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걸리던 해상풍력 설치, 10일 만에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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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걸리던 해상풍력 설치, 10일 만에 끝낸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7.07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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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세계 최초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 개발
비용 37억원↓…소음·진동 없고 친환경 효과
1.5GW·1.2GW 서남권 풍력단지에 우선 적용
7일 군산항에서 열린 해상풍력 일괄설치선 ‘KMMB 1500’ 진수식에서 정승일 한전 사장(왼쪽 여덟 번째)을 비롯한 내외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7일 군산항에서 열린 해상풍력 일괄설치선 ‘KMMB 1500’ 진수식에서 정승일 한전 사장(왼쪽 여덟 번째)을 비롯한 내외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대표이사 사장 정승일)이 해상풍력 발전기 공사기간을 기존보다 80일이나 단축하고 40억원에 가까운 비용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7일 한전은 군산항에서 5MW급 해상풍력 발전기를 10일 만에 바다에 설치할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 설치 기술을 발표하고 이 공법에 사용되는 해상풍력 일괄설치선(MBB) 진수식을 가졌다.

기존 해상풍력 설치는 바다에서 하부기초(자켓)를 말뚝 박아 지반에 고정하는 방식이었다. 암반굴착과 시멘트액 주입 공정을 피할 수 없어 항타(抗打)소음과 부유사 발생 및 시멘트 주입재로 인한 해양오염 위험성 등의 문제가 있었다. 또 복잡한 공정으로 터빈 설치까지 공사 기간이 최대 90일이나 소요되는 한편 해상 기상악화 시 사업 지연 가능성이 매우 컸다.

한전이 개발한 해상풍력 일괄 설치 기술은 안전한 항구에서 발전기 하부기초와 상부터빈을 모두 조립한 후 발전기 전체 구조물을 들어 올려 바다로 운송해 설치하는 신개념 공법이다. 기존에 개발한 석션기초 설치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설치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소음·진동과 부유사 발생이 없어 친환경 효과가 크다. 석션기초 설치기술은 대형강관을 해저면에 거치한 후 석션펌프를 이용해 파일 내부의 물을 배출, 이때 발생된 파일 내외부의 수압차를 이용해 기초를 지반에 관입하는 공법이다.

MMB에는 최대 1500t의 중량과 구조물 높이 140m의 고중량·초장대 풍력터빈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들어 올려 운송할 수 있다. 한전은 선체 운동 해석기술, 운송 전복방지기술 등을 개발해 운송 설치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한전은 MMB와 석션기초 설치기술을 활용해 5MW 터빈 기준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경우 기존 자켓기초와 SEP(Self Elevation Platform) 바지선 조합 기술보다 설치비용은 86억원에서 49억원, 공사기간은 90일에서 10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우선 1.5GW 신안 해상풍력과 1.2GW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사업에 이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민간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소규모 해상풍력단지나 기상탑 설치·해체, 해양선박 구조, 중대형 해양구조물 운송 등과 같은 다목적 해양작업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해상풍력 일괄설치선과 석션기초 설치기술 이외에도 국내 해상풍력 경쟁력 확보와 확대 보급을 위해 터빈 상태감시, 단지배치 설계기준, 환경영향 분석기술, 수산업 공존기술 개발 등 해상풍력 전주기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MMB 개발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조차 아직 완수하지 못한 쾌거”라며 “MMB를 활용한다면 ‘2050 탄소중립’의 핵심인 해상풍력발전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가운데)이 전력연구원 관계자로부터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정승일 한전 사장(가운데)이 전력연구원 관계자로부터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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