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물 탐색 시간 27% 줄어…시야 개선 효과 검증
강동구 센터장, 개발 공로로 소방청장 표창 받아
최근 문경 화재 사고로 화재 진압 소방관의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짙은 연기로 잘 보이지 않는 구조물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특수 기술이 개발됐다.
6일 한국전기연구원은 강동구 전기융합휴먼케어연구센터장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시야를 확보하는 ‘시각강화 영상처리 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소방청장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에서는 가득 찬 검은 연기로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 인명구조 시간이 지연되거나 소방대원 혹은 구조 대상자가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소방대원들은 소방 호스 혹은 라이프 라인(Life line)에 의지하거나 벽에 손을 대서 촉감만으로 퇴로를 찾아야 한다.
의료영상 진단 기기와 수술 장비 화질 개선 연구를 해왔던 강동구 센터장은 그간 축적해 온 노하우가 화재 현장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연기 속에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연기를 제거하고 그 속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 구조물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각강화 영상처리 기술을 선보였다.
강 센터장은 국립소방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시제품 개발까지 마쳤다. 이 과정에서 소방학교의 화재 실험장에서 소방대원이 직접 검은 연기 속으로 진입해 시제품의 시야 개선 효과를 검증했다. 지난해 말 중앙소방학교에서 진행된 시제품 테스트 결과 목표물 탐색 시간이 약 27% 단축됐고 화재 실험에 참여한 소방대원의 90%가 시야 개선 효과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강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낮은 전력에서도 실시간으로 정보 처리가 가능한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시각강화 장비를 활용하는 소방대원의 휴대성과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
강 센터장은 “화재 연기 모의실험 등은 우리의 힘만으로 할 수 없는 분야인데, 소방청 소속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소방 현장뿐만 아니라 수술용 내시경 기기, 날씨에 강인한 자율주행용 카메라, 해양 안개 관측 장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야 개선 장비는 올해 화재 출동 현장에 시범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향후 기술사업화를 통해 현업에 적용될 경우 약 110억원의 소방산업 시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기연구원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