석탄발전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은 수익성 악화 등 투자 손실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탈석탄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탈석탄을 선언했으나 2022년까지 총 7GW 규모의 석탄발전 용량이 추가될 예정이다. 전체 전력 발전량에서 석탄 비중을 2031년까지 36%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석탄발전은 여전히 주요 발전원으로 남는다. 특히 한국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해외 석탄발전소에 공적자금을 대규모로 투자하는 전 세계 3위 국가다.

양연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는 “한국 기업은 중장기적 손실이 자명한 석탄발전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석탄 사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환경적 측면과 투자 차원에서 시대착오적인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세계적인 석탄발전 감소 추세에도 파리기후협약 이행에 필요한 감축 궤도에 이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C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현재 석탄발전량의 80% 이상을 줄여야 한다. UN은 올해를 세계 차원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시도를 끝내는 해로 만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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