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그룹사 CEO 신년사로 본 새해 화두는 ‘위기관리·혁신·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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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그룹사 CEO 신년사로 본 새해 화두는 ‘위기관리·혁신·안전’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3.01.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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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전 사장 “내년 흑자전환 위해 재무건전화 박차”
황주호 한수원 사장 “원전 안전 운영 및 수출 기반 마련”
발전 5사 사장 “위기극복 위한 성장동력 확보” 한 목소리

한국전력 등 전력그룹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화두로 ‘위기관리’와 ‘혁신’, ‘안전 강화’를 제시했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 석탄과 LNG등 연료가격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와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공공기관의 혁신,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환경정책과 안전의무 강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을 통해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올해 최우선 과제로 재무위기 극복을 꼽으며, “낭비 요인과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올 1분기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조정을 시작으로 적자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정상화 작업을 시작했으나 재무구조 개선이 뒷받침돼야 경영 안정화를 빠르게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사장은 “늦어도 내년까지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2026년까지 누적 적자와 미수금을 모두 회수해 재무 상황을 위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릴 계획”이라며 “요금 조정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적인 제도개선과 자구노력, 정부의 재정지원 등을 통해 메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 국민에게 약속한 혁신과 재무 건전화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한다”며 “스스로 낭비 요인을 없애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과감히 줄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다만 “무조건 다 줄이자는 것은 아니”라며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필수 설비투자, 직원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 훈련, 기술개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했다.

전기요금 정상화에 따른 가계와 기업 부담 해소를 위해 전력 소비 효율 혁신을 한전이 주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사장은 “수용가의 전력 소비를 감축하고 시간대를 이동시키는 한편 대용량 전력 수용가를 공간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역할을 찾아보자”면서 “이를 통해 우리의 설비 신증설 부담을 최소화하고 설비 운영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업무효율과 직무 만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회사를 더 유연하고 민첩하게 만들고 안전시스템을 조금 더 보완해 협력회사들까지 안전경영을 실천하고 정착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넷 제로(net zero)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히면서 △안전 △수출 △미래 △탄소중립 △신뢰 등을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먼저 황 사장은 “안전을 기본으로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디지털 원전운영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해 운영체계를 혁신하는 한편 사용후핵연료 관련 특별법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과 관련해선 “체코와 폴란드 등 국가별 맞춤형 수주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원전을 도입할 잠재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개발해 수출 기반을 다지고 원전 운영 정비 사업 등 다양한 수출 상품을 발굴하자”며 “우리의 경험과 자원을 살리면 수출 분야는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이어 “신한울 3·4호기 사업을 재개해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미래 먹거리인 SMR(소형모듈원자로)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 상품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동시에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정부 예산 외에 민간 투자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원자력과 신재생의 조화를 통해 청정에너지를 주도하는 한수원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수력발전은 현대화 사업과 국산화 개발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가고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청정수소 사업을 다변화하고 원자력 수소 생산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 사장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 하는 한편 지역 주민들이 원전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맞춤형 활동을 전개해가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황 사장은 “기술도 자본도 없었지만 잘 살아보자는 여망과 꺾이지 않는 의지로 도입했던 에너지가 원자력발전”이라며 “SMR과 청정수소 생산 등 새로운 시장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목표를 이룰 방법을 적극 찾아 나서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은 “올해를 남동발전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New Start-KOEN’의 해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김 사장은 먼저 재무건전성 강화와 부채비율 완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신규 사업에 대한 철저한 경제성평가,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고유 업무 속에서도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 방안들을 찾아야 한다”며 “작은 부분에서도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예산통제 강화, 비용절감 의식 내재화 등 자구노력을 통해 전 직원이 위기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도 강조했다. 김 사장은 “탄소중립의 세계적 흐름 속에서 주력인 석탄화력 비중이 축소되는 위기와 마주하고 있지만 창의적 발상과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혁신을 추구할 때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기회 선점,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기술, 광물탄산화, 온실가스 국제 감축사업과 같은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발전소 현장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장에서 안전사고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각오로 안전관리에 임해야 한다”며 “예방중심의 안전관리 강화, 잠재위험요인 집중관리, 재해유발 근원적 차단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올해도 중대재해 제로 기업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었다. 그는 “2021년부터 ‘KOMIPO 거북이 안전문화’ 운동으로 작업 현장의 고질적인 빨리빨리 문화를 근절하고 느리지만 안전한 안전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지난해 주요 재해가 없는 한 해를 보냈다”며 “새롭게 거북이 운동 시즌 2를 시작해 안전 활동의 내실화, 협력기업의 안전관리체계 강화 등 안전 시스템과 전문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소중립 및 에너지전환 등 신성장동력 선점을 위한 노력도 언급했다. 김 사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맞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보령 1·2호기 부지와 설비를 이용한 블루수소 생산 프로젝트, LNG 인수기지 건설, 국산 가스복합, 가스터빈 수소혼소, 수소 가스터빈 연구, CCUS 기지 건설, 그린 암모니아 혼소, 최신 수소연료전지 및 수전해, 압축공기저장 ESS 등 다양한 분야의 무탄소 전원 사업과 연구개발을 추진하면서 종합에너지 회사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또 “장기간의 에너지수급 위기 및 고유가 상황에서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대규모 고효율 발전설비의 고장방지 및 신뢰도 향상에 힘써 전기원가 절감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취약설비 사전 발굴 및 신속한 대응으로 고장을 원천 제거하고 정비주기 개선 및 경상정비 최적화로 고장정지 제로를 달성하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하나가 되지 못하는 조직은 결코 생존할 수 없다”며 “회사는 결코 나 혼자서 일하는 곳이 아니다. 팀워크로 함께 일하고 협력사들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성장의 일터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최고 수준 안전 문화 구현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립 △최고의 기술력으로 에너지 산업 선도 △지역사회 상생 △신뢰의 기업 문화 구축 등을 올해 경영 화두로 삼았다.

박 사장은 안전과 관련해 “지난해 많은 노력을 통해 안전 부실기업의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면서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서부 및 협력사 직원 모두가 함께 안전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 안전문화를 지속적으로 고도화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강도 높은 재무개선 노력을 통한 부채감축과 효율적 투자로 건실한 성장구조를 구축하고 비핵심 기능과 자산은 과감히 정비해 인력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사장은 또 “서인천 가스터빈을 활용한 수소혼소 기술개발 등 탄소중립 관련 연구개발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미래 수소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한편 김포 열병합을 통한 국내 최초 한국형 가스터빈의 성공적 실증과 그동안의 대형 국책 R&D 과제 수행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집약해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우리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타 발전사가 아니고 바로 우리 자신”이라며 “전력시장 제도 변화, 글로벌 경제위기 심화 등 올해도 경영여건이 좋지 않지만 지금의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해 한 단계 더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일의 본질을 찾는 혁신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 등을 통해 에너지위기를 에너지전환의 기회로 만들어 기본에서 다시 시작하는 ‘2023 혁신의 동서발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혁신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왜 해야 하는지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일을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설정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과감히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장치산업인 발전산업은 변화가 거의 없고 사실 고장만 안 나면 되다 보니 경험 많은 고참이 왕이 되는 상명하복의 조직문화가 더 적절할 수 있다. 그러나 전환의 시대에는 이러한 조직문화로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며 “상사뿐만 아니라 부하직원들의 의견이 자유롭게 제시되고 토론과 협력에 의해 의사가 결정되는 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정부와 국민이 기대하는 공공기관의 혁신,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환경정책과 안전의무 강화에 대한 엄격한 기준에 적극 부응하고 앞서가기 위해 에너지전환, 효율화사업, 상생을 최대 과제로 삼고 추진해 나가자”고 전했다.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선포한 새로운 중장기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맞춰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안보 강화 및 에너지 신산업 창출을 통한 튼튼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두는 경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효율에 기반한 경영전략 이행과 성과 창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회사의 만성적인 적자구조 탈피와 생존을 위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예산과 시간, 인력, 조직 등 가용 자원 배분을 최적화하고 효율성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야 한다”며 “재무 위험기관 탈피를 위해 중장기 투자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는 등 투자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맞춰 상식을 뛰어넘는 변화와 개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화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안전과 청렴, 혁신은 회사가 존재하는 한 숙명처럼 지켜내고 확보해야 할 핵심 가치”라며 “관행적으로 해왔던 업무에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자신을 경계하고 비위나 부정이 발생할 수 있는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협력 강화도 주문했다. 이 사장은 “올해 석탄 대체 복합건설, 수소혼소 실증, LNG 저장시설 구축 등 대규모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많은 어려움과 갈등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전 직원이 사업에 대한 전문지식과 애정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전제될 때 비로소 소통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외에 이 사장은 “LNG 직도입과 저장시설 확보를 통한 LNG 독립선언, 빛따라 바람따라 길을 만들어 가는 신재생사업, 수소 및 수소화합물 혼소를 선도하는 수소경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도약 등 미래에도 생존할 수 있도록 업의 지속 가능성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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