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현장] 무보 “해외 석탄발전사업 추가 금융제공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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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현장] 무보 “해외 석탄발전사업 추가 금융제공 없을 것”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0.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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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사장, 국감서 투자 중단하라는 與 의원들 지적에 답변
이소영 “OECD 석탄발전금융 가이드라인 건설 원칙적 금지”
김성환 “무보, 기후위기 흐름 반영해 탈석탄 선언 동참하라”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왼쪽)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이소영 의원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왼쪽)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이소영 의원실)

국내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탈석탄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해외 석탄발전사업의 돈줄 역할을 해온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앞으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이후 추가 금융지원을 검토할 계획이 있느냐”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해외 석탄발전사업에 금융제공을 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무보는 지난 7월 한전의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 사업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대출 계약을 체결한 것을 포함해 그간 5조 9000억여원의 금융을 해외 석탄발전사업에 제공한 바 있다.

이소영 의원은 이날 “무역보험공사는 2018년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관한 금융지원 금액 기준으로 세계 8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며 “그동안 금융을 제공한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베트남 빈탄 4호기 등 해외 석탄발전소에서 총 16억t 규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전망이다. 이는 약 7억t을 배출하는 우리나라 1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3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OECD의 석탄발전금융 가이드라인을 무역보험공사의 해외 석탄발전사업 금융제공의 방패막이로 사용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이 의원은 “OECD 석탄발전금융 가이드라인은 석탄발전소를 지으라는 것이 아니라 짓지 말라고 만든 것”이라며 “실제 37개 OECD 국가 중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에 투자 중인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함에도 초초임계압 기술이 적용된 석탄발전소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다는 예외를 원칙처럼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인호 무보 사장은 “탈석탄의 중요성과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적인 공동 대응이 중요하다는 의원님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정부 역시 (석탄발전투자는) 상대국의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제한된 조건에서 신중하게 검토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과 같은 당인 김성환 의원도 무보가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석탄발전 등 화력분야에만 집중적으로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무보가 최근 5년간 해외 석탄화력발전에 5조 3764억원의 투자의향서를 발급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공개하고 “해외 석탄 투자 금지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재 ‘화석연료 제로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을 통해 탈석탄을 선언한 금융기관만 1244개로 운용자산이 1경 6560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KB금융, DB손해보험, 한국교직원 공제회, 행정공제회 등이 탈석탄을 선언했는데, 해외사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국책금융기관들만 석탄금융의 울타리에서 요지부동”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무보가 금융을 제공했던 인도네시아 자와 9·10의 경우 KDI 예비타당성조사에서 880만달러(약 1001억원) 가량의 손실을 낼 것으로 분석됐다. 무보가 경제성이 없는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고 있어 나중에 보험 부실 우려가 있다”며 “기후위기 리스크를 반영한 대출·보증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후 국회에 보고하고 탈석탄 선언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세계에너지투자 2020’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투자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석탄화력에 대한 투자는 전체 발전분야 투자금액의 7.4%인 500억 달러(한화 약 58조원)에 그친 반면 재생에너지 투자는 41.4%인 2810억 달러(한화 약 324조원)로 석탄화력 대비 5.6배나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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