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업 허가 후 전력망 알박기 ‘지연·허수 사업’ 막는다
기후부·한전, ‘송·배전용 전기설비 이용 규정’ 개정안 시행 1년 내 이용 신청·계약해야…점검 주기 ‘2년→ 1년’ 조정 30GW 관리 사각지대 해소…회수 용량 진성 사업자 배분
정부와 한국전력이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뒤 실제로 추진하지 않으면서 장기간 전력망 접속 용량만 선점하고 있는 이른바 ‘지연·허수 사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점검을 통해 회수한 전력망은 전기를 생산할 준비가 된 발전사업자에 우선 배분해 전력망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전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송·배전용 전기설비 이용 규정’ 개정안이 이날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발전사업자가 전력망에 접속하려면 발전사업 허가 후 이용 신청을 하고 한전과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신규 발전사업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력망 이용 신청이 크게 늘고 있는데, 사업이 긴 시간 추진되지 않거나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도 접속 용량을 계속 확보하고 있어 실제 사업자가 전력망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력망 이용 계약 체결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매년 인허가 서류 등을 통해 사업 진척도를 점검했다. 그러나 이용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업은 점검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사각지대가 있었고 전력망 이용 신청 후 장기간 계약을 맺지 않는 사업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이에 한전은 발전사업 허가부터 전력망 이용 계약, 사업 추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개정안을 보면 우선 발전사업 허가 취득 이후 1년 이내에 전력망 이용을 신청하지 않으면 허가 시 검토된 전력망 연계 시기 효력이, 전력망 이용 신청 후 1년 이내에 전력망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신청 효력이 각각 상실된다. 또 이용 계약 체결 후 실제 사업 진행 여부 점검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조정했다.
프로젝트 기간이 긴 해상풍력의 경우 사업 특성을 고려해 중간 점검 단계를 도입했다. 전력망 이용 개시일을 기준으로 5년 전까지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고 3년 전까지 고정가격계약 체결 여부 등을 확인해 사업 추진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기후부와 한전, 에너지공단, 민간위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거쳐 사업자 귀책 여부에 따라 이용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귀책이 없고 실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계약 해지 대신 사업 추진이 가능한 적정 시점으로 이용 개시일을 조정할 수 있다.
한전은 규정 개정에 따른 기존 사업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최대 2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지난해 8월 21일 이전에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내달 20일까지 전력망 이용 신청을 해야 하고 지난해 9월 21일 이전에 전력망 이용 신청을 한 사업자는 올해 9월 20일까지 계약을 끝내야 한다.
점검 결과에 따라 이용 계약 해지 통지를 받은 사업자는 통지일로부터 30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세부 내용은 ‘한전ON’ 홈페이지(online.kepco.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한전은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약 30GW 규모의 발전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기후부는 오는 9월까지 해당 물량의 사업 진척도를 순차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추진이 어려운 사업이 확보한 전력망을 후순위 사업자에게 적기에 배정하면 력망 이용 효율이 높아지고 신규 발전사업의 전력망 연계도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식 기후부 전력망정책관은 “전력망은 한정된 국가 자원인 만큼 실제 사업 추진 없이 장기간 선점되는 일이 없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의 불가피한 사정과 소명 기회는 충분히 보장하되 점검을 통해 회수된 계통 용량은 실제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전력망 이용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