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연, ‘이산화탄소→유용 화합물’ 전환 혁신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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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기연, ‘이산화탄소→유용 화합물’ 전환 혁신기술 개발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5.2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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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합성가스·일산화탄소·개미산 등 생산성 2배 높여
전해액 대신 수증기 사용해 소비전력 30%·생산단가 50%↓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

국내 연구진이 간단한 방법으로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탄소중립의 핵심기술인 탄소포집·저장·활용(CCUS)기술의 상용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탄소전환연구실 박기태 박사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 섬유 및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 합성가스, 일산화탄소, 개미산과 같은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효율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신개념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물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화학원료 및 연료로 바꾸는 친환경 기술이다. 온실가스도 줄이고 유용한 제품도 생산할 수 있어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핵심기술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전해액을 사용해왔다. 이산화탄소가 전해액에 녹아있으면 기체상태일 때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도 유용한 물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전해액에 녹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용해도)이 매우 적기 때문에 반응에 필요한 이산화탄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생산성이 매우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기체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전해액과 맞닿아 있는 촉매 층으로 직접 공급하는 기체확산전극(GDE) 기술이 도입됐으나 이산화탄소를 액체에 녹여서 반응시키기 위해 여전히 전해액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수증기를 불어넣는 간단한 방법을 고안해 전해액 사용을 대체했다. 수증기가 촉매의 표면에 맺혀 얇은 액체 막을 만들고 여기에 기체상태의 이산화탄소가 연속적으로 녹아들어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기술은 낮은 이산화탄소 용해도 문제의 해결과 동시에 전기저항으로 작용하는 전해액 층을 제거해 제로-갭(zero-gap) 전극 구조를 구현, 같은 전압조건에서 기존 전해액 사용 기술 대비 생산성이 2배 이상 높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을 일산화탄소 생산에도 적용, 기존 기술 대비 2배 이상의 생산성과 93%의 높은 패러데이효율(반응에 사용된 전체 전류 중 실제 유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 비율)을 달성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방법으로 같은 양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소비되는 전력을 30% 이상 줄이고 전해액 사용에 따른 장치·운전비용까지 줄여 제품의 생산단가를 5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기술 실증 및 사업화를 위해 플랜트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성광이엔텍과 지난 12일 기술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아울러 에틸렌, 합성가스, 일산화탄소, 유기산 등 다양한 화합물 생산에 적용하기 위한 전극 촉매 개발도 병행하고 있으며, 대전 본원 R&D 실증설비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플랜트와 연계해 소형 파일럿 실증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2025년까지 하루 1t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박기태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경제성과 생산성을 확보함으로써 관련 연구가 상용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개발된 기술이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정유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의 산업현장에 하루빨리 적용되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현준 성광이엔텍 대표이사는 “당사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탄소중립 기술 상용화에 작지만 큰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에너지기술연구원과 협력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사업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을 개발한 에기연 탄소전환연구실 연구진. 왼쪽부터 고유나 선임기술원, 이원희 책임연구원, 김영은 선임연구원, 박기태 책임연구원.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을 개발한 에기연 탄소전환연구실 연구진. 왼쪽부터 고유나 선임기술원, 이원희 책임연구원, 김영은 선임연구원, 박기태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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