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세슘·스트론튬 골라 잡아내는 흡착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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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세슘·스트론튬 골라 잡아내는 흡착제 개발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5.2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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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KAIST와 ‘황-제올라이트 복합체’ 선봬
기존 대비 흡착 선택성 1.5배↑…99.4% 이상 제거
양희만 원자력연구원 해체기술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황-제올라이트 복합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연수 연구생, 윤인호 책임연구원, 양희만 선임연구원.
양희만 원자력연구원 해체기술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황-제올라이트 복합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연수 연구생, 윤인호 책임연구원, 양희만 선임연구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오염수에 남아 있는 세슘과 스트론튬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해 화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해체기술연구부 양희만 박사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과 함께 ‘황-제올라이트 복합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실리콘과 알루미늄으로 이뤄진 다공성 결정체인 제올라이트는 방사성 핵종 흡착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세슘과 스트론튬에 대해서는 흡착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제올라이트 기공 내부에 세슘, 스트론튬과 화학적 친화력이 황을 넣어 저비용에 간단한 방법으로 제조 가능한 황-제올라이트 복합체를 세계 최초로 합성했다.

연구팀은 또 제올라이트의 종류에 상관없이 황을 많이 넣을수록 세슘의 흡착 선택성이 크게 향상되는 점도 확인했다.

제올라이트의 한 종류로 세슘 흡착에 흔히 쓰이는 차바자이트(Chabazite)의 경우 황의 질량 백분율이 5%와 10%일 때 세슘 흡착 선택성은 기존 차바자이트 대비 각각 3.2배, 7.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트론튬에 대한 흡착 선택성은 제올라이트의 종류에 따라 황의 특정 함량에서 최대치를 보였다. 스트론튬 흡착에 흔히 활용하는 제올라이트A(NaA Zeolite) 내 황의 질량 백분율이 3%일 때 기존 제올라이트A 대비 최대 1.5배 늘었으나 10%에서는 1.33배 증가에 그쳤다.

연구팀은 황-제올라이트 복합체를 이용한 오염지하수 정화 실험 결과 방사성 세슘과 스트론튬이 각각 99.4% 이상 제거됐다고 밝혔다. 두 핵종이 동시에 존재하는 조건에서도 모두 97.5% 이상 제거됐다. 이는 원자력시설 해체 시 발생할 다량의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하는 데 바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황-제올라이트 복합체의 흡착 성능이 확인된 만큼 연구팀은 사용이 끝난 제올라이트를 안정화하는 기존 공정을 황-제올라이트 복합체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추가 진행하고 기술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지난 4월 황-제올라이트에 대한 국내와 일본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미국에서는 특허 등록을 심사 중이다.

연구를 주도한 연구원 양희만 박사는 “지금까지 세슘과 스트론튬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흡착제 개발이 진행돼왔지만 대부분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가격이 비싸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던 것에 반해 황-제올라이트 복합체는 제조비용이 싸고 과정도 간단해 대량생산에 적합하다”며 “현재 오염수 처리 공정에 사용되고 있는 일반 제올라이트를 바로 대체할 수 있어 상용화에 매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Chemistry of Materials)’, ‘어플라이드 서피스 사이언스(Applied Surface Science)’,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연달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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