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판매·발전단가 까보니…10년간 적자 운영”
상태바
“월성 1호기 판매·발전단가 까보니…10년간 적자 운영”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9.06 0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이원영 의원 “적게는 700억원, 많게는 1572억원 손실”
감사원장 친인척 관계 언급하며 감사 중립성 훼손 지적
에교협 “여당 의원 감사원장 흔들기 규탄…공정 감사해야”
월성원전 1호기 전경.
월성원전 1호기 전경.

조기 폐쇄 결정이 내려진 월성원전 1호기가 최근 10년간 매년 적자 상태로 운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급작스레 경제성 평가를 조작해 월성원전 1호기를 멈추게 했다는 친원전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데, 현재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경제부처 부별심사를 통해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2008년부터 폐쇄될 때까지 월성원전 1호기는 발전단가가 한 번도 판매단가보다 낮아진 적이 없다”며 “이용률이 95.8%였던 2015년에도 840억원 가량의 적자를 봤다”고 밝혔다. 월성원전 1호기 발전단가와 판매단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이 의원에 따르면 2008년 월성원전 1호기 발전단가는 1kWh당 53.55원으로 판매단가 39.02원보다 높았다. 2009년에는 각각 94.39, 35.56원으로 집계됐으며, 2011년(95.03원·39.28원)과 2012년(67.59원·40.37원), 2015년(90.77원·63.06원), 2016년(98.29원·69.02원)에도 발전단가가 판매단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의 경우 발전단가가 122.82원으로 판매단가 60.68원의 2배에 달했다.

양이 의원은 월성원전 1호기가 10년간 매년 적게는 700억원에서 많게는 1572억원 가량 적자를 냈다고 주장했다. 연도별 적자 규모는 2008년 709억원, 2009년 716억원, 2011년 1572억원, 2012년 1124억원 2015년 847억원, 2016년 904억원, 2017년 1451억원으로 총 8799억원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구체적인 숫자는 잘 알지 못하지만 경제성 평가를 비롯해서 조기 폐쇄 결정이 타당했는지 여부를 감사하고 있다”면서 “감사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양이 의원은 이날 최 원장의 친인척관계를 언급하며, 중립성 훼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최 원장 부친의 정치적 입장 편향성과 보수언론에 논설위원으로 있는 동서 중 1명이 현 정부 에너지정책을 비판하고 친원전 성향 칼럼을 게재하는 것이 감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친원전 측은 “몰지각한 감사원장 흔들기를 멈추라”며 비판에 나섰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은 1일 성명서를 내고 “감사원장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맹목적이며 반지서적인 발언을 맹렬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는 양이 의원의 발언이 앞서 지난 7월 송갑석 국회 산자위 여당 간사가 보수언론 논설위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동서들의 영향을 받아 최 원장이 탈원전 정책에 비판적이라고 한 주장의 연장선에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에교협은 “감사원장의 가족관계를 트집잡는 여당 의원들의 주장은 국회의원의 분별력을 의심케 하는 몰지각한 행태”라며 “부자간이나 형제간에도 가치관이나 정치 성향이 다른데 동서 관계가 법관 출신 감사원장의 직무 수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은 감사원장이 탈원전 정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지녀 월성1호기 감사에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나 사실 여부를 떠나 감사원장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개인적 소견은 감사 최종 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줄 수 없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월성1호기 감사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경제성 평가의 부당한 조작 등 위법성 여부에 대한 감사이고 감사원장은 7인의 감사위원이 각각 의결권을 갖는 합의체 감사위원회의 1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에교협은 또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에서 한수원의 kWh당 전기 판매단가를 지난해 52원, 올해 51원, 2021년과 2022년 49원으로 예상해 2016년 원전 전체 평균 발전원가인 54원보다 낮게 잡은 것은 명백한 경제성 조작의 흔적”이라고 지적했다.

에교협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일환으로 원전의 안전기준 강화를 주문하는 현실에서 2016년 이후 원자력 발전원가가 하락하지 못하는 것은 상식이다. 실제로 2016년 80%였던 원전 이용률은 지난 3년간 70%선에 불과해 원자력 발전원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그런데 판매단가를 발전원가보다 낮게 잡았으니 이는 월성원전 1호기 전기뿐만 아니라 한수원이 생산한 전기를 모두 원가이하로 팔겠다는 말이므로 분명한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에교협은 “감사원은 판매단가와 이용률 과소 예측과 같은 명백한 조작의 흔적을 명기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각 감사위원은 실명으로 자신의 결정을 드러내도 역사에 부끄럽지 않을 판단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