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곡지구서 신재생에너지 기반 ‘4세대 지역난방’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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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곡지구서 신재생에너지 기반 ‘4세대 지역난방’ 실증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2.0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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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수 이용 및 사업자·사용자간 양방향 열거래 가능
온실가스·미세먼지 저감 및 안전성 강화 등 기대
내년 11월부터 실증…2023년 마곡지구 전체 확대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친환경 스마트에너지시티로 조성 중인 마곡지구에서 신재생에너지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성‧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차세대 지역난방(4세대)’ 실증을 시작한다. 내년 11월까지 시범설비 설치를 완료해 성과를 확인한 뒤 2023년부터 본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4세대 지역난방은 40~70℃의 저온수를 공급하고 태양광 등 열수송관 주변의 신재생에너지도 함께 활용해 다양한 열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열병합발전소와 같이 지역거점의 대형 열생산설비에서 100℃가 넘는 고온·고압수를 만들어 각 가정과 건물에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3세대 지역난방에 비해 한 단계 진화된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세대별 지역난방 구분]

[세대별 지역난방 구분]

건축단열 기술과 자재 성능 향상으로 건물의 열손실‧열부하가 줄면서 최근 신축 건물은 저온수로 지역난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최근 덴마크, 독일, 영국 등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단열성능을 높인 패시브 주택 단지에서 4세대 지역난방을 시범 적용해 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는 4세대 지역난방에 ‘스마트 열 그리드’를 구축키로 했다. 전력망(전기 등 공급용 배급망)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4차 산업 기술을 적용해 난방열 공급‧사용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고 열 생산자와 사용자가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난방열 사용 현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는 난방생산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소비자는 남는 열을 팔 수 있어 생산자와 사용자간 열을 사고 파는 ‘스마트 열거래’가 가능해진다.

4세대 지역난방이 구축되면 현재보다 낮은 40~70℃의 저온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만일의 누출사고가 발생할 경우 100℃ 내외 고온수에 비해 피해를 줄일 수 있어 안전성이 강화된다.

사용할 수 있는 열원도 다양해진다. 기존 고온수를 사용하는 방식에선 재사용이 불가능했던 지역난방 회수관 온수(50~55℃)를 다시 사용하고 태양열‧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료 사용량이 줄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4차 산업 기술 적용 시 보다 정밀하게 열 사용량을 예측,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에너지 프로슈머 간 열 거래가 가능해져 에너지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가 설치된 건물에서 활용하고 남은 열을 지역난방 사업자에게 판매하고 사업자는 다시 열이 필요한 다른 곳에 판매할 수 있다.

별도 설비를 갖출 필요 없이 기존 열 공급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이점도 있다. 또 고온수와 달리 열수송 과정에서 열 손실이 적어 발전효율이 향상된다. 기존 3세대 지역난방 방식에선 고온수를 장거리로 보내는 과정에서 약 10~30% 열손실이 발생했다. 이외에 사용자 특성에 맞춰 고온수부터 저온수까지 제공하는 다단식 열 공급 체계 구성이 가능하다.

시에 따르면 실증은 마곡지구에 2022년 신축 예정인 ‘(가칭)농업공화국 건물’ 일부 공간(500㎡)에서 이뤄진다. 4세대 지역난방을 실제로 가동하면서 열원을 원격으로 실시간 최적 제어하는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과 4세대 지역난방이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지 효과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은 농업공화국으로 들어오는 기존 지역난방 회수열을 측정해 열이 부족하면 건물 내 분산 소규모 열원(태양열, 연료전지 등)을 끌어다 쓰는 원격 제어 장치다.

시는 오는 5월 중으로 설비 시공에 들어가 내년 11월 완료되면 2~3년 간 실증한다는 계획이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마곡지구 전체엔 2023년부터 4세대 지역난방 보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호성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도시에서 난방은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분야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발생비중도 높다. 이를 줄이기 위해 난방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은 중요한 과제”라며 “4세대 지역난방 도입 확대는 도시 난방에너지 이용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마곡지구의 상용화 기반 마련을 통해 보급 활성화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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