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빈곤층 62%, 30년 이상 주택 거주…효율개선 시급
상태바
에너지빈곤층 62%, 30년 이상 주택 거주…효율개선 시급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07.24 2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시민연대, ‘여름철 에너지빈곤층 실태 조사’ 결과
주냉방시설 선풍기 이용자가 88%로 가장 많아
에너지복지제도…요금감면 만족도 높게 나타나
담당자 변경·인력 부족 이유로 사각지대 존재

에너지빈곤층 중 62%가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주택에 거주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주택에너지 효율개선 사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에너지바우처 등 에너지복지 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지만 여전히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에너지 전문 NGO 네트워크인 에너지시민연대는 ‘여름철 에너지빈곤층 실태 파악을 위한 조사’ 결과를 지난 21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서울, 부산, 광주(광산구·서구), 대전, 전남(목포) 등 5개 시·도 6개 지역의 에너지 취약가구 298가구(157가구는 비대면 유선, 141가구는 면접조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항목은 응답자 기본 인적사항과 주거생활(창호 및 냉방시설), 에너지 이용현황, 에너지복지정책 관련 사항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의 가구유형은 노인세대가 252가구(85%)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연령은 75.3세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2년간 조사한 평균 연령보다 높아 매년 응답자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자 중 229가구(77%)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으며,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조차 비정규직 비중이 68%로 정규직 3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 응답자의 월 평균 가구소득은 46만 5000원이며, 31만원~60만원이 59%(175가구), 61만~90만원이 11%(32가구)로 나타났다.

응답자는 평균적으로 약 44.3㎡(13.4평) 정도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자의 거주 주택 38%가 1970년대 이전에 건축됐으며, 올해 기준으로 건축연도가 20년 이하인 주택은 단 8%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62%가 30년 이상 된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특히 창호 노후화로 인해 개폐력이 떨어지는 등 창호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35가구(12%)나 됐다. 또 화장실이 없어 주민센터, 지하철 화장실 등 공용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극소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냉방시설로는 선풍기 이용자가 262가구(88%)로 대다수였고, 선풍기 또는 에어컨 없이 부채로만 생활하는 가구도 5가구 있었다. 폭염으로 인해 어지러움, 두통 등 건강이상을 경험한 가구는 25%(75가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절기 무더위 쉼터 운영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대상의 64%가 인지하고 있었다고 답변했으며, 이 가운데 40%가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경로는 40%(77가구)로 경로당이 가장 많았으며 사회복지사(28%), TV(6%)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22%만 10회 이상 무더위 쉼터를 이용했으며 장소는 경로당(59%), 복지관(28%)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45%(44가구)가 심적 불편함을, 27%(26가구)가 거동의 불편함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요금할인과 에너지바우처 등 에너지복지제도에 대한 인지경로는 공무원(71%), 사회복지사(12%)로 조사됐다. 수혜 여부(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전기요금 할인제도 수혜자가 46%(136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가스요금 할인(35%), 에너지바우처(21%)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만족도(5점 척도)는 수혜대상 수의 차이가 다소 있지만 가스요금 할인(4.3점), 전기요금 할인(4.2점), 에너지바우처(3.8점) 순으로 요금감면제도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에너지사용이 증가한 가구는 21%(62가구)로 조사됐고 이중 32%(20가구)는 전기요금 걱정으로 인해 필요한 만큼 에너지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부 지자체 복지 담당자 설문조사 결과 에너지바우처제도와 효율개선사업을 통해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여전히 에너지복지 사각지대는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담당자의 잦은 변동과 인력 부족으로 꼽았다.

지난해부터 첫 시행된 여름철 에너지바우처제도는 전체 대상자의 87% 신청률로 매우 높은 신청률을 보였는데, 이는 동절기 수혜자 자동 신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사, 가구원 변동 등으로 누락되는 경우에는 재안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효율개선사업의 경우 침실 이외에 부엌, 거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폭염 대비를 위해 지자체별로 무더위 쉼터 운영을 준비하고 있으나 여전히 이용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에너지 빈곤층을 대상으로 적절한 지원을 위해서는 여름철뿐만 아니라 구체적이고 명확한 통계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