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두산重 살리기에 3조원 확보…강도 높은 자구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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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두산重 살리기에 3조원 확보…강도 높은 자구안 마련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4.29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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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유상증자·두산 증자 참여 추진…대주주 책임경영 이행
두산重 가스터빈‧재생에너지 등 미래혁신기술 중심 사업 재편
산은·수은, 자구안에 ‘합격점’…내달 초 8000억원 추가 지원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에서 진행된 270WM급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 최종조립 작업 모습.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에서 진행된 270WM급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 최종조립 작업 모습.

두산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경영 조기 정상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3조원의 유동성을 마련하겠다는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내놓았다.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추진은 물론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이 제시한 자구안에 합격점을 주고 이미 지원한 1조 6000억원에 8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27일 3조원 이상을 확보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를 엄격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내용의 최종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확정해 채권단에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앞서 지난 13일 제출한 자구안을 두고 채권단인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과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및 발전 시장 회복이 지연되더라도 두산중공업이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자구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사별로 이사회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추진 및 제반 비용 축소, 비핵심 자산을 매각을 본격화한다.

모회사인 두산은 자산매각 및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추진한다.

두산그룹 대주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로 두산중공업에 대한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배당 및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하기로 했다. 앞서 두산그룹 대주주는 지난달 말 긴급운영자금 요청 시 채권단에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두산그룹은 증자, 자산매각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사업구조 재편에도 힘을 쏟는다. 미래 혁신기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고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체질 개선을 위한 큰 축으로 세웠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 미래형 고부가가치 사업인 두 사업을 주축으로 ‘Power Solution Provider’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5번째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가스터빈은 현재 성능시험 중이며, 실증화 작업을 거쳐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예정이다. 2018년 기준 97조원이었던 세계 가스터빈 발전시장 규모는 2035년 두 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터빈을 독자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 향후 두산중공업의 주력사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터빈 사업은 부품 교체 및 유지보수 수요가 많은 특징 때문에 안정적 매출이 가능하다.

가스터빈 독자 개발 과정에서 얻게 된 특수금속소재 3D프린팅 기술을 토대로 한 신사업도 추진된다. 두산중공업은 특수금속소재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부품, 방위산업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 등 신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EPC사업 등을 추진하고 수소 생산 및 액화 등 수소 산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을 조기에 정상화시켜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할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 진작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대주주 및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시한 두산중공업 자구안에 대해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한다며, 내달 초 80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기상환 등을 위한 자금이다.

산은과 수은은 앞서 두산중공업에 마이너스 통장 형태의 한도 대출로 1조원, 27일 만기가 도래한 외화 채권 5억 달러의 상환용으로 6000억원 등 1조 6000억원을 지원했다. 추가로 8000억원이 투입되면 총 지원 금액은 2조 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산은과 수은은 자구안 실사 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달 중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해 경영개선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채권은 4조 2000억원 정도다. 회사채 1조 2500억원, 국책은행 대출 1조 1000억원, 시중은행 7800억원, 외국계 은행 3600억원,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7000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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