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화재 위험 낮은 ESS용 ‘물 기반 아연브롬전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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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화재 위험 낮은 ESS용 ‘물 기반 아연브롬전지’ 개발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1.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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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전지 대비 가격 45배 낮아…에너지효율 80% 이상
KAIST 김희탁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왼쪽)와 김상욱 신소재공학과 교수.

KAIST 김희탁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왼쪽)와 김상욱 신소재공학과 교수.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이온전지에서 발화 사고가 잦은 가운데 화재 위험성이 없는 이차전지가 개발돼 이목을 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차전지의 화재 위험은 줄이면서 에너지효율은 유지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이차 전지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불안정한 전력 공급이 단점이다. 이에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는 ESS가 뜨고 있다. 밤이나 바람이 없는 날 등 태양광과 풍력이 전기를 생산할 수 없을 때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 기술에 필수적인 설비다.

하지만 리튬이온전지가 이차전지로 주로 쓰이는 ESS에서 최근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발화성 유기 전해액 및 리튬계 소재로 인해 발화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201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21건의 ESS 화재사고가 발생했으며, 전체 시설 1490개 중 35%인 522개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물을 전해질로 사용한 비 발화성 물 기반 이차전지 기술이 ESS용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 아연과 브롬을 활물질로 사용하는 아연 브롬 레독스 흐름전지는 높은 구동 전압 및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어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전지는 브롬이 아연과 반응해 전지 수명이 단축되는 단점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펌프를 이용, 브롬이 함유된 전해질을 외부 탱크로 이송해 왔으나 펌프 구동을 위한 에너지 소모 및 브롬에 의한 외부 배관이 부식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브롬을 포획하는 전해질 첨가제 및 브롬의 이동을 차단할 수 있는 멤브레인에 대한 개발도 진행됐으나 가격증가 및 출력 저하의 단점이 나타났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공동연구팀은 일본과 미국에 의존하던 값비싼 멤브레인 소재와 어떠한 첨가제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물 기반 아연 브롬 전지를 개발했다.

이 전지는 전해질 내의 이온과 외부 전기회로 사이의 전자를 주고받는 한정된 역할만 수행하던 전극의 기능에 멤브레인과 첨가제가 담당하던 브롬을 포획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공동연구팀은 질소가 삽입된 미세기공 구조를 전극 표면에 도입해 미세기공 내부에서 비극성 브롬을 극성 폴리브롬화물로 전환한 뒤 질소 도핑 카본과 폴리브롬화물간 쌍극자-쌍극자 상호 작용을 통해 폴리브롬화물을 기공 내부에 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멤브레인의 기능을 전극이 해 고가의 멤브레인이 필요 없으며, 브롬을 외부 탱크가 아닌 전극 내부에 저장함으로써 펌프 및 배관을 제거할 수 있다. 또 가격이 리튬이온전지보다 45배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은 83% 이상을 보이며, 1000 사이클 이상 운전이 가능하다.

김상욱 교수는 “차세대 물 기반 전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나노소재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에너지저장장치의 개발이 가속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혁 박사과정과 변예린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019년 12월 27일자 표지논문에 선정됐다.(논문명: High-Energy Efficiency Membraneless Flowless Zn-Br Battery: Utilizing the Electrochemical-Chemical growth of Polybromi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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