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硏, 전자빔 용접기 심장 ‘전자총’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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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硏, 전자빔 용접기 심장 ‘전자총’ 국산화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4.03.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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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태 전기응용연구본부 박사팀 연구 성과
세계 최고 수준 60kW 출력·12kV 가속전압
SMR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 활용 기대
전기연구원 전기응용연구부 한성태 박사팀이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전자빔 용접기의 ‘전자총’(왼쪽)과 ‘전원장치’(오른쪽).
전기연구원 전기응용연구부 한성태 박사팀이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전자빔 용접기의 ‘전자총’(왼쪽)과 ‘전원장치’(오른쪽).

국내 연구진이 그간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던 전자빔 용접기용 핵심부품 ‘전자총’의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4일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기응용연구본부 한성태 박사팀이 ‘전자빔 용접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총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과 해외 논문 게재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용접은 각종 금속 소재를 서로 녹여 붙이는 작업이다. 기존 용접이 아크(방전시 발생하는 스파크)나 레이저에서 나오는 열을 활용했다면 전자빔 용접기는 전자의 운동에너지로 소재를 서로 붙인다. 전자빔이 쏘여지면 높은 전압으로 가속된 전자가 용접물에 충돌하면서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시키는데, 이때 생긴 고열로 용접물을 서로 접합시키는 원리다.

전자빔 용접은 기존 용접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두꺼운 소재의 무결함 접합을 가능케 해 우주항공이나 방산, 원자력 등 특수 분야에 유용하게 쓰인다. 2021년 발사된 누리호 발사체의 연소기에도 특수강 소재와 부품을 흠결 없이 붙이기 위해 전자빔 용접기가 활용됐다.

하지만 전자빔 용접은 아주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그동안 독일과 일본 등으로부터 관련 장비의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수입한 용접기를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국내 첨단기술이 유출될 위험도 존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성태 박사팀이 국산화 개발을 이뤄낸 것은 전자빔 용접기의 핵심인 전자총과 구동전원 시스템이다. 전자빔 용접기는 전자총의 가속에너지가 높을수록 소재 내부로 열원을 침투시킬 수 있는 정도가 큰데, 한 박사팀은 세계 최고 수준인 60kW 출력과 12kV 가속전압 성능의 전자총과 구동전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웬만한 두꺼운 대형 소재·부품 가공에 거의 다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도 해외 의존 없이 전자빔 용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래를 선도할 12대 국가전략기술의 대부분이 전자빔 용접을 필요로 하는 만큼 관련 산업 발전과 장비 수입대체 효과, 기술유출 방지 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박사는 “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옮겨감에 따라 고정밀도와 양질의 용접 수요가 늘어나고 전자빔 용접이 아니면 제작이 불가능한 제품도 많아질 것”이라면서 “고성능 전자빔 용접기만이 가능한 맞춤형 첨단 원천 장비를 국내 기술로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길도 열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전기연구원은 후속 연구를 통해 SMR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176kV 이상, 500mA 이상 성능의 전자총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 고강도가 요구되는 복잡한 금속 구조물의 3D프린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자빔 용접 활용을 위해 금속용융, 소재경화, 표면처리, 코팅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제어기술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번 연구는 산업부 과제인 ‘첨단장비 사업의 산업기술 챌린지트랙’을 통해 진행됐으며, 한라이비텍, 한국기계연구원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레이저실용화연구실, 부경대학교가 함께했다.

한성태 박사(윗줄 오른쪽)와 연구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성태 박사(윗줄 오른쪽)와 연구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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