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현장] 과방위 국감…탈원전·월성 1호기 조기폐쇄 ‘도마’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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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현장] 과방위 국감…탈원전·월성 1호기 조기폐쇄 ‘도마’ (종합)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0.1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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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의원 “정재훈 사장, 정권 주구 됐다”…與 “말 가려 해라”
“CLP 핑계대지 마라…추청 손실액보다 실제 손실액이 더 많아”
황보승희 “수명연장 문제없던 월성 1호기, 이번 정부서 바뀌어”
정재훈 사장 “원자력 정책변화 불가피…협조가 공기업 역할”
與는 안전 관리 문제 질타…정부 탈원전 정책 방어 나서기도
정재훈 한수원 사장(오른쪽)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한수원 등에 대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왼쪽)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국정감사 생중계 갈무리)
정재훈 한수원 사장(오른쪽)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한수원 등에 대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왼쪽)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국정감사 생중계 갈무리)

1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탈원전 정책 이후 한수원 실적이 악화되고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과정에 의혹이 있음을 문제 삼으며, 총공세에 나섰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주인공은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질의를 통해 “1990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산업부와 한수원이 공동 발간해오던 원자력안전백서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단됐다”며 “백서에 나와 있는 원전의 필요성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배치돼 발간을 하지 않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2016년 백서 내용에 따르면 131페이지에는 전체 전력의 30%를 공급하는 원자력발전이 중지되면 부족한 전력을 공급할 대안이 없으며, 당장 원전 축소 정책을 시행한다면 국민적 전력요금 부담 가중과 전력공급 안정성 저하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명시돼있다.

이에 대해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2017년 여러 가지 정책변화가 많았기 때문에 2018년에 통합해 백서를 발간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이 성안 중이었다. 백서는 이러한 큰 정책의 틀이 나와야 완성되는데, 환경부에서 두 번에 걸쳐 보완 요구를 해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빼고 우리가 쓸 분량은 다 작성한 상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2016년 백서 내용은 부분적으로 이해가 가고 공감을 하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에너지) 정책 틀이 바뀌면 원자력 정책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그것을 이해하고 협조하는 게 공기업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원자력 정책에 대해 공기업인 한수원이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2017년을 기점으로 한수원의 재무상태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015년과 2016년 약 3조 8000억이었던 한수원의 영업이익은 약 7800억원으로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은 2015년 2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2400억원으로 10분의 1이 감소했다. 2조원이면 하루에 2억원씩 30년을 써야하는 금액”이라고 지적하며, 갑자기 급감한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

허 의원은 또 “2015년 85.9%이던 원전 가동률이 지난해 71%로 감소했고 발전량도 1억 6000만MW에서 1억 4000만MW로 줄었다”며 “2000MW는 서울시 일반가구 390만 가구가 1시간을 쓸 수 있는 정도인데 갑자기 발전량이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 사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한수원의 실적이 악화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영업이익이) 갑자기 급감한 것은 아니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6월 원전 방벽 중 하나인 격납 건물 내부 철판(CLP) 부식이 처음 발견돼 이것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다 보니 공극이 나오게 됐다”며 “전체 발전소 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추다 보니 당연히 영업이익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동률 감소와 관련해선 “2018년은 전수조사를 하기 위해 가동률을 66%로 가장 많이 줄였던 해”라며 “이후 지난해부터 점차 가동률이 올라가고 있고 전수조사도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답했다.

허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도 한수원 실적 악화 문제에 대해 날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경영은 수치로 말하는 것인데, 마이너스를 예측하고 있으면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을 너무나 당당하게 말씀하셔서 놀랐다”며 “어떻게 몇 조원이나 되는 적자를 당연히 CLP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느냐”고 공박했다.

허 의원은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CLP 공정 현황 및 추정 손실액 자료’를 보면 CLP 공정은 2016년도에 277일로 시작해서 지난해까지 총 3998일의 관련 공정이 있었고 이 때문에 발전소를 멈췄다는건데, 담당자 설명에 의하면 하루 1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한다”며 “그래서 정 사장의 설명이 말이 되려면 CLP에 따른 손실정도만 수익이 감소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허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CLP 공정으로 인한 한수원의 2016년 손실액은 2770억원으로 추정됐으나 오히려 영업이익이 555억원 늘었다. 이후 2017년 2조 3945억원, 2018년 2조 6461억원, 지난해 3조 86억원의 손실이 났는데, 이는 CLP 공정에 따른 손실 예상액보다 1조원 이상 많은 수치다.

허 의원은 “2015년 10조 3159억원이었던 한수원의 전력판매 수입은 지난해 8조 5277억원으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6650억원에서 1조 8082억원으로 3배나 올랐다”며 “이렇게 재무상태 악화 원인이 탈원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통계지표가 엄연히 있는데, 어떻게 경영 포기를 해버리시냐”고 지적했다.

특히 허 의원은 “한수원 사장이 경영까지 포기하면서 정권의 주구(走狗·사주를 받고 끄나풀 노릇을 하는 사람)가 됐다”고 질타했다.

허 의원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은 “말을 가려서 하라”며 즉각 항의했다. 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허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소한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표현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허 의원은 “제 발언이 끝난 뒤 위원장이 말씀하시는 걸 보면 저에 대한 지적이 아니냐”며 “제 발언은 국민들의 말을 딴 게 많다. 국민의 정서가 그렇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여당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반박에 나섰다. 조 의원은 “피감기관도 명예가 있다”며 “말을 최대한 가려서 하는 것이 맞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변재일 의원은 “특정 단어(주구)가 도저히 정상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쓸 수 없는 단어”라며 “주구라는 말은 상당히 모욕적인 단어다. 주구라는 말은 안 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문제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 전문가들이 월성 1호기에 대해 수명연장을 해도 문제가 없었다고 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갑자기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뀌면 의견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황보 의원은 “월성 1호기 연장 운행을 위해 7000억원을 투자했는데, 2018년 6월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조기 폐쇄하기로 했다”며 “안전성 문제를 떠나 정권에 따라 결정이 뒤바뀐 것”이라고 직격했다.

정 사장은 이에 “그 문제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답변을 자제하겠다”며 “정부 정책과 규제 환경, 주민 수용성, 경제성 등 여러 가지가 종합적으로 감안됐다는 말씀까지만 드린다”고 답했다.

정 사장은 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 정치적 판단이었느냐”는 황보 의원에 물음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2018년 청와대에 몇 차례 들어갔느냐, 청와대로부터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낮추라는 지시를 받았냐”는 황보 의원에 언급에는 “취임 인사차 한번 들어가 산업비서관 만나 전체적인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월성 1호기 관련 지시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정 사장은 황보 의원이 “사회적 합의를 통한 원전 유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공기업 사장으로서 소신을 가져야 한다”고 하자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공존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대출 의원도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 의원은 “월성 1호기 발전능력은 67만 8000kW인데, 연간을 따지면 50억kW다. 이는 태양광 발전에 10조원을 투자한 발전량과 맞먹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수명 연장을 위해 7000억원을 투입했는데 3년간 가동을 못 했으니 국가 자산 및 국민 세금 낭비다.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며 “감사원에서 면죄부를 주더라도 구상권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엄재식 원안위 위원장을 압박했다.

한편 감사원은 12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심의했지만 지난 7일과 8일에 이어 또 다시 결론을 내지 못해 13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원안위 위원들의 비전문성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이날 엄재식 원안위원장을 향해 “원안위 위원들의 전문성이 어느 정도나 되냐”고 질의했다. 이에 엄 위원장은 “각 분야별로 전문성들은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정부·여당 추천 4명, 야당 추천 2명의 위원 구성은 기울어진 운동장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정부·여당 측 추천 의원이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자연과학, 보건, 행정 분야 출신이다. 원자력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2018년 12월 이후 열린 총 33회의 원안위 회의록을 공개한 김 의원은 “정부 추천 의원들의 비전문성이 심각하다 못해 한숨이 나올 정도”라며 “고리 3호기와 신고리 3호기를 헷갈려하고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KEPCO-E&C)를 한국원자력기술로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표준인가와 미확인누설 개념을 몰라 묻고 인입차단기의 역할이 뭔지도 모르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안전이라는 것은 전문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위원회가 법률적으로 전문성 있는 위원들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전문성이 필요한 것은 동의한다. 다만, 그것이 공학적 전문성만을 꼭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기술적인 사항을 심의하는데 있어 공학적인 안전성 기준을 해석하는 것과 사회적 측면의 안전성 해석에 견해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구멍 난 원전 격납건물 등 안전 관리 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했고 정부의 탈원정 정책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중소위원회 소속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원전 24기의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공극은 총 332곳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7곳 늘었다. 격납건물은 원전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데, 벽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특히 공극 가운데 80%가 한빛 3·4호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는 과방위 국감에서도 거론됐다. 같은 당 이용빈 의원은 한빛 3·4호기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면서 해당 비용을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한빛 1·2호기와 비교해 3·4호기 건설 당시 야간 타설 횟수가 2배 이상 많았다. 공사 기간에 쫓겨 부실시공이 있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수원은 앞서 2018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현대건설에 총 4차례 관련 공문을 보내 책임 분담을 논의했고 최근 공문에서는 한빛 3·4호기 결함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사장은 “기본적으로 현대건설의 책임이지만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 5년, 10년을 지나 현재 법률적인 손해배상은 어렵다”면서 “따라서 도의적으로 현대건설에서 한빛 3·4호기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혜숙 의원은 태풍에 대한 원전 안전 관리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전 의원은 이날 “태풍으로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가 정지됐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직후 1조 1000억원을 들여 마련한 50개의 후속대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원안위는 발전소의 전산 기계가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부품을 교체했는지 등 답이 나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엄재식 원안위 위원장은 “50개 대책은 국가 재난 재해에 대비해 원전 설비를 보강하는 일들이라 가만히 둘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추진 현황과 진척도를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후쿠시마 후속 조치 56건 중 51건을 완료했고 5건은 진행 중이며, 모두 한수원의 자체 예산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어 “이번에 전력을 측정하는 계기용 변성기 4기가 모두 문제를 일으켰고 일반적인 태풍이 아닌 초속 30m가 넘는 태풍이 왔기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한 뒤 “모두 지중화하거나 아니면 가스절연 방식을 통해 외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300억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것은 경제성이 아닌 안전성에 대한 문제이기에 원안위와 합의했고 반드시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원전 정책에 대한 옹호의 목소리를 냈다.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탈원전 정책 방향을 내놓고 추진하다 보니 여러 논란이 있지만 5년간 임기 중 정책 목표는 추가 원전 중단”이라며 “원전 자체를 다 없애려고 한다는 비판은 과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어 “세계적 추세는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뿐만 아니라 핵융합발전소를 건설해서 후유증과 사고 없는 에너지원을 찾고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의 탈원전 논란은 만약 핵융합발전소만 세워지면 아무 의미 없는 논쟁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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