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경선 주자에게 듣는다] (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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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경선 주자에게 듣는다] (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9.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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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지켜주는 나라…중산층 비중 70%까지 끌어올릴 것”
에너지전환 정책 시대적 흐름…정의로운 방식으로 추진
기술혁신·그린뉴딜 통해 질 좋은 일자리 166만개 창출
미래 먹거리 위해 제조업·기술성장·서비스업 지원 확대
中企 육성…R&D-인력확보-자본조달-동반성장 등 강화
무주택자 희망, 1주택자 안심, 투기자 책임 ‘3원칙’ 천명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 3월에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를 본격화하면서 각 당의 대권 주자들이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에너지뉴스를 비롯해 산업저널-NBN-KNS뉴스통신-전기공업신문-원자력신문-전력경제-에너지타임뉴스-에너지데일리 등 9개 매체는 여야 대선 주자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정책 등 국정 철학 전반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다. 첫 번째 주자는 전라남도지사,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등을 역임한 이낙연 후보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편집자 주>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종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 1위를 달리며, 완벽한 차기 대통령감으로 꼽힌 이낙연 후보. 당시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국민들 사이에서 이 후보의 인기는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올 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발언으로 진보진영의 반발을 산 데 이어 여당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랬던 그가 최근 당내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지지율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당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의 싸움은 지금부터가 진짜라며, 추격을 넘어 1위 자리 탈환을 자신했다. 이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며, 이재명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TV 토론 등에서 절제된 표현을 통해 안정된 무게감을 과시하고 미래 지도자상이 무엇인지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이 후보는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지고 신복지와 중산층 확대에 힘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선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은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고 에너지 전환 정책은 ‘정의로운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차기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로 만들지 비전을 말해 달라.

“많은 국민들이 오늘을 힘들어하고 내일을 불안해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의 시대에 삶을 위협하는 모든 요소로부터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 그것이 저의 책임이자 출마 이유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와 평화,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과 균형발전,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 그것을 이어받아 국민의 삶을 지켜주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국가비전으로 제시한 배경이다.”

◆국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 공약은 무엇인가.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공약은 신복지와 중산층 경제다. 신복지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포용주의에 입각해 복지정책을 더 업그레이드하고 세계적 기준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진해 현재 57% 수준에 불과한 중산층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중산층 70%를 만들기 위한 성장정책은 무엇이며, 한국판뉴딜(디지털-그린-휴먼-지역균형)을 계승할 방침인지 궁금하다.

“중산층 경제는 고용 있는 성장을 뜻한다. 핵심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우리 경제는 5년마다 성장률이 1%p 하강하는 추세가 이어져 왔다. 세계 최고의 고성장 국가였던 우리가 성장의 한계에 빠지면서 불평등과 양극화 등 사회문제도 심각해졌다. 저는 5대 성장전략인 기술성장, 그린성장, 사람성장, 포용성장, 공정성장을 통해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5가지 성장전략은 문재인 정부가 내건 한국판뉴딜(디지털-그린-휴먼-지역균형)을 계승하고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의미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

“5대 성장전략 중 하나인 기술성장은 기술혁신을 통한 성장으로 좋은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2만 7000개, 미래차 15만개, 바이오헬스 30만개, 드론 17만개, 디지털벤처 40만개 등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중산층 경제를 견인하게 할 것이다. 또 그린성장을 새로운 중산층의 일자리 모델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2025년까지 66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초과 달성하겠다. 이 둘을 합치면 166만개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사람성장과 포용성장, 공정성장을 병행 추진하면 경제성장도 이루고 국민의 삶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에너지 정책에 대한 생각을 묻겠다. 탈원전에 대한 입장과 탄소중립-에너지전환-수소경제 활성화에 대한 견해는.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은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에너지 전환 정책은 누구도 피해를 입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만들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회적 기후기금 확충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직업교육도 병행하겠다. 또 에너지 전환 등의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지역이 주체가 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권한을 부여하고 재정을 합리적으로 나누겠다. 에너지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며,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정책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산업재편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산업 육성 방안을 말해 달라.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추격형 경제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선진국 수준에 오른 지금 우리는 글로벌 선도형(first mover)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 못하면 국민소득 3만 달러의 트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를 위한 성장전략으로 3중 폭격론을 제시했다. 지금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렵고 빠른 전환이 요청되기 때문에 군사작전처럼 사활을 걸 정도로 과감하고 신속하게 실천해야 한다는 각오를 담은 것이다. 첫째, 기존 제조업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밀폭격 전략이다. 기존 제조업은 한국의 중추산업이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각 산업과 기업 여건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할 계획이다. 둘째는 선제폭격으로 기술성장 육성 방안을 의미한다. ‘코어 테크(핵심 기술)’인 반도체·인공지능(AI)·미래차·배터리·로봇 등 5개 분야는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이든지 먼저 개발하고 투자하는 퍼스트 무버만 생존할 수 있다. 과감한 선제폭격을 통해 세계의 초기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마지막 전방위 폭격은 서비스업 지원 정책이다. 서비스업은 고용 비중이 매우 높으나 생산성은 낮다. 새로운 한류를 개발하고 기존 한류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하고 폭넓은 관심과 지원을 약속하겠다.”

◆국민경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 육성 방안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의 성장은 우리 경제의 핵심 과제다. 저는 우리 중소기업이 독자 생존력을 확보해 신성장동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근본적으로 R&D 능력 배양, 우수인력 확보, 자본조달력 강화, 대기업과의 공정한 동반성장 관계 설정 등 네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일원화하고 수요자(기업) 중심으로 지원체제를 다시 구성할 것이다. 또 원청과 하청관계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관계 정립을 위한 공정위원회 역할 강화와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 방지에 힘쓰겠다. 벤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창업지원 제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모태펀드 10조원 확충, CVC(기업형벤처캐피탈제도) 제도 조속 출범,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제도의 빠른 도입을 추진해 창업 활성화를 이뤄내겠다. 이 세 가지 정책이 성공해 창업이 활성화되면 일자리에 대한 인식도 ‘취업에서 창업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산업현장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는데 이에 대한 후보의 생각을 말해 달라.

“당 대표 당시 노동자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의제화하고 중대재해처벌법 통과를 이끌어 냈다. 여야 간 만장일치로 합의했지만 부족한 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로 삼고 앞으로 계속 제도를 보완‧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시행령 강화를 통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 앞으로도 노동자와 노동을 존중하는 정책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다.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해야 기업도 건강하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은데 이에 대한 해법이 있다면.

“터무니없이 높은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을 이대로 놔두면 있는 사람, 가진 사람은 더 큰 부를 축적하고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평범한 국민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갈수록 심화하는 자산 불평등을 시장 기능에만 맡기자는 주장은 국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고 국가 공동체를 위기로 몰아넣는 길이다. 국민이 원하는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정의를 바로 세우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무주택자에게는 희망을, 1주택자에게는 안심을 드리고, 다주택자와 투기 혐의자에게는 책임을 지우겠다는 ‘부동산 3원칙’을 천명했다. 이것이 이 시대의 부동산 정의이자 이낙연의 부동산 정책 원칙이다.”

◆한국 경제는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우리의 규제 수준이 높다는 점이다. 각 산업별 규제 수준을 세계적으로 규제가 약한 국가 수준으로 내려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또 기존 제조 기업들의 해외 시장 공략을 범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국내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의 해외 진출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 이 기업들의 설비를 신흥 개도국에 이전하게 되면 해당국과의 외교관계도 좋아지고 이어 다른 산업으로의 확산도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베트남 진출, 현대차의 해외 진출 시 대기업뿐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이 동반 진출하는 사례를 기존 제조업으로 확산시키는 정책이다. 저는 이를 ‘글로벌 균형 정책’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밖에 별도로 구상하고 있는 정책이나 산업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을 적극 개선하겠다. 중소기업의 ESG 경영 전환 시 컨설팅 비용을 지원하고 정부 조달 시 ESG 인증을 받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우대 정책을 마련(관련법 발의)하겠다. 또 창업에 실패한 사람을 지원하기 위한 재도전 지원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재창업기업의 생존율은 전체 창업기업 대비 2배 높으나 재도전 비율은 7.2%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업자금 지원과 신용회복 등 재도전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지원하겠습니다. 중산층 70% 정책의 실질적 주역은 중소기업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모든 정책 수단을 과감하게 마련해 투입하겠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산업인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급변하는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인재개발과 연구개발 투자에도 힘써주길 당부 드린다. 정부와 정치권이 든든한 뒷배가 돼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이낙연. He is...] △1952년 전남 영광 출생 △1970년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4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89년 동아일보 도쿄특파원 △1999년 동아일보 국제부장 △2000~2014년 16~19대 국회의원 △2014년 제37대 전남지사 △2017년 제45대 국무총리 △2020년 21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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