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내구성’ 동시에 끌어올린 ‘수전해 촉매’ 나왔다
상태바
‘효율·내구성’ 동시에 끌어올린 ‘수전해 촉매’ 나왔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1.06.03 2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기연, 그린수소 생산용 고성능 수전해 촉매 개발
하나의 금속산화물서 온도 제어로 나노입자 최적화
금속-금속산화물 시너지…기존 촉매보다 성능 61%↑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고성능 수전해 촉매 개념도. 산소 발생 촉매는 내부 원자 단위 결함으로 인해 금속-금속산화물의 전기화학적 특성이 향상. 수소 발생 촉매의 경우 금속산화물의 표면이 물분해 반응을 촉진하고 합금 조성을 갖는 나노 입자가 수소 발생 반응성을 향상.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고성능 수전해 촉매 개념도. 산소 발생 촉매는 내부 원자 단위 결함으로 인해 금속-금속산화물의 전기화학적 특성이 향상. 수소 발생 촉매의 경우 금속산화물의 표면이 물분해 반응을 촉진하고 합금 조성을 갖는 나노 입자가 수소 발생 반응성을 향상.

국내 연구진이 하나의 금속산화물에서 온도 조절만으로 나노입자 조성을 최적화해 더 많은 산소와 수소를 발생시키는 촉매 생산 기술을 선보였다. 촉매의 성능도 높이고 관련 원리도 규명해 수전해 및 연료전지 기술과 같은 다양한 전기화학 촉매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플랫폼연구실 김병현 박사팀이 김명진 경북대학교 교수, 이승우 미국 조지아텍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저렴한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인 고성능·고내구성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전해 장치는 물에 전기를 흘려 수소와 산소를 분해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지만 높은 전력비용이 기술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적은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고성능·고내구성 촉매 개발이 요구돼 왔다.

연구진은 금속산화물을 이루는 양이온들의 환원 온도가 서로 다르다는 것에 착안해 정밀한 환원 온도 제어를 통해 표면으로 용리(화합물이 가열될 때 내부에 있던 금속이 표면으로 석출·분리되는 현상)되는 나노 입자의 조성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500℃의 환원 온도에서는 금속산화물 표면에 니켈 나노입자를, 550℃의 환원 온도에서는 니켈-루테늄 합금 나노입자를 생성해 서로 다른 조성을 갖는 금속나노입자-금속산화물 촉매를 생산했다.

이어 니켈-금속산화물 촉매와 니켈루테늄-금속산화물 촉매를 수전해 장치의 양극과 음극에 적용, 기존의 이리듐, 백금 촉매를 사용한 상용 수전해 장치에 비해 61% 향상된 수소 생성률을 달성했다. 또 30시간의 장기구동에서도 98% 이상의 성능을 유지해 높은 내구성을 갖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다양한 전기화학적 분석, 실시간 X-선 흡수 분광법 및 계산과학을 이용한 분석 결과 금속나노입자-금속산화물의 시너지 효과로 촉매 성능이 향상됐음을 규명했다.

수전해 장치에서 산소 생성률을 높이려면 금속산화물의 높은 전하 이동 특성이 중요하다. 니켈-금속산화물로 이뤄진 산소 발생 촉매는 환원 온도 제어를 통해 나노입자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내부에 원자단위 산소 빈자리 결함이 생기는데, 연구진은 이 결함이 금속나노입자-금속산화물 간의 전하 이동 향상을 유도해 전기화학적 특성을 향상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또 니켈-금속산화물 촉매의 니켈 금속나노입자가 향상된 전하 이동으로 산소 발생 반응에 효과적인 니켈옥시하이드록사이드(NiOOH)로 쉽게 변환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수소 발생은 물 분자가 분해되어 수소 이온이 촉매 표면에 흡착이 일어나는 반응과 흡착된 수소이온이 서로 만나는 반응을 통해 일어난다. 연구진은 니켈루테늄-금속산화물 촉매가 금속산화물 표면에서는 빠른 물 분해 반응이, 금속나노입자에서는 우수한 수소 발생 반응이 일어나는 것도 확인했다.

김병현 박사는 “계산과학을 바탕으로 규명한 수전해 촉매 성능 향상 원인을 성공적으로 규명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촉매를 디자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RSC)에서 발행하는 에너지·환경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의 지난달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공동 연구를 통해 저렴한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인 고성능·고내구성 수전해 촉매를 개발한 김병현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왼쪽부터), 김명진 경북대 교수, 이승우 미국 조지아텍 교수.

공동 연구를 통해 저렴한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인 고성능·고내구성 수전해 촉매를 개발한 김병현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왼쪽부터), 김명진 경북대 교수, 이승우 미국 조지아텍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