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준위 방폐물 300년 이상 보관 시설 2025년부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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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준위 방폐물 300년 이상 보관 시설 2025년부터 운영
  • 경주=윤우식 기자
  • 승인 2022.08.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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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환경公, 경주 방폐장 2단계 표층처분시설 착공
사업비 2621억원 들여 12만 5천 드럼 처분 규모 건설
7.0 지진 견딜 수 있는 5중 다중차단구조로 안전 강화
세계 여섯 번째로 동굴처분·표층처분 기술 모두 확보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봉길리에 들어서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 공사 현장.(사진=윤우식 기자)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봉길리에 들어서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 공사 현장.(사진=윤우식 기자)

원자력발전소 환기계통에서 사용된 폐필터나 종사자들의 작업복, 공구 같은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300년 이상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보관할 수 있는 표층처분시설이 2025년 운영 개시를 목표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26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사장 차성수)은 경주시 문무대왕면 봉길리 소재 홍보관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이철우 경주시의회 의장, 주민대표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폐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 착공식을 가졌다.

앞서 공단은 2015년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2단계 표층처분시설 건설 인허가 신청 후 이듬해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규모 7.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5중 다중차단구조로 내진성능을 강화해 지난달 인허가를 획득했다.

중준위 이하 방폐물 10만 드럼(200리터)을 수용할 수 있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2014년 준공)에 이어 추진되는 2단계 표층처분시설은 국내 첫 저준위 이하 방폐물 처분시설이다. 약 20년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저준위 및 극저준위 방폐물을 200리터 기준 드럼통 12만 5000개에 담아 저장할 수 있다. 동굴처분시설은 지하 130m 수직동굴에 방폐물을 쌓아두고 관리하는 방식이고 표층처분시설은 지표에 설치한 처분고에 방폐물을 채운 뒤 밀봉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6만 7490㎡ 부지에 총 사업비 2621억원을 투입해 짓는 2단계 표층처분시설에는 처분고 20기와 지하점검로, 이동형 크레인(2조), 통제건물 등이 들어선다. 내년 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2024년 4월 시운전을 시작해 같은 해 12월 규제기관 검사를 거쳐 2025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스웨덴, 체코, 헝가리,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동굴처분과 표층처분에 대한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한 국가로 거듭나게 된다.

공단은 지난해 1월부터 극저준위 방폐물 16만 드럼(200리터)을 처분할 수 있는 3단계 매립형처분시설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도 진행 중이다. 이 시설까지 완공되면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여의도 면적(2.9㎢) 약 3분의 2에 달하는 부지에 동굴·표층·매립처분시설을 모두 갖추게 된다. 처분 규모는 향후 추가되는 표층처분 27만 5000 드럼과 매립처분 14만 드럼을 포함해 총 80만 드럼이 될 전망이다.

26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 공사 현장을 찾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차성수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맨 오른쪽) 등과 함께 이길남 원자력환경공단 건설사업단장으로부터 2단계 표층처분시설 건설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윤우식 기자)
26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 공사 현장을 찾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차성수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맨 오른쪽) 등과 함께 이길남 원자력환경공단 건설사업단장으로부터 2단계 표층처분시설 건설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윤우식 기자)

차성수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이날 착공식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2단계 처분시설을 안전하게 건설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중저준위 방폐물 관리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술 역량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1단계 동굴처분시설의 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2단계 표층처분시설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고준위 방폐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원자력발전의 혜택을 누린 현 세대의 의무이자 책임인 만큼 고준위 방폐물 처분 시설 확보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을 제정하고 R&D(연구개발) 기술 로드맵을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수출시장 개척까지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격려사에 나선 주낙영 경주시장은 “원자력 정책의 기본전제는 안전이라는 점을 유념하면서 2단계 표층처분 건설현장이 무사고로 완벽하게 건설돼 시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길 바란다”며 “K-원전에 이어 방폐물 분야도 세계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는데 경주시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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