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전고체전지’용 전해질 대량 생산법 나왔다
상태바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전지’용 전해질 대량 생산법 나왔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2.22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윤철 전기硏 박사팀, 공침법 활용해 세계 첫 개발 성과
기존 방식보다 재료비 15배 저렴…국내외 특허 출원 완료
수요업체 발굴해 기술이전 추진…전고체전지 상용화 기대
전기연구원 하윤철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하 박사가 공침법을 사용해 제조한 유기용매와 고체전해질을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전기연구원 하윤철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하 박사가 공침법을 사용해 제조한 유기용매와 고체전해질을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국내 연구진이 발화·폭발 위험이 없는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대량 생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이 공침법을 이용해 차세대전지로 불리는 전고체전지에 들어가는 황화물 고체전해질을 저렴하게 대량 합성하는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다. 불연성 고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이 없고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및 분리막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전지의 고용량화, 소형화, 형태 다변화 등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하 박사팀이 연구한 분야는 전고체전지의 핵심인 고체전해질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황화물(Sulfide) 계열 고체전해질이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전도도가 높고 연성이 커 극판과 분리막 제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원료인 황화리튬(Li2S) 가격이 비싸고 다른 원료와의 혼합 공정에 높은 에너지가 드는 볼밀법을 사용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결과물도 소량 생산에 그치고 있으며, 100그램당 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른다.

하 박사팀은 값비싼 황화리튬 사용 없이 단 한 번의 용액합성 과정만으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저가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 기술의 핵심은 공침법(Coprecopitation method)이다. 공침법은 서로 다른 이온들을 수용액 혹은 비수용액에서 동시에 침전시키는 것으로 리튬이차전지용 양극 소재를 대량생산하는 산업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 박사팀은 리튬과 황, 인, 할로겐 원소 등을 공침시키는 공정 개발에 성공했고 기존의 황화리튬을 사용하던 방식과 동일한 수준의 고체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가의 원료 사용 없이 공침법이라는 간단한 과정으로 전고체전지의 핵심인 고체전해질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고체전해질 제조를 위한 순수 원료비만 놓고 보면 기존 방법보다 약 15배 이상 저렴하다. 또 볼밀법과 같은 고에너지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절감 효과는 더욱 크다. 전고체전지 상용화의 관건인 ‘저가격’과 ‘대량 생산’ 이슈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연구 성과라는 평가다.

전기연구원은 이미 원천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셀과 극판, 전해질막 제조기업, 소재 기업 등 전고체전지의 생산라인부터 전기차, 전력저장장치 분야까지 다양한 산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 보고 관련 수요업체를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윤철 박사는 “현재 황화물계 전고체전지 분야에서 일본이 원천소재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면 우리는 고체전해질 제조공정 기술 우위로 시장경쟁력을 확보해 대응해야 한다”며 “향후 기업체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공정라인 확대 및 고체전해질 양산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필요한 다양한 제조기술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 박사팀의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1월호에 ‘저온소결형 고체전해질 생성 메커니즘 세계 최초 규명’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하 박사팀은 앞으로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고체전해질과 관련한 연구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