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ESS화재 사고는 배터리 탓”…제조사 “우린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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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ESS화재 사고는 배터리 탓”…제조사 “우린 억울”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2.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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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이후 화재 5곳 조사 결과 4곳 ‘배터리 이상’
삼성SDI “조사 배터리는 다른 곳 제품…조사과정 문제”
LG화학 “자체 시험 결과 배터리 화재 직접적 원인 아냐”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조사결과'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조사결과'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이후 발생한 5건의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 사고의 주요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지목했다. 운영 및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난해 6월 1차 조사와 상반된 결과가 나온 가운데, 삼성SDI와 LG화학 등 화재 사고 ESS의 배터리 제조사들은 정부의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ESS 화재사고 조사단(단장 김재철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은 지난 6일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하동과 김해에서 각각 발생한 5건의 ESS 화재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하동을 제외한 나머지 4곳에서 배터리가 발화 지점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하동은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이 접촉해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김해와 평창 사업장은 삼성SDI, 예산과 군위, 하동 사업장은 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했다.

조사단은 1차 조사위 결과를 토대로 사고 현장의 배터리 잔해물, 배터리 및 시스템 운영 기록, 발화 지점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영상 등을 분석했다. 또 화재로 배터리가 소실돼 직접적인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경우 동일시기에 유사 사업장에 설치된 같은 모델을 대상으로 충·방전을 반복하며 실험했다.

조사단은 이를 통해 비슷하거나 같은 사업장의 배터리에서 발화 지점과 유사하게 방전 후 저전압 및 큰 전압 편차가 나타났음을 확인했고 양극판 접힘 현상 발견과 함께 구리 성분을 검출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이 밝힌 현장별 주요 조사 내용에 따르면 예산에서 발생한 화재는 운영기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발화 시 나타나는 용융흔적을 확인했다.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인접 ESS 사업장에서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수거해 해체·분석한 결과 일부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돼 있는 것을 발견했고 배터리 분리막에서 리튬-석출물이 형성된 것도 확인했다.

평창 화재 역시 운영기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으로 분석됐다. 과거운영기록에서 충전 시 상한전압과 방전 시 하한전압의 범위를 넘는 충·방전 현상이 발견됐으며, 특히 배터리 보호기능도 동작하지 않았던 것을 확인했다. 예산과 같은 실험에서는 양극판 내부손상이 확인됐고 분리막에서 구리성분이 검출됐다.

군위의 경우 폐쇄회로영상(CCTV)과 운영기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현장조사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시 나타나는 용융흔적이 발견됐다. 사고사업장에서 전소되지 않고 남은 배터리 중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해체·분석한 결과 음극활물질 돌기 형성을 확인했다.

김해도 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CCTV영상)하고 시스템 운영기록(EMS)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간의 운영기록을 분석한 결과 6개월 동안 화재가 발생한 지점의 배터리들 간에 전압편차가 커지는 경향도 확인했다. 실험을 통해 양극판 접힘 현상이 발견되고 분리막과 음극판에 갈변·황색반점이 확인돼 이를 정밀 분석한 결과 구리와 나트륨 성분 등이 검출됐다.

하동은 2열로 구성된 ESS 설비 중 한쪽에서 급격한 절연성능 저하가 먼저 발생했으며 이후 다른 쪽의 절연성능도 서서히 저하된 것이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이상으로 지목할 수 있는 운영기록은 확인되지 않았고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영향 가능성도 현장조사 결과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ESS 화재사고는 95% 이상 높은 충전율을 조건으로 운영되는 방식과 배터리 이상 현상이 결합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충전율을 낮춰 운전하는 등 배터리 유지·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조사단은 조사 결과와 관련, 실험 검증과 현장조사 검토자료 등을 통해 효과적이고 정밀한 분석을 통해 내린 결론임을 강조했지만 제조사인 삼성SDI와 LG화학은 배터리가 ESS 화재사고와 무관하다며,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삼성SDI는 6일 설명 자료를 통해 “조사단이 발표한 배터리는 화재 현장이 아닌 다른 사업장의 배터리”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조사단이 평창과 김해에 설치된 배터리와 유사한 시기에 제조된 배터리가 적용된 다른 사업장의 제품을 요청했고 이에 영흥과 합천에 설치된 제품을 전달한 것”이라며 “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맞다면 동일한 배터리를 적용한 비슷한 사업장에서도 화재가 났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단이 언급한 전압편차와 관련해선, “충전율이 낮은 상태의 데이터로 이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의 차이이므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LG화학도 같은 날 설명 자료를 내고 “자체 조사 및 분석 결과 배터리가 ESS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4개월 동안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 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다”면서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으로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부터 신규 설치되는 ESS 설비의 경우 설치장소에 따라 충전율을 80% 또는 90%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ESS 추가 안전 대책’을 이날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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