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양성자가속기, 2만 시간 가동 및 7년 무사고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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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양성자가속기, 2만 시간 가동 및 7년 무사고 달성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1.09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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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 3번째로 가동 시작…2000여명 연구 지원
원자력硏 “가속기 확장 및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시설 구축”

2013년 가동을 시작한 국내 유일의 선형 대용량 양성자가속기가 누적 가동 2만 시간의 이정표를 세웠다.

8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단장 이준식)에 따르면 100MeV, 20mA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지난해 12월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를 달성했다.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시키고 가속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장치다. 정부는 미래원천기술 개발과 첨단 산업기술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2002년 양성자가속기 사업에 착수했으며, 2012년 12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완성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가 1.5V 건전지 6700만개에 이르는 100MeV(1억 전자볼트)에 달해 양성자가 1초당 13만km의 속도로 다른 물질의 원자에 부딪히게 할 수 있다. 다른 물질의 원자핵과 반응하거나 원자핵을 쪼개 다른 원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 ‘현대 과학의 연금술사’,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특히 최대 빔 전류가 20mA인 대용량 가속기로 연구자들에게 1초당 1.2경이라는 엄청난 수의 양성자를 제공한다. 가동 첫 해인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총 700여개 연구과제, 2000여명의 연구자에 양성자 빔을 지원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생명공학·신소재·반도체 등의 기초연구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연구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효과 연구과제 등에 중점을 두고 연간 2000시간 이상의 실험시간을 배정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를 통한 주요 성과로는 김종기 대구카톨릭대 교수팀의 ‘투과성 양성자로 알츠하이머 뇌 신경독성 제거 기술 개발’, 조지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의 ‘양성자 조사를 통한 열전 소재 열전 성질 제어 기술 개발’, 이탁희 서울대학교 교수의 ‘양성자 빔을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소자 전도특성 제어 기술 개발’ 등이 있다.

연구단은 향후 양성자가속기의 활용 방안 확대를 위해 양성자가속기 에너지를 1GeV로 확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필수 요소로 꼽히는 ‘반도체 소자 오류 및 손상방지를 위한 영향 분석’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100MeV 에너지로는 분석 실험을 충분히 진행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경주에서 베타 테스트를 거친 뒤 해외 선진 양성자가속기 운영 기관에서 다시 인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국내외 의료용 동위원소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질환 및 치료에 활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인 게르마늄(Ge-68), 구리(Cu-64/67), 스트론튬/루비듐(Sr-82/Rb-82) 생산을 위한 빔 조사시설 고도화 및 생산 공정 설비 구축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양성자가속기 가동 2만 시간 돌파, 7년 무사고 운전은 양성자과학연구단 모두의 열정과 헌신 덕분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 유일의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고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파급력 있는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장비를 확장해 세계 최고의 입자빔 이용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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