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8조 적자 늪 빠진 한전, 6조원 이상 자구안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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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8조 적자 늪 빠진 한전, 6조원 이상 자구안 내놨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5.18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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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 열어 경영위기 극복 방안 논의
유연탄 공동구매·구매 국가 다변화 등 연료비 절감 추진
국내외 자산 3.4조원 매각…“팔 수 있는 건 다 판다”
투자사업 시기 조정 등 긴축경영 통해 2.6조원 확보
정승일 한전 사장과 전력그룹사 사장단이 18일 서울 양재동 한전 아트센터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재무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승일 한전 사장과 전력그룹사 사장단이 18일 서울 양재동 한전 아트센터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재무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LNG 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올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적자 5조 8601억원보다 2조원 가량 많은 7조 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이 전력그룹사와 해외 사업 구조조정, 지분·부동산 매각 등의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해 약 6조원 이상의 재무 개선에 나선다.

18일 한전은 전력그룹사와 서울 양재동 한전 아트센터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경영위기 극복 대책을 내놨다. 회의에는 정승일 한전 사장을 비롯해 6개 발전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동서발전·남부발전)와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DN 등 10개 전력그룹사 사장이 참석했다.

이날 전력그룹사는 회의를 통해 △출자 지분 매각 8000억원 △부동산 매각 7000억원 △해외사업 구조조정 1조 9000억원 △긴축경영 2조 6000억원 등 총 6조원 이상의 재무 개선을 목표로 세웠다.

먼저 1분기 역대 최대 적자의 원인이 됐던 연료비 절감을 위해 발전사의 유연탄 공동구매를 확대하고 구매 국가를 다변화해 연료 구입단가를 낮추기로 했다. 또 장기 계약 선박의 이용 확대, 발전사간 물량교환 등으로 수송·체선료 등 부대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 외 모든 지분의 매각도 추진한다.

한전은 한전기술 지분 14.77%를 매각해 4000억원을 마련하고 한국전기차충전 지분은 즉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전KDN 등 비상장 자회사 지분은 정부와 협의해 상장 후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외에 국내 특수목적법인(SPC)은 경영 진단 후 효율화 과정을 거치거나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동산은 팔 수 있는 건 모두 다 판다는 입장이다. 의정부 변전소 부지 등 한전 보유 부동산 15개소를 매각해 3000억원을 확보하고 1000억원 규모의 그룹사 보유 부동산 10개소도 즉시 매각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밖에 기타 사용 중 부동산은 대체시설 확보 등 제약요인 해소 후 추가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의 매각을 포함한 해외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낸다. 필리핀 세부·SPC 합자사업과 미국 볼더3 태양광 등은 연내 매각을 추진하고 기타 해외 석탄발전소는 단계적 철수를 단행할 계획이다. 자산 합리화 차원에서 일부 가스 발전사업 매각도 검토한다.

긴축경영과 관련해선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안전 경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투자사업 시기를 조정하고 경상경비도 30% 긴축하기로 했다. 1조 2000억원이 투입되는 하동화력 1~6호기 보강사업 등 투자 사업을 내년 이후로 미루고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 축소, 발전소 예방정비 공기 단축 등을 통해 1조 4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키로 했다.

경영혁신도 추진한다. 한전은 흑자달성 등 재무상황 정상화까지 정원을 동결하고 과감한 조직·인력 운영 효율화 및 최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직무 분석을 통해 소요 정원을 재산정하고 유사 업무 통폐합 및 단순 반복 업무 아웃소싱에 나선다. 또 에너지 신사업 등 증원 필요분야는 인력재배치로 해소하고 개방형 직위 확대 및 인력교류 활성화, 성과 중심 승진·보직 제도를 확립한다. 전력그룹사는 유사·중복 업무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고 통합 운영으로 비효율 요소를 제거할 계획이다. 전력연구원을 중심으로 R&D를 수행해 연구결과를 공유·활용하고 해외사업과 국내 신재생사업은 공동 추진하는 한편 유사·중복 용역은 통합 발주를 시행하기로 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그간 해결하지 못했던 구조적·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력그룹사의 역량을 총 결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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