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극저온서 더 강한 ‘엔트로피 합금’ 비밀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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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극저온서 더 강한 ‘엔트로피 합금’ 비밀 규명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2.2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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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적층결함에너지’가 원인…산업 분야 파급효과 기대
시험 중인 엔트로피 합금. 원자력연구원이 연구에서 사용한 이 시험용 엔트로피 합금은 에너지 직접 조사 방식(Direct energy deposition)의 3D 프린팅 기법으로 자체 제작한 것이다.
시험 중인 엔트로피 합금. 원자력연구원이 연구에서 사용한 이 시험용 엔트로피 합금은 에너지 직접 조사 방식(Direct energy deposition)의 3D 프린팅 기법으로 자체 제작한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극저온에서 충격에 더욱 강한 ‘엔트로피 합금’의 비밀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국내외 7개 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엔트로피 합금이 저온에서 더욱 강한 원인이 ‘적층결함에너지’에 있다는 것을 규명하고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월호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증 연구를 통해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가 산업에서 흔히 쓰이는 스테인리스강 대비 45%에 불과해 일반적인 금속과는 달리 저온에서 충격에 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바둑판같은 격자구조의 점에 원소가 박혀 있는 결정구조를 이룬다. 힘이 과도하게 가해지면 규칙적이던 원소배열의 격자구조가 깨어지면서 불규칙한 적층결함이 생기는데, 여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적층결함에너지라고 한다.

엔트로피 합금과 같이 적층결함에너지가 낮은 금속은 힘이 가해질 때 원소배열이 대칭적으로 놓이는 쌍정변형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쌍정변형을 거치면 금속 내 입자 크기가 더 작아져서 단단해지고 충격에도 훨씬 강해진다는 것이 연구원 측 설명이다.

우완측 원자력연구원 양자빔물질과학연구부 박사, 두산중공업, KIST, 충남대학교, 울산대학교, 순천대학교, 일본 J-PARC 시설 연구자들이 이뤄낸 이번 성과는 원자력연구원과 해외의 첨단 중성자과학연구시설을 활용,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를 더욱 정교하게 측정한 결과다.

연구진은 중성자 빔을 이용해 원자보다 큰 밀리미터 단위 크기의 소재를 한 번에 측정했다. 또 실시간(in situ)으로 변형 중인 소재를 측정하면서 변형 공정 중의 결함 변화를 살폈다. 연구진은 100여회 이상의 반복 실험으로 얻어낸 변형 순간의 에너지 변화 데이터를 확보해 실험의 신뢰도를 높였다.

우완측 원자력연구원 양자빔물질과학연구부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원리를 찾아낸 것으로 엔트로피 합금의 고도화에 기여하는 한편 단순히 학술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산업에서도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 연 3조원 규모의 국내 극저온 밸브, LNG 저장탱크 및 액체수소 저온탱크 시장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약 50조에 달하는 극지 해양플랜트 소재부품 사업에 기초과학적 기반지식 및 생산기술을 제공하고 우주·항공, 수소자동차 등의 첨단 미래 에너지 소재분야 등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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