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정승일 한전 사장 “전기요금 인상, 탈원전 탓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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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감] 정승일 한전 사장 “전기요금 인상, 탈원전 탓 아냐”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10.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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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탈원전 청구서” 지적에 “연료비 급등이 원인” 반박
“2025년까지 원전설비 용량 증가…탈원전 효과는 그 후”
“재무구조 악화, 방만 경영 아닌 필요 원가 미반영 때문”
“산업용 포함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 필요성 느끼고 있다”
1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1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원전을 줄이는 문제와 연료비 연동제는 다른 문제다. 어떻게 탈원전과 연결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12일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전과 한수원 등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서다.

앞서 정부와 한전은 지난달 23일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기존 kWh당 –3.0원에서 0.0원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1월부터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연료 가격의 변화에 따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에 따른 것이다. 전기요금 인상은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전기요금이 오른 것을 두고 탈원전 정책과 연관성이 있다며, 맹공을 퍼붓는 동시에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던 입장을 스스로 뒤집은 것에 빗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청구서’가 날아왔다고 한다”며 “한전이 시한폭탄을 떠안은 상황이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할 청구서로 볼 수 있는데, 전기요금 3원 인상이 초래할 나비효과에 대한 한전의 대책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인상은 아니고 원래대로 환원한 것”이라며 “탈원전 때문에 요금 상승 요인이 발생한 것은 절대 아니다. 2025년까지 원전의 기본적인 설비 용량은 증가하기 때문에 원전이 줄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생겼다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 최근 연료비 급등 요인으로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또 연료비가 저렴한 원전 가동이 줄어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의 요금 인상은 원전 감축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소위 탈원전의 효과는 2025년 이후에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이 “정 사장의 답변을 보면 탈원전의 탈자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는 것 같다”며 “상식적으로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비싼 연료(LNG)를 때 전기를 생산하면 전기요금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꼬집자 “2030년이 되면 원전을 줄이는 것으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효과가 10.9% 있을 것으로 차관 재직 시절 답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전기요금 청구서에 별도 항목으로 분리 고지되고 있는 ‘기후환경요금’ 상승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추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컸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연료비 조정요금, 기후환경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기후환경요금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비용과 온실가스배출권거래비용(ETS),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시행 등에 따른 석탄발전 감축 비용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RPS 관련 비용 증가로 기후환경요금이 늘면 자연스레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5년간 연도별 RPS, ETS 비용 내역 및 합계를 보면 2016년 1조 5159억원에서 지난해 2조 5071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 7533억원에 달한다”며 “현실을 무시한 탄소중립 및 탈원전,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급상승하는 RPS와 ETS 비용은 전기요금에 반영돼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산업부가 지난 6일 매년 RPS 비율을 기존 10%에서 2022년 12.5%, 2026년 25%까지 두 배 이상 올리는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매년 RPS 비율을 상향조정하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정 사장은 “인상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RPS가 전체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정 사장은 또 엄 의원이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를 비롯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기는 등 하반기 들어서도 연료비가 꾸준히 올라가면서 향후 전기요금이 더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고 하자 “전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유류나 가스의 기본 원가가 크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부인하고 조정하지 않는다면 결국 한전의 부채로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채를) 끌어안고 적자를 내지 않고 가는 묘책이 있다면 왜 하지 않겠나. 연료비 상승 상황에서 일정 부분 전기요금 조정 없이는 적자를 면할 길이 없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 요인 있더라도 최소화하는 노력을 최대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여당에서는 연료비 연동제가 비정상적인 전기요금 체계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첫걸음을 뗀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에서 전기요금이 폭등한 일이 발생한 것은 전력소매시장이 민간 중심으로 돼있기 때문에 공공성이 낮아 시장 기능에만 의존하다가 벌어진 현상”이라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생산원가의 비중이 85%를 차지할 정도로 유가 변동에 취약한 것은 맞지만 연료비 연동제를 통해 범위를 조정했기 때문에 소비자가 유가 변화를 체감하면서도 가격 변동이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면서 캡을 씌워 kWh당 연 최대 ±5원 수준으로 제한을 뒀으며, 분기별로는 3원까지만 올리거나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시행 1년차인 연료비 연동제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보면 1분기에는 지난해 유가 하락분을 반영해 3원이 내려간 데 이어 2·3분기에는 동결됐고 4분기에는 다시 3원이 인상됐다. 3분기 대비 4분기 유연탄, LNG, BC유 등의 (가격) 인상률이 무려 34.6%나 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전기요금이 더 올라야 한다.

송 의원은 “만약 정부 개입을 배제한 유럽에서 쓰고 있는 전력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했다면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는 뻔히 보일 수 있다”며 “올해 7월 기준 377kWh를 쓴 4인 가구의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면 6만 2190원을 냈는데, 10월에 같은 양을 사용했다고 치고 3원 인상분을 적용하면 6만 3478원이 부과됐다. 1288원 인상이 요금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4조원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의 실적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야당은 방만 경영이 원인이라며, 정 사장을 질타했고 여당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전기요금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보다 국제유가가 두 배나 높았던 한전의 재무상황이 좋았었던 2013~2014년과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영이 더 나빠졌던 2018~2019년을 비교하면서 “연료비 상승 외에 방만 경영이 한전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인건비가 지난 4년간 6000억원 정도 증가했고 발전사들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이 넘는다. 지난해 경영 악화에도 한전과 발전사 기관장들은 2억원이 넘는 연봉, 1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챙겼다”며 “국민에게 전기요금 인상해달라고 손 벌리기 전에 방만 경영에 대해 뼈를 깎는 쇄신을 먼저 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사장은 유가와 한전의 재무상황이 비례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이유가 방만 경영이라는 구 의원 지적에 “조금이라도 더 긴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 방만 경영을 없애는 노력을 계속 하겠다”며 “다만 방만 경영 때문에 한전의 재무상황이 악화되거나 적자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정 사장은 한전의 고질적인 적자 원인을 묻는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력 생산에) 필요한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의원이 “연료비 연동 외에 송전·발전설비 증가에 따른 수선비나 기타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도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됐다”고 언급하자 “망 요금의 합리적 배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공장 투자 집중으로 발생한 전기 송전 비용 증가를 수혜자가 부담하지 않고 국민 전체가 총괄원가 방식으로 부담하는 것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지적에는 “전력의 생산과 소비지가 불일치함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가지 불균형과 형평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신 의원이 “망 요금 개편과 지역별 차등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겠나”라고 묻자 “현재 관련 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만,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몇 가지 고려할 측면이 있고 추가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용도별 전기요금 원가와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신 의원에 주장에 대해서는 “산업용을 포함해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탄소중립에 필요한 산업과 소비자 행동변화를 어떻게 유발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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