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사 경영에 든든한 버팀목 되는 조합 만들 터”
상태바
“조합원사 경영에 든든한 버팀목 되는 조합 만들 터”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4.06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전기공사공제조합 이사장 백남길
자기자본이익률 1% 내외로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대기성 자금 효율적 운영으로 신성장동력 발굴해야
유능한 전문 경영인 영입해 조합 수익률 높일 것
‘의심·이견 없는’ 평 듣도록 브랜드 가치 제고 주력

지난 2월 23일 세 번째 도전 끝에 전기공사공제조합 수장 자리에 앉은 백남길 이사장은 이후 40여 일간 조합의 체질 개선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쁜 날들을 보냈다. 지난달 14일 공약 이행 로드맵 수립을 위한 ‘경영혁신특별위원회’를 신설한 데 이어 25일에는 소통 강화와 전문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위원회 구성도 손을 봤다. 기존 조합발전위원회, 경영전문위원회, 미래전략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폐지하고 인사자문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중장기경영전략위원회, 사업개발위원회, 영업전략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수익을 극대화하고 영업제도 개선 등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차원에서다.

최근 서울 논현동 집무실에서 본지와 만난 백 이사장은 “보여주기식 변화보다는 실제로 조합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공약 이행 방안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묵묵하게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며 “조합원사 경영에 버팀목이 되는 조합을 만들어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 조합의 재산을 지키고 늘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백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세 번의 도전 끝에 전기공사공제조합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만큼 책임이 막중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소감을 말해 달라.

“전체 투표좌수의 과반이 넘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저를 믿고 뜻을 모아준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전 조합원을 아우르고 모든 임직원을 대표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이기에 당선의 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오래 전부터 조합과 전기공사업계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키워온 만큼 앞으로 3년, 조합원들이 준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후보 등록 이후 3개월, 90여 일의 숨 가쁜 선거 기간 동안 전국 각지의 수많은 조합원을 만났다. 그때마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매일 아침 새롭게 의지를 다지면서 변화된 조합, 조합원사 경영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조합을 만들겠다.”

-전기시공업계가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업계 발전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조합의 역할은 무엇인가.

“조합원들도 느끼고 있겠지만 조합의 사업영역이 보증, 융자, 공제 등 전통적인 비즈니스 영역에서 매년 확대돼 왔다. 휴양시설, 건강검진 그리고 최근에 출시한 중대재해업무지원 서비스까지 단지 금융보증기관을 넘어 조합원 복지는 물론 조합원사 경영 전반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 조합은 시기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1983년 설립 이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국민경제의 성장과 함께 비교적 안정적으로 규모를 키워왔고 39년의 시간 동안 2조원이 넘는 자산을 갖춘 대형 보증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합의 성장도 더뎌지고 있다. 지난해 결산 기준 조합이 보유한 자본금은 1조 9800억원에 이르지만 당기순이익은 197억원 수준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 내외다. 현 수익률로는 현상 유지는커녕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에 가깝다. 대기성 자금의 효율적인 운영으로 조합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시기에 직면했다고 본다. 조합의 수익 확대를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세운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자금운용을 통한 수익 확대는 제가 공언한 노후복지 연금 상품 개발, 휴양시설 확충, 수도권 지역 영업점 신규 개설 등 다양한 공약들을 실현해 나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동력이자 근간이 될 것이다. 조합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창출해낼 때 조합원사의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 탄탄한 수익구조를 기반으로 어떠한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조합원들의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는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

-검증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 조합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전문경영인 영입은 어떤 기준과 절차를 통해 진행할 계획인가.

“수익 극대화는 대표 공약이다. 선거 슬로건도 ‘조합원 재산은 늘리고! 조합자산은 지키고!’였다. 최근 건설공제조합도 자산운용 부문을 대폭 확대하고 운용 전문 인력을 영입하기로 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조직 혁신을 단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보증기관 간 경쟁이 심화되고 신기술 발달로 인한 업역 개편, 보증시장 개방가능성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본다. 공약한대로 공모를 통해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대기성 자금 운용과 신규 수익사업 발굴 업무를 전담하도록 할 생각이다. 현재 35만원대인 좌당지분액을 임기 내에 40만원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자금운용에서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해낸다면 함께 공약으로 제시했던 보증수수료 일부 면제, 융자이자율 인하 등의 공약도 보다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제까지 조합이 전문경영인이나 전문 인력 도입에 소극적이었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체계적인 영입계획을 설계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영입 기준과 절차는 경영혁신특별위원회를 비롯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확정할 계획이다. 조합이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했던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수많은 조합원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조합의 자산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더라도 자금손실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안전장치 역시 이중, 삼중으로 마련하겠다.”

-전기공사협회와 전기산업연구원, 안전기술원과의 협조체제를 구축해 상생 협력을 도모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복안은 무엇인가.

“당선 이후 가장 먼저 전기공사업계 유관기관들이 한 자리 모여 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경영혁신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위원회를 중심으로 △조합법과 정관을 비롯한 기본제도 △영업업무와 신용평가제도 △중대재해처벌법 및 조합원 복지제도 등 심의안건에 따라 3개 소위원회를 꾸렸다. 이 위원회에서 공약 이행을 위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설계해 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기술이 발달할수록 업역 간 경계는 모호해지고 어느 한 기관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은 점점 더 좁아진다. 이미 산업계는 전통의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협회와 연구원 그리고 안전기술원까지 기관마다 구체적인 성격이나 역할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전기공사업계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설립된 기관이다. 큰 틀에서 전기공사 기업인들의 권익을 신장하고 경제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라는 사실은 동일한 셈이다. 넓게 보면 이러한 기관들 모두 조합원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조합원이기도 하지만 협회 회원이며, 때로는 안전기술원에서 교육을 받는 교육생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대상이 동일하기 때문에 각 기관이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첫걸음은 소통과 교류다. 공약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조합과 협회가 상호간 긴밀한 정보공유 체계를 갖춰 원스톱 업무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조합과 협회의 교류가 느슨할수록 양쪽의 업무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해야 하는 조합원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조합 운영 측면에서도 정보 교류를 통해 얻는 이득이 훨씬 더 클 것이다. 가령 신용거래가 확대될수록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는 만큼 시공능력 평가결과나 실적 정보 등을 협회와 유기적으로 공유한다면 보증심사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조합의 수익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까지 교류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메워나가며 유기적이고 긴밀한 네트워크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

-전기공사공제조합의 미래상을 말해 달라.

“조합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그 본질이 금융보증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신뢰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조합원뿐만 아니라 어떤 발주기관이라도 조합이 발행한 보증서, 조합이 제공하는 서비스, 조합이 투자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의심이 없고 이견이 없다는 평을 들을 수 있을 만큼 조합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제가 꿈꾸는 조합의 미래다. 나이는 MZ세대와 거리가 멀지만 생각만큼은 MZ세대를 지향하고 있다. MZ세대처럼 진취적이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와 조합이 새로운 미래를 그려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서전사에 입사해 30년이 넘는 세월을 전기공사 기업인으로 보냈고 조합은 물론 협회, 연구원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식견을 넓혀왔다. 한전에서도 11년을 근무했고 일반 직원으로 입사해 대표로 근무하기까지 긴 시간 전기공사업에 종사한 경험은 직원과 경영자 양방향의 안목을 갖출 수 있는 귀중한 밑거름이 됐다. 조합이 중대한 기점에 서 있는 지금이 오랜 시간 풍파를 겪으며 쌓아온 경륜과 식견을 꺼내놓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이사장 선거에 출마했다. 지금 당장의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위해 급하게 바꿔나갈 생각은 없다. 보여주기식 변화보다는 실제로 조합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공약 이행 방안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묵묵하게 변화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