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곳만 필요한 만큼 가열”…‘스마트 전자레인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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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곳만 필요한 만큼 가열”…‘스마트 전자레인지’ 나온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12.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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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전기硏 박사팀,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 개발
주파수 조절 전자기파 기술 통해 가열 효율성 극대화
반도체 등 산업용 열처리 시 낭비 에너지 절감 가능
정순신 전기연구원 전기환경연구센터 박사팀이 개발한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장비’. 균열 및 표적가열이 모두 가능하다.
정순신 전기연구원 전기환경연구센터 박사팀이 개발한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장비’. 균열 및 표적가열이 모두 가능하다.

국내 연구진이 원하는 곳만 필요한 만큼 가열할 수 있는 ‘스마트 전자레인지’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일상생활에서의 편리성 향상은 물론 반도체 등 산업 현장에 적용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한국전기연구원(원장 명성호)은 전기환경연구센터 정순신 박사팀이 약간의 주파수 조절로도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크게 변화시켜 사용자가 원하는 곳을 필요한 만큼만 가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열 공학과 전기재료 각각의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SCI급 국제 학술지 ‘응용 열 공학’과 ‘재료 화학 A’ 최근호에 실렸다.

전자기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로 음식을 가열하는 전자레인지는 집안의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마이크로파의 파동이 공간적으로 강약이 있고 일일이 조절하지 못하다 보니 가열이 고르게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현재 기술 수준은 음식물 등 피가열물을 한정된 범위 내에서 일정하게 움직이면서 데우는 방식인데, 시시각각 달라지는 온도 분포를 반영하지 못하니 가열되는 곳은 더 뜨거워지고 그렇지 않은 곳은 계속 미지근한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약간의 주파수 조절로도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크게 변화시켜 사용자가 원하는 곳을 필요한 만큼만 가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을 만들었다.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해 마이크로파 공간 분포를 조절함으로써 가열 위치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주파수를 바꿔도 파장 변화가 미미해 실제 활용 단계까지 가기 어려웠지만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주파수를 1%만 조절해도 파장 변화가 기존 대비 무려 100배 증폭시킬 수 있다.

마이크로파 가열 위치를 폭넓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균일 가열’과 ‘표적 가열’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균일 가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가열할 때 전체 온도 차이가 10% 미만으로 고르게 가열한다. 표적 가열은 피가열물의 부위별 목표 온도를 반영해 사용자가 가열 위치를 정하면 그곳을 원하는 온도로 집중 가열한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여러 가지 음식물이 함께 있어도 각각 원하는 다른 온도로 가열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개발 기술이 가정 및 상업용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분야에 적용 가능하고 산업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등 각종 생산 공정에서의 효율적인 가열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열처리 에너지 효율이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한데,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을 통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탄소중립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순신 전기연구원 박사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파 가열이 잘 안 되는 금속체도 효과적으로 가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히겠다”고 말했다.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한 전기연구원은 효율적 가열이 필요한 관련 수요업체를 찾아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순식 전기연구원 전기환경연구센터 박사.
정순식 전기연구원 전기환경연구센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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