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밥 먹듯’ 설계 뒤집은 에너지 공기업, 혈세 3.4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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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감] ‘밥 먹듯’ 설계 뒤집은 에너지 공기업, 혈세 3.4조 낭비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10.0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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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한수원‧발전 5사, 10년 간 2172번 설계 변경
공사대금 11조 276억원→14조 4624억원으로 증가
2011년 이후 30억원 이상 공사 중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 현황.(단위: 건, 백만원)
2011년 이후 30억원 이상 공사 중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 현황.(단위: 건, 백만원)

국내 에너지 공기업들이 지난 10여 년간 공사 착공 후 설계를 수시로 변경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3조 4000억원의 대금을 추가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사(중부‧남동‧동서‧서부‧남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3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는 총 388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안 공사 착공 후 설계 변경 횟수는 총 2172번에 달했다.

이들 공기업의 최초 공사 낙찰금액은 약 11조 276억원으로 책정됐지만 설계 변경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최종 공사금액은 14조 4624억으로 3조 4331억원 늘었다.

공사 착공에는 이사회 승인이 있어야하지만 설계 변경은 승인이 불필요하다. 평균 공사 1건당 5.8번의 설계 변경이 이뤄지는 동안 공사비 외에 설계용역 등 부대비용도 함께 증가했다.

공사비 증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수원으로 11년간 약 1조 8574억원을 추가로 지출해 전체 증액 공사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한전 약 5528억원, 서부발전 4172억원, 중부발전3087억원, 동서발전 2217억원, 남부발전 354억원, 남동발전 36억원 순이었다. 발전소 건설과 보강, 정비뿐만 아니라 사옥 및 사택 신축 시에도 공사비가 수시로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양 의원은 특히 한전의 경우 역대 최고 적자를 기록하며 장기간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산하기관들과 함께 신속한 경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발전 시설 건설이 부실하게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 시설은 국민의 안전과 생활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재정 상황에 빨간 불이 켜진 만큼 발전 시설이 부실하게 건설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고 계획적인 공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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