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 에너지 소비…석탄·석유·가스↓, 원자력·신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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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 에너지 소비…석탄·석유·가스↓, 원자력·신재생↑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1.27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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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연,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에너지산업 영향 브리프 발간
총에너지·최종에너지 소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3.6% 감소
주요 에너지원별 가격 하락…SMP 지난해 대비 약 20.7% 떨어져
정유사, 수요 감소·가격 하락·마이너스 정제마진으로 최악 실적
발전사, 전력수요 감소·SMP 하락으로 영업익 급감…3분기도 우울
신재생 발전사업자 역시 REC 가격·SMP 하락으로 경영실적 악화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주요 에너지원별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는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원별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고 에너지산업 경영실적은 에너지원별 수요 감소로 인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조용성)은 코로나19가 에너지원별 및 부문별 수요와 가격에 미치는 영향과 에너지산업별 경영 실적을 분석해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에너지산업의 영향’이라는 제목의 브리프를 발간했다.

브리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세계 경제·사회 활동을 위축시키는 수요 측면의 충격으로 에너지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을 동시에 불러왔다.

국제 석유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5.1%, 2분기 16.5%, 3분기 7.1% 각각 감소했다. 수요 감소폭은 3분기부터 축소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두바이유)는 1분기 $50.42/b에서 2분기 $30.73/b로 급락했다가 3분기 $42.90/b와 10월 $40.67/b로 반등한 후 이달 24일 기준 $47.88/b를 기록했다. 에경연은 내년 상반기 두바이유 가격이 석유수요 회복과 OPEC+ 감산 공조에 따라 상승이 예상되나 OPEC+의 감산 규모 축소와 누적된 재고 부담으로 평균 $45/b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산업 생산 활동이 둔화되고 외부활동이 위축되면서 총에너지와 최종에너지 소비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3.8%, 3.6% 줄었다.

총에너지 기준 에너지원별 소비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석탄과 석유, 가스는 각각 11.3%, 2.5%, 2.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원자력은 79.8TWh에서 82.1TWh로 2.8% 늘었고 신재생에너지도 920만toe에서 960만toe로 3.5% 증가했다.

최종소비 부문별로는 가정 부문 소비가 0.3% 증가한 데 반해 산업, 수송, 상업·공공 부문의 소비는 각각 2.3%, 10.6%, 3.2% 줄었다.

국내 에너지원별 가격 역시 저유가와 에너지 수요의 감소로 인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먼저 석유제품은 저유가와 국내 수요 감소로 인해 상반기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떨어졌다.

가스 요금과 열에너지 요금은 지난해 하반기에 각각 요금이 인상된 후 유가 연동의 시차로 인해 올 하반기인 7월에야 인하됨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상승했다. 일반적인 LNG 도입계약의 도입가격공식은 3∼6개월 전 유가를 반영하는 구조로 돼 있어 유가 연동 시차가 있다. 전력도매가격(SMP)은 올 상반기 평균 78.2원/kWh로 전년 동기 98.6원/kWh와 비교해 약 20.7% 떨어졌다. 코로나19에 의한 전력수요 감소와 저유가로 인한 발전용 천연가스 열량 단가 하락이 급락의 원인이란 분석이다.

에너지산업 간 경영실적은 에너지원별 수요와 가격에 수준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났다.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수요의 감소와 가격의 하락에 더해 마이너스의 정제마진으로 인해 경영 실적이 가장 많이 나빠졌다. 4대 정유사의 올 상반기 총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0% 및 962.2% 하락했다. 정유사별로 매출액은 최소 25.5%에서 최대 35.7% 떨어졌으며, 영업이익은 최소 371.5%에서 최대 3303.6% 하락해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도시가스사는 전년 상반기 대비 인상된 요금의 효과로 매출액이 수요보다 작은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산업용 도시가스의 수요가 많이 감소함에 따라 산업용 비중이 높은 도시가스사의 경영 실적은 전체 평균보다 더 악화됐다.

발전사들은 전력수요 감소와 SMP 하락으로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나빠졌다. 12개 발전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 10.4% 및 31.4% 감소했다. 특히 매출액(△13.1%) 대비 영업이익(△62.9%)의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료비(유연탄) 구매단가의 하락이 판매비(SMP)의 하락보다 낮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른 석탄 화력발전의 이용률 감소 또한 발전공기업 실적 악화의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민간발전사 역시 지난해 대비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지만 영업이익 감소폭은 발전공기업에 비해 다소 적게 나타났다. 6개 민간발전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2%와 27.3% 줄었다.

집단에너지사는 열 수요가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료비 구매단가의 하락과 열에너지 요금 상승으로 경영환경이 개선됐다.

신재생에너지는 설비제조사와 발전사업자 간 희비가 엇갈렸다. 연료 투입이 없는 태양광, 풍력 등의 설비제조사는 국내외 보급 확대의 영향으로 경영 실적이 대폭 개선된 반면 발전사업자 경우는 REC 가격의 급락과 더불어 SMP 하락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됐다.

에경연은 향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에너지원별 수요와 가격 수준에 따라 각 에너지산업간 경영 실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는 국제 유가 상승과 수요 회복 추세에 힘입어 상반기에 비해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 유가의 상승폭과 정제 마진 수준에 따라 실적 개선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가스사와 집단에너지사는 도시가스 및 열에너지 요금의 하락으로 상반기 대비 하반기의 경영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봤다.

발전사업자 역시 영업실적 악화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소진영 에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및 서늘했던 여름철 날씨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매출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SMP 또한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어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제조사는 하반기에도 양호한 영업실적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 SMP의 변동과 해외 시장의 여건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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