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분기 7.8조원 적자…역대 최악 실적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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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1분기 7.8조원 적자…역대 최악 실적 냈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5.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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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3조 늘어도 연료가격 급등에 영업익 8.3조↓
자산매각 등 고강도 자구노력 및 경영효율화 추진
한전 나주 본사.
한전 나주 본사.

한국전력(대표이사 사장 정승일)이 올 1분기 무려 8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전력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등 영업비용이 70% 가까이 오른 탓이다. 여기에 2020년 말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됐지만 그동안 정부가 물가 안정 고려를 이유로 요금 인상을 억제하면서 원가 부담을 한전이 그대로 떠안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재무 상황에 빨간불이 켜진 한전은 발전 자회사들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재무 개선을 위해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3일 한전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조 3525억원 감소해 7조 7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5조 8601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더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 3729억원(9.1%) 늘어 16조 4641억원을 기록했지만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등 영업비용이 9조 7254억원(67%) 증가한 24조 2510억원을 기록하며, 손실 폭이 커졌다.

한전이 공개한 1분기 연결 요약 손익계산서를 항목별로 보면 제조업 평균가동률 상승(74.1%→78.4%)에 따른 판매량 4.5% 증가로 전기판매수익은 1조 848억원 늘었다.

자회사 연료비는 3조 6824억원(92.8%) 증가한 7조 6484억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5조 5838억원(111.7%) 늘어난 10조 5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가격이 크게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늘고 RPS 의무이행비율이 9%에서 12.5%로 상향된 데 따른 것이다. 기타 영업비용은 발전·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늘며 4592억원(8.3%) 증가한 6조 199억원이었다.

한전 관계자는 “지금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욱 커지는 구조”라며 “과거 사례를 봐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한전 적자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글로벌 연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재무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비상대책 위원회를 모든 전력그룹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 구성하고 고강도 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제외하고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보유 부동산은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하에 제로베이스에서 매각 대상을 발굴할 계획이다.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의 매각 원칙 정립을 포함한 해외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낸다. 전력 공급과 안전 경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투자 사업의 시기를 조정하고 강도 높은 비용 절감도 추진할 방침이다. 발전자회사는 연료비를 포함한 전력 생산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전은 경영 전반의 효율 향상을 위해 과감한 혁신을 단행하고 그 성과가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 국민 편익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화, 비대면 트렌드를 반영해 인력 재배치와 유연한 조직을 구현하고 고객 선택권 확대, 디지털 기반 서비스 혁신 등 국민 편익 증진 방안도 추진한다. 전력 데이터·플랫폼·R&D 등 보유 자원 개방·공유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비 가격 급등에 따른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면서 “한전은 연료비 등 원가변동분이 전기요금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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