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에만 14.3조 손실…연료비 급등에 사상 최악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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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상반기에만 14.3조 손실…연료비 급등에 사상 최악 실적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8.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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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7.8조·2분기 6.5조 적자…年 30조원대 적자 현실화 되나
전기 판매수익 2.5조 늘었지만 연료비·전력구입비 16.5조 증가
고강도 자구책·경영효율화로는 역부족…전기요금 정상화 시급
한전 나주 본사.
한전 나주 본사.

1분기에만 지난해 총 적자액 5조 8601억원을 웃도는 7조 786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한국전력이 2분기에도 6조 5164억원의 적자를 보이며, 올 상반기에만 14조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전력 판매량과 요금 조정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연료비 급등의 영향으로 영업비용이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하반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올해 연간 30조원대 손실이 현실화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전은 상반기 결산 결과 매출액은 31조 9921억원, 영업비용은 46조 2954억원으로 총 14조 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 1873억원과 비교해 14조 1160억원(7536.6%)이 증가한 것이다.

한전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28조 6848억원보다 3조 3073억원(11.5%) 증가했다. 전기 판매수익은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상승(73.9→77.1%)해 전력 판매량이 4.0% 늘고 요금 조정으로 판매단가가 오르며, 2조 5015억원 상승했다. 기타 매출도 8058억원 올랐다.

이렇게 매출이 늘었음에도 한전이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가 급증하며, 영업비용이 1년 전 28조 8721억원과 비교해 17조 4233억원(60.3%)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발전자회사 연료비는 지난해 상반기 7억 9044억원에서 6조 8239억원(86.3%) 오른 14조 7283억원을 기록했다. 전력구입비는 같은 기간 9조 3094억원에서 9조 6875억원(104.1%) 증가한 18조 996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증가는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늘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전력시장가격(SMP)이 2배 이상 상승한 결과라고 한전은 설명했다.

올 상반기 기준 LNG 가격은 t당 134만 41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7%, 유연탄은 t당 318.8 달러로 221.7% 올랐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일 때 적용되는 도매가격인 SMP는 kWh당 169.3원으로 지난해 동기 78.0원보다 117.1%나 상승했다. 상반기 SMP는 kWh 당 169.3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7.1%나 상승했다. 한전의 상반기 전력 판매단가가 110.4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기를 팔면 팔수록 계속해서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기타 영업비용은 발전설비 및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9119억원 늘었다.

한전은 재무구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전력그룹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부동산, 출자지분, 해외사업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투자사업의 시기 조정과 비용 절감 등 6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손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의 경우 자체 절감이 어려워 한전의 경영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전기요금을 지난 4월 kWh당 6.9원(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 7월 kWh당 5.0원(연료비 조정요금) 각각 올렸다. 오는 10월에도 kWh당 4.9원의 기준연료비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연간 최대한도인 kWh당 5원만큼 올랐기 때문에 4분기에 추가로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상할 수 없지만 산업부 인가를 통해 약관을 개정하면 연간 조정 폭을 확대할 수 있다.

한전은 이날 상반기 실적 발표를 하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전 관계자는 “국제 연료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변동분을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상반기 큰 폭의 적자가 발생했고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며 “단지 개별 기업으로서의 경영 악화와 생존 문제가 아닌 국가 전력생태계 전반의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전기요금 정상화를 통한 지속 가능하고 원가주의에 기반한 합리적 전기요금 개편 체계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전 2022년 상반기 연결 요약 손익계산서(단위: 억원).
한전 2022년 상반기 연결 요약 손익계산서(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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