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년사]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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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신년사]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
  • 전기에너지뉴스
  • 승인 2022.01.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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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여정 멀어…전력산업 체질 전환해야”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

사랑하는 국내외 2만 3000여 한전 가족 여러분!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11월 우리는 전력그룹사와 함께 ‘제로 포 그린(ZERO for Green)’이라는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앞으로 걸어갈 긴 여정의 시작을 알린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추격자, 패스트팔로워(Fast-follower)가 될 것인지, 아니면 선도자, 퍼스트무버(First-mover)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탄소중립의 달성은 우리 한전의 지속가능한 성장, 그리고 차별화된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고 견인하게 될 것입니다. 어렵고 힘든 길을 함께 하고 계신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팬데믹이 2년째 지속되면서 전 세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 세계 물류 공급망 차질이 발생하고, 에너지 가격이 단기간 폭등하면서 한전은 유례가 없이 힘든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시행 첫해였던 원가연계형 요금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습니다만, 올해 4월부터 기후환경요금과 기준연료비를 조정하고, 연료비조정 요금을 정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 점은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전기요금체계로의 개편을 좀 더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지난해가 ‘계획의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실행의 원년’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에 이르는 여정이 아주 멀고 달성해야 할 목표는 매우 높기에 우리가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너무나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에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것들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연대와 협력’ ‘공유와 협업’입니다.

정보와 판단을 과감하게 공유하고 협업하며 힘을 합쳐야 합니다. 우리와 비슷한 목표 달성을 위해 뛰고 있는 국내외 여러 주체들과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기획하고 실행해 나갔으면 합니다. 가능한 모든 것을 외부에 개방하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공유해야 합니다.우리에게 설비와 기자재를 공급하거나 공사를 시행하는 협력업체들이 기술과 품질, 가격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 노력을 재정비하고 강화해 나갑시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혁신 솔루션을 시험, 실증하는 에너지벤처, 스타트업과의 실질적인 동반성장과 상생의 지원체계를 갖춰 전력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우리가 선도합시다.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일대를 탄소중립 등 신기술, 신사업 개발과 실증을 위한 에너지신산업의 혁신메카로 탈바꿈시키는 ‘에너지밸리 시즌2’ 사업도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의 개교와 에너지신기술연구소 개원을 계기로 본격화합시다.

둘째, ‘빠르고 유연한 기업문화’입니다.

핵심 업무 중심으로 우리 회사의 역량과 분야별 전문성을 잘 결합하여, 임직원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의 구성과 변경, 그리고 운영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우선순위가 높은 미래과제에 역량이 집중될 수 있도록 본사 조직을 지속적으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사업소도 서로 다른 사업환경과 특성을 반영하여 사업수행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차별화된 조직설계와 운영 자율권을 부여토록 해보겠습니다.

보직부여와 승진 등 인사 운영이 예측가능하고 공정하며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여러분의 의견을 꼼꼼하게 수렴하여 제도를 보완, 개선토록 하겠습니다. 성과와 능력, 기대역할과 조직 기여에 대한 촘촘한 평가가 선행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사를 진행하겠습니다.

한전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이 체계적이고 공평한 직무경험을 갖도록 하고,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보다 정교하게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본사와 사업소가 함께, 신입직원부터 초급간부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인 보직부여 및 인력운영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회사 구성원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건강한 소통이 활성화되도록 앞으로 저를 포함하여 경영진들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핵심 경영현안의 결정 배경과 그 맥락, 의미가 모든 직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할 것입니다. 외부와의 소통도 더 활발하게 하여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감대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야 합니다.

셋째, ‘안전경영과 업무효율화’입니다.

기업의 핵심자산인 우리 한전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생명과 건강이 보호받는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은 기업 활동의 기본입니다. 한전과 협력사 모두에서 다시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시스템의 강화와 안전문화의 정착입니다. 해외 유수의 선진기업들은 안전사고 선행지표를 개발해 위험을 초기 단계에서 제거하고 있습니다. 한전도 조직, 인력, 예산, 그리고 제도와 운영 등 전 영역에 걸쳐 빈틈없는 사고 예방체계를 확보하고 현장 실행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겠습니다.

사업소 관리자들은 관심을 가지고 현장을 더 자주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협력사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인책도 계속 마련해야 합니다. ‘안전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는 원칙을 우리 모두의 상식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배전과 송변전 등 현장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겠습니다.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노력과 투자 못지않게 현장 업무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집중해야 할 업무의 가짓수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보다 나은 작업 환경을 조성하도록 지혜를 모아 갈 것입니다. 시간 끌지 않겠습니다.

넷째, ‘전력산업 가치사슬 전 주기의 효율화’입니다.

지금까지 에너지부문의 탄소중립 논의는 주로 전력생산의 방식, 전원 구성에 대한 부분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전기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 송변전, 그리고 배전 설비 모두를 보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전력의 공급을 무한정 늘릴 수 없습니다.

관건은 전력의 생산부터 수송과 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주기의 효율을 높여서 설비 증설 등 추가 요인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효율개선은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는 가장 비용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출발은 전력소비 최적화입니다. 이제 전기를 많이 파는 것보다 적정한 수준의 전기를 파는 게 더 중요합니다. 소비 효율을 높이고, 피크시간 수요를 옮기며, 전력 수요를 지역적으로 분산시켜 수요가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 이제 한전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우리로서는 설비의 과잉투자를 막을 수 있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산업용, 일반용, 주택용 ‘전력소비 원단위’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도록 전력효율 컨설팅, 효율향상 기자재 보급, 시스템의 개선, 지역분산형 수요-공급 체계 유도 등을 위한 보상과 인센티브를 만들고 지원제도를 새롭게 정비해야 합니다.

전력 운송 측면에선 잠재적 전력생산량과 수요량이 풍부하고 수용성도 높은 발전소 최적입지 중심으로 선(先)계통계획 수립, 후(後)발전설비 계획입지 방식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전력의 생산 측면에서는 석탄, 가스 등 기존 화석연료를 수소와 암모니아 같은 무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개발과 수소 등에 대한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조달방안, 국내외 생산자산 확보 등에서 한전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기존 발전설비는 물론 송변전설비들의 좌초자산화를 최소화해 나가야 합니다.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과 공동 접속설비 투자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질서있고 규모있는 확산을 선도하고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다양한 핵심기술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야 합니다.

한전인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주어진 어려움들은 피해가야 할 문제(Trouble)가 아닙니다. 해결책을 함께 찾아내야 하는 과제(Task)입니다. 그리고 이 과제를 먼저 해결하는 기업과 나라가 앞으로의 탄소중립 시대의 승자가 됩니다.

탄소중립을 향한 국내 전력산업의 체질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갑시다. 치열한 미래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우리 모두 힘을 합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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