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현장] 삼성물산 “해외 석탄발전 사업 지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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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현장] 삼성물산 “해외 석탄발전 사업 지양할 것”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0.08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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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철 부사장, 7일 산자중기위 국감 증인 출석
“베트남 붕앙2 사업은 참여…단독 의사결정 못해”
이소영 의원 “탈석탄 선언에 삼성도 동참해 달라”
오세철 삼성물산 부사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소영 의원실 제공)
오세철 삼성물산 부사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소영 의원실 제공)

한국전력의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 발전 투자 결정과 관련해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삼성물산이 앞으로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오세철 삼성물산 부사장은 “석탄발전소 사업에 계속 참여할 것이냐”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해외 석탄발전사업을 지양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이 “지양하겠다는 것은 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고 재차 묻자 오 부사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김석기 삼성전자 부사장과 오세철 삼성물산 부사장에게 “최근 해외에서 삼성전자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가 삼성물산 등 계열사의 해외 석탄사업 투자 때문”이라며 세계 각국과 주요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탈석탄 선언에 글로벌기업인 삼성도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김 부사장은 해외에서 삼성전자 불매운동이 계열사의 석탄발전사업 투자로 인한 것을 인정하고 우려가 있음을 솔직하게 밝혔다. 오 부사장 역시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사업 참여로 인해 삼성전자에 리스크를 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불매운동까지 당하는데 이를 무릅쓰고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이 의원의 질문에 “사업이 오랫동안 진행된 과정에서 국가 간, 국가기관 간, 사업개발자, 투자자, 시공자 간 모두 신뢰를 바탕으로 협의해온 사항이라 시공사 입장에서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부사장은 또 영국 최대 연기금 운용사인 영국의 리걸앤드제너럴 그룹과 노르웨이 연금회사 KLP, 핀란드의 노르디아은행 등이 삼성물산에 “평판 리스크와 기후 관련 리스크를 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전이 추진하는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 발전사업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300km 떨어진 하띤성에 1200MW(600MW×2기) 용량의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해당 사업에 두산중공업과 함께 설계·조달·시공사업자로 참여하게 된다. 한전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베트남 붕앙2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계획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물산이 베트남 붕앙2 프로젝트를 끝으로 사실상 신규 해외 석탄발전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것은 국내에서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정치권에서 ‘해외석탄발전금지 4법’을 논의하는 등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베트남 붕앙2 프로젝트는 그간 환경단체로부터 뭇매를 맞아왔다.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4개 환경단체는 “붕앙2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수억t에 이를 것”이라면서 “한국이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소영 의원은 5일 양이원영 의원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한전의 붕앙2 석탄발전 사업 투자는 환경적으로 나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오전 국감에서 성윤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해외석탄발전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질의에 “당분간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 추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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