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전력수급…원전 3기로 공급 숨통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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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켜진 전력수급…원전 3기로 공급 숨통 튼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7.1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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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성1호기·신고리4호기·월성3호기 이달 순차 가동
예비력 400만kW 고비 상황에 215만kW 추가 확보
김부겸 총리 “정부, 단계별 시나리오 준비하고 있어”
신월성원전 1·2호기 전경. 오른쪽이 1호기.
신월성원전 1·2호기 전경. 오른쪽이 1호기.

정부가 정비를 위해 멈춰있던 원전 3기를 투입해 전력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 생산 증가 영향과 이번 주 예고된 강력한 폭염으로 냉방기 사용이 몰리면서 전력수요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자 비상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정지 중이었던 신월성 1호기(100만kW)와 신고리 4호기(140만kW), 월성 3호기(70만kW)가 이달 중 순차적으로 재가동된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신월성 1호기는 지난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은 뒤 18일 계통에 연결돼 전력공급을 시작했고 21일 100% 출력에 도달할 예정이다. 지난 5월 29일 터빈 주변설비 화재 발생으로 가동을 멈췄던 신고리 4호기는 지난 15일 원안위 사건 조사를 마치고 현재 재가동 승인 대기 중이며, 승인이 이뤄지면 21일부터 계통 연결을 통해 전력공급에 기여하게 된다. 월성 3호기는 예정된 계획정비 일정에 따라 원안위 재가동 승인이 나면 23일부터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원전 3기가 재가동되면 95만kW급 고리 4호기가 예정대로 21일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도 이달 넷째 주는 지난 주 대비 215만kW의 원전 전력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게 돼 비상등이 켜진 전력수급 상황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1일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 발표를 통해 이달 넷째 주 공급능력 9720만kW에서 최대전력수요 9320만kW를 뺀 예비력이 400만kW(예비율 4.2%)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 될 경우 2013년 8월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발령된다. 예비력에 따라 1단계는 준비(550만kW 미만), 2단계는 관심(450만kW 미만), 주의(350만kW 미만), 경계(250만kW 미만), 심각(150만kW 미만) 순으로 구분되며 단계별 비상 대책이 시행된다.

산업부는 이번 주를 올 여름 전력 피크기간으로 보고 수급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비력 하락에 대비해 확보해 둔 추가 자원은 880만kW다. 예방정비 중인 부산복합 4호기와 고성하이 2호기의 시운전 일정을 전력피크 주간으로 조정하고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충전한 ESS의 방전시간을 전력피크 발생시간으로 변경하는 한편 전력수요 의무감축(DR), 공공비상발전기 등도 적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발전 5개사와 함께 수급 상황 점검을 위한 ‘전력수급 종합상황실’도 운영 중이다.

빠듯한 전력수급 상황에 맞춰 정부청사를 비롯한 전국 공공기관은 냉방기를 정지하거나 부하를 최소화하는 ‘냉방기 순차운휴’에 들어갔다. 이날 행정안전부가 정부청사와 공공기관에 8월 13일까지 오후 시간대 냉방기 사용을 일부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이 공문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여름철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 방안’에 따른 것이다.

이번 조치로 대상 기관은 피크 타임인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30분간 실내온도를 28도로 유지해야 한다. 권역별로 대구·경북은 오후 2시~2시 30분, 서울·인천은 오후 2시 30분~3시, 전라는 오후 3시~3시 30분, 경남은 오후 3시 30분~4시, 경기는 오후 4시~4시 30분, 기타 지역은 오후 4시 30분~5시에 걸쳐 냉방 운영을 축소해야 한다.

산업부가 여름철 냉방 운영 지침을 내려 보내는 것은 해마다 있는 일이지만 구체적 시간까지 지정한 것은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던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전력거래소를 방문해 전력수급 상황을 살피고 철저한 수급관리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폭염과 경제회복으로 인해 전력 수요량이 증가했지만 정부는 단계별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등 여러 조치를 마련했다”며 올 여름 충분한 전력운용을 자신했다. 또 산업부 등 유관기관들에게 비상한 각오로 전력수급 관리에 임해줄 것을 주문하면서 “발전소와 송‧변전설비는 물론 노후 변압기 불시고장에도 철저히 대비해 무더위에 아파트 정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브리핑을 통해 “7월 셋째 주까지 실제 전력수요가 당초 예측한 기준·상한수요 수준에서 기록돼 안정적으로 전력수급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이미 확보된 공급설비와 정비를 마친 발전소를 조속히 투입하고 예비력 단계별로 발전기 시운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예비자원을 활용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여름철 전력수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전남 나주 전력거래소를 방문한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으로부터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총리실)
19일 여름철 전력수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전남 나주 전력거래소를 방문한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으로부터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총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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