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리튬금속전지 출력·안정성 잡았다…상용화 ‘성큼’
상태바
대용량 리튬금속전지 출력·안정성 잡았다…상용화 ‘성큼’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8.30 0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硏, ‘중공 코어-다공성 쉘 탄소 나노섬유’ 개발
고속 충·방전 조건서 리튬 전·탈착 효율크게 높여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행하는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Nano’ 8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전기연구원의 리튬금속전지 연구 결과.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행하는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Nano’ 8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전기연구원의 리튬금속전지 연구 결과.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전지보다 저장 용량이 커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지만 출력과 안정성 문제를 안고 있는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직무대행 김남균)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김병곤 박사팀이 ‘1차원 중공 코어-다공성 쉘 탄소 나노섬유’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존 리튬이온전지가 흑연 음극에 리튬 이온을 탈·삽입해 에너지를 내는 구조라면 리튬금속전지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흑연을 사용하지 않고 리튬금속 자체를 음극으로 사용하는 전지다. 리튬금속 음극은 흑연 음극(372mAh/g)과 비교해 이론상 저장 용량이 10배 이상(3860mAh/g) 높아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대용량 전지가 필요한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충·방전 시 리튬금속을 효과적으로 저장하지 못하면 리튬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성장하는 일명 ‘수지상 결정(dendrite)’이 형성돼 점점 부피가 커지고 결국 전지 수명 저하와 내부 단락에 따른 화재·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김병곤 전기연구원 박사.
김병곤 전기연구원 박사.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박사팀이 고안해 낸 기술은 중공 코어(Core) 다공성 쉘(Shell) 구조의 탄소 나노섬유다.

김 박사팀은 중공 코어 부분에 리튬 친화성 물질인 금 나노 입자를 소량 첨가해 리튬을 코어 내부에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금은 리튬과 우선적으로 반응해 리튬의 성장 방향을 제어해준다.

쉘 부분에는 리튬 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기공을 만들었다. 기존 중공 코어-쉘 구조는 고속 충·방전 조건에서 리튬 이온이 탄소물질인 쉘과 만나면 쉘 표면에 전착되는 것이 문제였는데, 김 박사팀은 쉘에 기공을 도입해 고속 충·방전에서도 리튬의 수지상 성장 없이 전·탈착 효율(Coulombic efficiency)을 크게 높였다.

김 박사팀은 문장혁 중앙대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의 효과도 이론적으로 검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고출력 조건에서도 쉘 기공과 리튬 친화성 물질 덕분에 리튬이 코어 내부에 전착했고 높은 전류밀도 조건(4C 입출력)에서도 500사이클(용량 유지율 82.5%) 이상의 우수한 성능을 냈다. 소재 합성 과정에서 대량 생산에 유리한 합성법인 ‘전계방사법(electrospinning)’을 활용해 실용성도 확보했다는 점도 큰 성과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행하는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Nano’ 8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수준을 평가하는 ‘Impact Factor’는 18.027로, 해당 분야 상위 5.8%에 속한다.

김 박사는 “이번 성과는 고속 충·방전 조건에서도 리튬 전·탈착 효율이 향상된 리튬 저장체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법을 개발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 전해질 분야에서도 안정적인 리튬 전·탈착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성 전해액 개발을 추진하는 등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