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미국 시장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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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미국 시장 열었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5.0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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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샌더스 메디컬에 ‘저마늄-68’ 수출
미·러·독 90% 점유 국제시장 공략 발판 마련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저마늄-68’.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저마늄-68’.

국내 기술로 생산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저마늄-68(Ge-68)’이 처음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RFT-30 사이클로트론(양성자를 가속해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입자가속기)에서 생산한 저마늄-68을 미국 의료기기 기업인 샌더스 메디컬에 수출했다고 9일 밝혔다.

저마늄-68은 암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 원료이자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 방사선영상장비의 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한 교정선원으로 쓰인다. 반감기가 약 270일로 비교적 길어 장기간 운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과 러시아, 독일 등 기술 선진국이 국제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나 최근 저마늄-68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새로운 공급처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연구원은 2019년 RFT-30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저마늄-68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자 연구시설 및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왔다.

저마늄-68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이클로트론이 35MeV(메가전자볼트)급 양성자를 며칠 이상 장기간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원이 보유한 사이클로트론은 고주파, 빔 출력 및 조사시스템 등이 신규 개발돼 해외 사이클로트론과 동등한 성능을 갖췄다. 연구원은 저마늄-68 생산시스템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순수한 단일금속을 이용함으로써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중 다른 핵종이 섞일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이번 수출 물량은 5밀리퀴리(mCi, 방사선량 단위)로 센더스 메디컬이 교정선원 제품을 시험 제작하는 데에 우선 사용된다. 연구원은 검증을 거쳐 올해 중으로 100밀리퀴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방사성동위원소 국산화를 위해 계속해서 연구시설을 보완하고 있다”며 “국제시장에 연구원의 기술력을 전파하는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경일 방사선진흥협회 회장은 “저마늄-68은 새로운 의약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고부가 가치 방사성동위원소”라며 “이번 수출은 국내 방사성동위원소 산업 발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원자력연구원 정읍 분원에 설치된 사이클로트론. 이 장치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저마늄-68을 생산했다.
원자력연구원 정읍 분원에 설치된 사이클로트론. 이 장치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저마늄-68을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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