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호 한전 조직개편…‘혁신·세대교체’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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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호 한전 조직개편…‘혁신·세대교체’ 방점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7.1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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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총괄 컨트롤타워 ‘전력혁신본부’ 신설
50대 최연소 본부장·40대 처장 발탁…파격 인사
한전 나주 본사.
한전 나주 본사.

정승일 한전 사장이 취임 45일 만에 ‘혁신’과 ‘세대교체’를 키워드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취임일성으로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 전 분야의 선제적 기술 혁신과 과감한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을 주문했던 정 사장은 탄소중립을 이끌 조직을 신설하고 연공서열에서 벗어난 능력 중심의 인사를 통해 젊은 인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15일 한전에 따르면 정 사장은 탄소중립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전력혁신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탄소중립전략처’와 ‘지속성장전략처’를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한전이 전력공급체계의 전면적인 혁신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고 전력산업 생태계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특히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탈탄소화, 분산화, 지능화 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력계통의 유연성과 탄력성 제고 등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정 사장의 의지가 담겼다.

새로 꾸려진 전력혁신본부는 전사에 분산돼 있던 탄소감축 기술개발과 재생 및 분산전원 확산을 위한 계통운영전략 수립, ESG 경영 확산 등 관련 기능을 통합하고 전략 수립과 정책 조정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본부 산하 탄소중립전략처는 신재생 및 분산전원 확대에 대비한 전력망의 선제적 건설 및 운영체계 혁신과 탄소 감축을 위한 미래기술의 경쟁력 확보 등 전력을 포함한 전환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전략과 실행방안을 마련한다. 또 발전자회사 등 전력그룹사 간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협업 체제 강화에도 힘쓴다.

지속성장전략처는 환경성과 경제성, 안전성 등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전기소비자의 편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전력공급 방식과 고객서비스 등 각종 제도와 절차 혁신을 꾀한다. 여기에 ESG 경영 고도화를 위해 환경, 안전, 거버넌스 분야의 전사 전략 수립과 실행을 총괄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협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전은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분산전원이 전력망에 원활하게 연결되고 재생발전원이 확산되도록 하기 위해 송변전과 배전 기능간의 협업조직인 ‘재생에너지대책실’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지연 해소, 계통영향평가 도입 등 수요의 분산화를 통한 망 이용효율 향상, 재생에너지 거래제도 개선 등 전력계통의 당면 현안을 신속히 해결함과 동시에 전력공급의 신뢰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력수급의 안정적 관리와 에너지효율 향상, 에너지 분야 신산업 육성, 중소기업 지원 등 전력산업 대표 공기업으로서 요구되는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핵심기능 조직 재정비도 단행했다.

‘수요관리처’는 탄소중립과 전기화 확대에 따른 수급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효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전력설비 투자 소요를 최소화하고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등 전력수급 관리 기능과 효율향상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전력 공급과 소비 양측의 편익을 높여 나가는 역할을 한다. ‘에너지신사업처’는 그린수소, 스마트시티, 전기차 충전 등 전력산업의 미래 먹거리 발굴 및 마중물 조성 등에 집중한다.

한전은 기존의 ‘관리본부’를 ‘상생관리본부’로 재편하고 산하에 ‘상생발전처’를 설치해 동반성장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고 지역 단위 성공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등 상생 협력의 질적 전환도 도모하기로 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이뤄진 보직 인사는 파격으로 요약된다. 정 사장은 전력혁신본부장 자리에 53세인 최현근 전력시장처장을 앉혔다. 한전 역사상 최연소 본부장 임명이다. 또 조직 컨트롤 역할을 담당하는 지속성장전략처장에는 획일적인 보직 부여 관행을 깨고 49세인 주재각 예산실장을 선임했다. 한전 관계자는 “40대와 50대 초반 직원의 요직 발탁은 일과 능력 중심의 책임경영을 통해 혁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전력산업계 안팎에선 정 사장이 강조하는 ‘젊은 한전’의 신호탄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전은 조만간 ‘2030 에너지전환 선도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신재생 수용 확대, ESS 운영, 수소 및 해상풍력 확산 등 에너지전환 기술, 지능형 변전소 및 x-EMS 개발 등 디지털변환 기술, 안전재난 및 보안, 로봇과 드론 등 업무 선진화 기술 등의 확보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전력연구원은 국내외 산·학·연과의 폭 넓은 협업을 통해 연구개발 효율을 높이고 성과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탄소중립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하에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 전 분야의 선제적 기술혁신, 에너지 시스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력산업 생태계 전반이 강해져야 하며, 한전은 이들 산업 생태계와의 동반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에너지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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