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활용해 전기차 핵심 ‘차세대 반도체’ 대량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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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활용해 전기차 핵심 ‘차세대 반도체’ 대량 생산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2.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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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SiC 반도체 웨이퍼 대량 도핑기술’ 개발
내년 상용화…초고품질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 기대
탄화규소 잉곳을 담은 도핑 장치(우측 아래 원통형)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 들어가고 있는 모습.
탄화규소 잉곳을 담은 도핑 장치(우측 아래 원통형)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 들어가고 있는 모습.

차세대 전력반도체 대량 생산에 필요한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0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하나로이용부 박병건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탄화규소(SiC) 반도체 웨이퍼의 대량 도핑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력을 제어하는 반도체인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신재생 에너지 설비의 핵심 부품이다. 주로 실리콘(Si)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최근에는 전력 효율·내구성을 극대화한 탄화규소(SiC·실리콘카바이드)·질화갈륨(GaN)·산화갈륨(Ga2O3) 등 3대 핵심소재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탄화규소는 단단하고 고온에 강하며, 전력변환 시 손실이 적다. 또 높은 전력에 대한 제어능력이 실리콘 대비 600배 우수하다.

지금까지 해외 연구는 탄화규소 소재의 웨이퍼를 작게 자른 ‘소형 반도체 칩’ 단위에서 실험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원자력연구원은 상용되고 있는 탄화규소 웨이퍼 그대로 여러 장을 한꺼번에 도핑하는 데 성공했다.

원천기술은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이용한 ‘중성자 핵변환 도핑(NTD)’ 기술이 주요 토대가 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부도체인 탄화규소 단결정(잉곳, ingot)에 중성자를 조사해 원자핵 중 극미량을 인(P)으로 변환시켜 반도체로 만드는 원리다. 인을 직접 투입하는 일반적인 화학 공정보다 인이 균일하게 분포된다. 이런 장점으로 NTD는 고전압, 고전류를 제어하는 초고품질 전력반도체 소자 생산에 주로 사용된다.

연구진은 이번에 중성자 도핑 균일도(RRG)를 1% 이내로 유지하는 기술과 탄화규소 웨이퍼 1000장을 동시에 도핑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기존 탄화규소 웨이퍼의 상용도핑 균일도가 6% 수준이었던 반면 원자력연구원은 0.35% 수준으로 그 정확도를 높였다. 또 탄화규소 잉곳을 담는 도핑 장치를 이용해 하나로 수직 조사공에 직경 4인치 웨이퍼 1000장을 넣는 방식으로 대량 공정이 가능하다.

선광민 원자력연구원 하나로이용부장은 “이번 원천기술 확보를 발판 삼아 내년까지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도핑을 본격적으로 상업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세계 최초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가오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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