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울산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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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울산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들어선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4.2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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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린데그룹과 손잡고 3천억 투자해 2022년 완공
연산 1만 3천t 규모…수소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
조현준 회장 “액화수소, 수소산업 활성화에 큰 역할”
효성은 28일 마포 본사에서 세계적 화학 기업인 린데그룹과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상운 효성 부회장, 김정진 린데코리아 사장, 조현준 효성 회장,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 조현상 효성 사장, 정성욱 린데코리아 상무.

효성은 28일 마포 본사에서 세계적 화학 기업인 린데그룹과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상운 효성 부회장, 김정진 린데코리아 사장, 조현준 효성 회장,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 조현상 효성 사장, 정성욱 린데코리아 상무.

효성이 울산에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짓는다. 지난해 1조원대의 탄소섬유 투자에 이어 수소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연료탱크 제조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이고 액화수소는 수소차의 연료로 쓰인다.

효성은 지난 28일 서울 마포 본사에서 글로벌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3000억원을 투자해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약 1만여평)에 연산 1만 3000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립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린데는 고압의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화시키는 액화수소 기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2년 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설 공장에서는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에 린데의 수소 액화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승용차 10만대가 사용 가능한 물량의 액화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차량용은 물론 드론, 선박, 지게차 등의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쓸 수 있어 연관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기체 상태의 수소만 사용해왔는데, 저장 및 운송에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에 비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저장 및 운송에 들어가는 비용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체수소의 경우 탱크로리 1개에 250kg를 운송하는데 반해 액화수소는 14배인 3500kg까지 운송이 가능하다. 또 저압 상태여서 고압의 기체수소에 비해 더 안전하다.

승용차 1대(5kg 기준)를 기준으로 기체수소는 12분의 충전 시간이 소요되지만 액화수소는 4배 가량 빠른 3분이면 가능해 충전소 운영 효율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량 수소 연료가 필요한 대형차(25kg) 등의 충전시간도 대폭 줄어들면서 수소버스나 트럭 등 대형 수소 자동차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액화수소는 또 저장용기 부피를 줄일 수 있어 기체수소 충전소의 30% 수준의 부지에도 충전소 건립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때문에 도심지역 설치가 쉬워져 수소차 이용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양사는 공장 완공시점에 맞춰 액화수소 충전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50곳의 수소충전소를 신설하고 기존 충전소 70곳에 액화수소 충전설비를 확충하는 등 수소 공급을 위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2000년부터 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8년부터는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는 등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효성의 액화수소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수소경제의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효성은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 탄소섬유공장에서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조현준 효성 회장은 전북 전주에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 4000t 규모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으로 ‘꿈의 첨단소재’라고 불리는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다. 효성은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수소 연료탱크용 탄소섬유 개발 및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이날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은 “린데그룹은 미국과 유럽에서 30년 전부터 액화수소를 생산해 사용해 오고 있고 최근에 모빌리티 분야에서 액화수소 충전소를 비롯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오고 있다”며 “효성의 국내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린데의 선진 기술이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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