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서 방사성 요오드만 콕 집어내는 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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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서 방사성 요오드만 콕 집어내는 기술 나왔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7.25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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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세계 첫 방사성 요오드 제거 흡착제 개발
99.8% 이상 제거 확인…후쿠시마 오염수 적용 가능
자연 요오드 회수해 의약품·화학제품 생산에도 활용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 요오드 핵종만 선택적으로 99.8% 이상 제거하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왼쪽은 흡착제를 넣기 전이고 오른쪽은 흡착제 첨가 후 방사성 요오드가 제거된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 요오드 핵종만 선택적으로 99.8% 이상 제거하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왼쪽은 흡착제를 넣기 전이고 오른쪽은 흡착제 첨가 후 방사성 요오드가 제거된 모습.

국내 연구진이 원전 오염수가 포함된 바닷물이나 지하수에서 인체 유해 물질인 방사성 요오드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최근 일본이 바다 방류 계획을 승인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들어있는 방사성 요오드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방사화학연구실 배상은 박사 연구팀이 연세대 화학공학과 한병찬 교수 연구팀, 서울대·기초과학연구원(IBS) 현택환 교수 연구팀과 함께 바닷물이나 지하수에 녹아있는 방사성 요오드 핵종만을 선택적으로 99.8% 이상 제거하는 재사용 가능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바닷물에는 염소, 불소, 브롬과 같은 할로겐 음이온이 다량 녹아있기 때문에 같은 할로겐 음이온인 요오드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어렵다. 기존에는 방사성 요오드만 선택적으로 없애기 위해 은을 흡착제로 이용, 할로겐 음이온을 침전시키는 방법을 써왔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폐기물도 많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자성을 띤 철 나노입자 표면에 백금을 코팅해 요오드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고안해 냈다. 흡착제 표면의 백금이 요오드와 공유 결합하도록 한 뒤 이를 전기화학학적 방법으로 분리해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오염수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99.8% 이상 제거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흡착제와 요오드가 반응할 수 있는 면적을 최대화하기 위해 흡착제를 나노 크기로 만들었다. 또 나노입자 중심부에 철을 넣어서 자석을 이용해 물속에 퍼져있는 흡착제를 쉽게 다시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흡착제는 재사용할 수 있어 방사성 폐기물 발생량이 적고 흡착제 추가 구매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배상은 원자력연구원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흡착제를 사용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에 쌓여있는 수백만t의 원전 폐수에서 방사성 요오드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며 “바닷물에 녹아있는 자연 요오드만을 선택적으로 추출해 의약품, 화학제품 등 우리 생활에 필요한 요오드를 생산하는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자원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 IF 13.4)’ 온라인판에 지난 14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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