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브리핑] 한전·발전5사, 중복사업·과당경쟁…‘제 살 깎기’
상태바
[국감 브리핑] 한전·발전5사, 중복사업·과당경쟁…‘제 살 깎기’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0.28 0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규민 의원 ”협력체계 강화로 발전사 간 조정기능 회복해야“
이규민 의원.
이규민 의원.

한국전력과 5개 발전자회사들이 국내외 사업에 서로 중복으로 입찰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규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성시)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 5개사가 해외사업과 국내 신재생사업 입찰에 중복으로 참여,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례를 보면 미국 괌 데데도 가스복합 발전사업의 경우 지난해 한전은 동서발전과 짝을 이루고 서부발전, 중부발전, 남부발전은 각각 컨소시엄을 형성해 입찰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한전·동서발전 컨소시엄이 수주를 따냈고 나머지 발전 3사 컨소시엄은 PQ(입찰참가자격심사)에서 탈락했다.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태양광 사업은 한전 외에 2개 발전사가 별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사업 수주 없이 종결됐고 말레이시아 LSS2 태양광 프로젝트에서는 한전과 남동발전이 동시에 참여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전력그룹사 간 중복 진출 사례는 국내 신재생 프로젝트에서도 계속됐다. 5개 발전사가 동시에 입찰해 남동발전이 수주에 성공한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이 대표적이다. 2017년에 △고흥호 수상태양광사업(남동발전 수주) △석문호 수상태양광사업(중부발전 수주) △대호호 수상태양광사업(동서발전 수주) 등에도 5개 발전사가 모두 입찰해 경쟁을 벌였다.

발전자회사들은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각자 진행한 R&D 성과를 공유하는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음에도 각자도생식 경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로일체형 태양광실증, 탄소자원화 시범사업, 부유식 해상풍력 시범사업,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R&D 성과물은 신사업 분야 총 20건, 신기술 분야 20건, 미세먼지 저감분야 5건, 온실가스 감축 분야 4건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의원은 전력그룹사 간 비효율 발생의 원인으로 한전이 조정 기능을 담당해 온 발전사 간 업무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꼽았다. 현재 발전 5사는 한전의 자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공기업으로 지정돼있다. 한전은 국내 및 미국증시에 상장돼 있어 자회사들의 재무실적에 직접 영향을 받지만 현재 자회사들에 대해 형식적 주주권만 행사할 수 있다. 2011년 발전사 분할 이후 발전사 이사회에 한전의 현직 임직원이 비상임이사로 참여하는 것으로 일부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으나 2016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참여가 배제된 바 있다.

이규민 의원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국가적 과제 수행에 따라 전력그룹사들의 대규모 투자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전사 간 경쟁에만 가치를 둬 전력산업 전반의 비효율을 간과할 수는 없다”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