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硏 ‘그래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중 ‘최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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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硏 ‘그래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중 ‘최우수’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2.11.0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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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구리 단점 그래핀 기술로 해결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전장부품 활용
전기 소재·부품 수입 의존 탈피 기대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왼쪽) 및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왼쪽) 및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직무대행 김남균) 전기재료연구본부의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및 전장부품용 금속·그래핀 복합전극 개발’ 성과가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선정한 ‘2022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100선 중에서도 12개 성과만 뽑는 기계·소재 부문 최우수로 선정됐다.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및 전장 부품용 금속·그래핀 복합전극 개발 성과는 ‘리튬이온전지용 고용량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과 ‘전장부품용 저가형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기술’로 구성된다.

고용량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은 친환경 전기차, 선박, 드론, 로봇 등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전지의 차세대 음극 소재인 실리콘(Si)의 단점을 그래핀 도입으로 보완해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리콘은 기존에 사용되던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높고 충·방전 속도도 빠르지만 충·방전 시 300% 수준의 부피팽창 문제와 전기 전도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연구원 연구팀은 전도성이 매우 우수하면서 전기 화학적으로도 안정된 그래핀을 실리콘과 복합화해 이상적인 리튬이온전지용 고용량 음극재를 제조했다.

연구팀은 10년 이상 연구를 통해 높은 결정성과 전기 전도성을 지닌 고품질 그래핀을 제조하고 이를 리튬이온전지 음극 제조 공정에 바로 적용 가능한 ‘고농도 페이스트 형태의 그래핀 수(水)계 분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코어-쉘(Core-Shell, 코어인 실리콘을 그래핀이 껍데기처럼 감싸는 방식) 구조의 복합 음극재를 대량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재료도 기존 고가의 나노 실리콘 대비 값싼 마이크론(μm) 크기의 실리콘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을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배터리 성능을 높여 주행거리를 약 2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술은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전기·전자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HNS(대표 남동진)에 11억원의 금액에 이전돼 현재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저가형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기술은 전기가 통하는 잉크로 각종 전기·전자기기의 부품 제조는 물론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 전 방위에 활용되는 필수 소재다. 잉크 재료로 기존에 쓰이던 은의 10분의 1 가격인 구리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구리는 은보다 녹는점이 높고 공기 중에 노출되면 표면에 산화막이 쉽게 형성돼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액상합성법’으로 구리 표면에 그래핀을 효과적으로 합성해 구리의 산화 방지는 물론 잉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 의존도가 95%에 달했던 기존 고품질 도전성 은 잉크를 대체하고 소재·부품의 자립화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9년 금속소재 및 잉크 제조 전문기업인 대성금속(대표이사 노윤구)에 5억 5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전됐으며, 양산화가 이뤄져 현재 디스플레이 및 모빌리티 전장 배선을 만드는데 쓰이고 있다.

이건웅 전기연구원 전기재료연구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부가가치가 매우 큰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중요한 전기 신소재·부품의 기술 자립 실현은 물론 품질과 신뢰성까지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연구원은 이번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방사선 암 치료용 선형가속기 및 마그네트론 기술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진공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자빔의 전기 에너지를 고출력 전자기파 에너지로 변환하고 고에너지 방사선을 방사해 암을 치료하는 의료 핵심기술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방사선 암 치료기 기술의 국산화를 실현한 성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은 국가 발전을 이끌어온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국민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올해 선정된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인증서와 현판이 수여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사업 및 기관 평가 등에서 가점을 받게 되며, 사례집으로도 발간돼 배포된다.

전기연구원 전기재료연구본부 연구팀.
전기연구원 전기재료연구본부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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