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 도입해야”…에너지 전문가들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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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 도입해야”…에너지 전문가들 한 목소리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1.1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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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요금체계 구축’ 주제로 국회 토론회 개최
김종갑 한전 사장 “연동제 도입하고 기후환경요금 별도 부과해야”
임지산 삼일회계법인 상무 “유가 하향안정화 된 지금이 적기”
김성수 교수 “에너지 전환 위해 소요되는 비용 전기요금에 반영”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따라 올리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고 ‘기후환경요금’을 별도로 분리해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규제체계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실 주최, 대한전기협회 주관으로 열린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전기요금 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정연제 에너경제연구원 전력정책팀 연구위원은 “현행 전기요금 체계가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비합리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전기요금 체계의 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정 연구위원은 바람직한 전기요금의 특성으로 △경제적 효율성 △공평성 및 형평성 △판매수입 안정성 △소비자 요금 안정성 △소비자 만족도 등을 제시하면서 전기요금은 공평·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의 요금 체계가 도·소매요금 연계 부족에 따른 가격신호 기능을 상실해 에너지 소비구조가 왜곡돼 있고 전력생산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경직된 구조로 인해 자원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책적 목적에 따른 왜곡이 이뤄지면서 소비자 간 형평성 저해는 물론 총괄원가의 안정적인 회수방안이 미비해 전력산업의 장기 공급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연구위원은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해소하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요금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연료비 연동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료비 연동분을 소매가격인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자동 반영하면 소비자의 합리적 전력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국가는 가격왜곡에 따른 에너지 대체소비를 방지할 수 있고 기업은 효율적인 생산 관리 및 비용 최소화를 달성할 수 있으며, 사업자들도 리스크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총생산(GDP) 상위 30개국 가운데 자원 부족에도 불구하고 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연구위원은 신재생에너지 발전확대에 따른 기후환경 비용을 분리 부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연구위원은 “친환경과 안정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로 기후환경 등 새로운 비용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며 “환경비용에 대한 인식 및 원가 적기 반영을 통한 가격신호 제공으로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기후환경 요금을 원가에서 별도 분리해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에서는 이미 환경비용을 분리해 부과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또 현재 전기위원회가 ‘협의체 행정기관’으로서 사전심의 역할만을 수행에만 머물러 있다며 임기와 예산, 의사결정 과정 등에 자율성이 보장된 독립적 규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제 에너경제연구원 전력정책팀 연구위원이 ‘전기요금 체계의 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연제 에너경제연구원 전력정책팀 연구위원이 ‘전기요금 체계의 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갑 한전 사장도 참석했는데, 정 연구위원이 주장한 연료비 연동제와 기후환경요금 별도 분리 부과 도입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냈다.

김 사장은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에너지 분야 국가 최상위 정책인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연료비 등 원가 변동 요인과 외부 비용이 적기에 반영되는 요금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며 “이미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 기후환경 요금을 별도 분리 부과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있고 연료비의 변동요인을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 중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미래지향적 전기요금 체계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현재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변동성 확대 등의 여건을 반영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마련 중이며, 올 하반기 중에 정부의 인·허가를 받겠다는 목표다. 이런 가운데,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전기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의 입에서 연료비 연동제 이야기가 나온 것은 개편안에 연료비 연동 방식이 담길 가능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김진우 건국대학교 산·학 협력 중점교수가 좌장을 맡고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연료비 연동제와 기후환경요금 도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연료비 연동제를 통해 가격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자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한전의 전기요금 80% 이상이 발전회사에 지급되고 연료비용이 화력발전회사 비용의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은 현 상황이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향후 원전과 석탄발전은 감소하고 재생에너지가 증가하는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소요되는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며 “깨끗하고 안전하게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이렇게 저렇게 비용이 소요되니까 공평하게 분담하자와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성범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미국의 철강업계가 2010년 이후 다른 국가들이 자국 철강 산업에 저가로 전기를 공급하는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요청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미국이 한전의 전기요금에 대해 보조금이 아니라고 결정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발전원가와 적정한 투자보수를 회수할 수 있을 정도로 전기요금이 책정됐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그런데 한전의 경우 연료비가 저렴한 시기에는 수익이 발생하지만 연료비가 높은 시기에는 적자가 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전의 전기요금이 보조금이 아니라는 판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전의 전력공급원가 및 적정투자보수가 전기요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국제통상법적 관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국가독점 전기사업자는 정부의 정무적 판단과 통제 대상이기에 전력시장 개방 없이 연료비 연동제만 시행할 경우 가격정상화 노력은 지속적인 효과를 얻기 어렵다”면서 “실제로 국내 도시가스 부문은 연료비 연동제가 이미 시행 중이지만 가스공사 체제에서 여전히 정부와 국회의 임의적 가격 개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지산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전력구입비 연동제 또는 연료비 연동제는 특별한 제도가 아니라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경우 유독 전기요금만 예외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연동제 도입 시 대상을 연료비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전력구입비로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한전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지 않고 전력시장으로부터 전량을 구입해 오는 상황에서는 전력구입비를 기반으로 연동제를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임 상무는 “우리나라는 2011년도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경험이 있지만 전기요금 인상을 우려한 정부에 의해 유보됐다가 폐지됐다”며 “과거의 경험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연동제는 요금인하가 가능한 시점에서 시행돼야 국민 효익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고 제도도 큰 논란 없이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유가가 하향안정화 된 지금이 2015년 이후 5년 만에 찾아온 적기”라고 주장했다.

기후환경요금과 관련해선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따라 발생하는 환경정책 비용에 대한 정보를 구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전기요금뿐만 아니라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국민들에게 전기요금의 결정 요소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발생되는 비용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 정상화, 나아가 환경비용과 재생에너지 비용을 반영한 전기요금 인상은 90% 이상 에너지 수입국으로서 외화 낭비를 막고 취약계층의 지원과 환경수준 향상을 통한 복지확대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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