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연 띄워 전기 생산하는 ‘공중 풍력발전’ 나온다
상태바
하늘에 연 띄워 전기 생산하는 ‘공중 풍력발전’ 나온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5.04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硏-한전-창원시, 국산화 개발 업무협력 MOU
바람 속 비행체가 줄 당기는 힘으로 지상서 발전
타워형 풍력 대비 발전량 6배↑…재료·비용 절감
전기연구원 연구진이 공중 풍력발전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연구진이 공중 풍력발전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늘에 띄운 연이 바람을 받아 줄을 당기는 힘으로 지상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공중 풍력발전’ 국산화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은 기존 타워형 풍력발전 대비 설치 장소 제한이 적고 잠재력이 우수해 미래형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4일 한국전력, 창원시와 함께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 성과발표회를 열고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공중 풍력발전은 높은 고도에 연(Kite) 등을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하늘을 나는 발전소’다. 비행기나 드론 등에 프로펠러와 발전기를 장착해 하늘에서 전기를 생산해 지상으로 보내는 ‘공중발전’과 연 혹은 글라이더 등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만드는 ‘지상발전’ 방식으로 나뉜다. 3개 기관은 현재 지상발전 방식의 공중 풍력발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은 에너지원의 잠재력이 크고 장소의 제한이 적다는 장점을 가진다. 기존 타워형 풍력터빈이 지구상에서 바람으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400TW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바람 자원의 확보가 가능한데다 해상풍력의 경우 발전소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한계 등 각종 지형적·경제적·자연환경적 문제로 인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타워형 풍력터빈의 누적 설치용량은 잠재력의 0.2%에도 못 미치는 743GW에 불과하다.

반면 공중 풍력발전이 높은 고도의 바람에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1800TW에 이른다. 이는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4.5배 많은 것으로 전 세계 에너지 수요(약 20TW)의 90배에 달한다. 공중 풍력발전은 타워형 풍력터빈의 상업성이 확보되지 않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강하면서도 더욱 광범위하게 분포되는 높은 고도의 바람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해상에 구축할 때에도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사실상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경제성과 친환경성도 뛰어나다. 동일 면적 대비 연간 발전량 역시 타워형 풍력터빈보다 6배 이상 높고 타워, 블레이드 등 발전시설 각종 구성품도 10분의 1 수준으로 재료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절반 이상 감축할 수 있고 환경 훼손, 소음, 진동, 경관 등 발전소 설치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공중 풍력발전에 관심을 두고 타당성 검증연구를 수행하며, 상용화 및 대용량화를 위한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전이 예산을 지원해 전기연구원이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고 창원시가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한전은 산업계에 필요한 융합형 신기술을 개발하고 전력·에너지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7년부터 개방형 R&D(Open R&D)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도 Open R&D의 하나로 한전은 전기연구원과 2018년부터 연구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다.

창원시는 마산만을 메워 만든 인공섬인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이를 발판으로 전기연구원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는 공중 풍력발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 시스템 기술, 설계 특허 및 제작 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 등을 다수 확보했다.

연구 책임자인 이주훈 전기연구원 에너지시스템 제어기술팀장은 “공중 풍력발전은 활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이동식부터 대규모 발전까지 다양한 용량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응용성이 매우 높다”며 “향후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자동 운전기술을 실현하고 창원 지역 내 300여개 전기관련 기업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실증단지의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