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산업 ‘온실가스·폐기물’, 유용한 자원으로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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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산업 ‘온실가스·폐기물’, 유용한 자원으로 ‘환골탈태’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2.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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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기연, 염화칼륨 함유 먼지·CO2 탄산광물 전환 기술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과 동시에 전환까지…친환경·경제적 평가
폐기물 활용 이산화탄소 전환 개념도.
폐기물 활용 이산화탄소 전환 개념도.

시멘트에서 나오는 염화칼륨 함유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탄산광물로 전환시키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시멘트 산업의 체질을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미세먼지연구단 정순관 박사 연구진이 산·학·연 공동으로 시멘트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폐기물은 동시에 줄이고 폐플라스틱의 사용은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멘트 산업에서는 온실가스를 기술적으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시멘트 제조 시 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폐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은 유연탄보다 탄소배출계수가 작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연료비용을 줄이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폐플라스틱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소(Cl)성분과 광물로부터 발생된 칼륨(K)이 농축된 먼지(시멘트 킬른 더스트)가 많은 양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염소 농축 먼지는 지정폐기물로 분류돼 처리 시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폐플라스틱 활용 확대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시멘트 제조 시 배출되는 폐기물인 염화칼륨(KCl) 함유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탄산칼슘으로 전환하는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염화칼륨이 물에 잘 녹는 성질(용해도 339.7g/L, 20℃)에 착안, 추출을 통해 염화칼륨 함유 먼지로부터 염화칼륨을 99% 제거하는 공정이다. 이때 세정에 사용된 물은 역삼투압 방법을 이용해 염화칼륨을 분리하고 세정에 재활용하는 기술을 적용해 물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염화칼륨이 제거된 미세 먼지 잔여물은 70% 이상이 생석회(CaO)로 구성돼 있어 탄산칼슘으로 전환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탄산화 반응의 원료로 사용된다. 따라서 폐플라스틱 연소에 의해 발생된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배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전환하는 각각의 공정으로 구성돼 있었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하나의 반응기에서 이산화탄소 포집과 동시에 유용한 탄산칼슘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효율적이며 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시멘트 공장 현장에 설치된 파일럿 규모(100kg-CO2/day) 평가에서 이산화탄소 제거율 97.5%, 흡수된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산칼슘으로의 전환율은 100%의 성능을 보였으며 초미세먼지(PM2.5)는 90% 제거했다. 이산화탄소로부터 생산한 탄산칼슘은 도로용 건자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세계 시멘트 산업의 당면 과제는 대체연료 개발과 온실가스 저감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대체연료 확대 적용을 가능하게 하고 온실가스로부터 가치 있는 물질을 생산하기 때문에 국내 시멘트업체 확대 적용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탄소중립 실현과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라는 평가다.

연구진은 개발 기술이 폐자원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과 동시에 전환하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시멘트 산업뿐 아니라 발전, 제철, 소각로 등 다양한 사업장으로 적용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순관 에기연 책임연구원은 “시멘트 산업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역발상의 기술”이라며 “국가 탄소중립 실현 및 폐플라스틱 대란 해소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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