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 사용량 40%↓ 수소연료전지 촉매 제조법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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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 사용량 40%↓ 수소연료전지 촉매 제조법 나왔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3.05.0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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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전자선 활용 기술 개발…제브에 이전 완료
전자선 조사 수소연료전지 촉매 소재 투과전자현미경 사진(왼쪽)과 제조 분말 시제품.
전자선 조사 수소연료전지 촉매 소재 투과전자현미경 사진(왼쪽)과 제조 분말 시제품.

국내 연구진이 전자선(파장이 짧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방사선)을 쪼여 고가의 백금을 기존 대비 절반가량만 사용하고도 고품질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연료전지 촉매 제조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업체 이전을 통해 본격 상용화 될 전망이다.

8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은 하나로이용부 엄영랑 박사 연구팀이 전자선을 활용해 백금 사용량을 40% 줄이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코어(중심)-쉘(껍데기) 구조의 수소연료전지용 촉매 제조기술’을 개발, 제브(대표 하태성)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액기술료 5000만원에 매출액의 1%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연구팀은 10메가전자볼트(MeV), 80킬로그레이(k㏉)의 전자선을 철 전구체(화학반응 등을 통한 최종 단계의 물질을 얻기 전 중간 단계 물질)가 녹아 있는 용액에 3분간 쪼인 후 백금 전구체를 추가하고 40k㏉의 전자선을 1분간 다시 쪼여 철(중심)을 감싸고 있는 백금(껍데기) 구조의 촉매를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촉매로 백금-탄소 복합체가 사용되는데, 백금은 가격이 비싸고 내구성이 약해 대체 물질 연구가 한창이다. 일반적인 수소연료전지용 촉매 제조 방법은 전기 도금법이나 초음파를 활용한 공정 등이 있다. 하지만 용매 또는 전구체 종류 선정이 까다롭거나 가스의 압력을 조절하며 입자 배열을 조정하는 특수 열처리를 하기 때문에 제조시간이 오래 걸려 대량 생산이 어렵다.

반면 전자선 조사법은 용매나 전구체 종류에 상관없이 용액에 전자선을 쪼였을 때 1∼3분 이내 산화-환원 반응이 이뤄져 대용량 전기로를 사용한 단순 열처리만으로도 제조가 가능하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전자선을 한 번 쪼일 때마다 50ℓ 정도의 대용량 조사가 가능해 기존 그램(g) 단위에 비해 킬로그램(㎏) 수준의 촉매를 제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자선을 활용한 촉매 제조기술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저에너지 전자선을 사용했기 때문에 용매 내 투과력이 약해 소량 생산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원자력연구원은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제브, 중앙대학교 등과 협력해 시제품 제작, 분말특성 평가 및 전기화학적 성능 평가 등을 마쳤다. 제브는 전자선 및 X선 조사, 전자선 가속기 설치 운영, 개인 피폭선량(중성자) 측정 서비스 등 전문 기업이다.

정영욱 원자력연구원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개발 기술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수소연료전지 상용화에 이바지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구의 미래를 위한 방사선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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