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탈석탄·탈원전 쐐기…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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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석탄·탈원전 쐐기…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2.2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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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년까지 석탄발전 60기 중 30기 폐지…탈탄소 시동
원전 올해 24기에서 17기로 줄어…신한울 3·4호기 제외
전력당국 “원전, 친환경적이나 탄소중립 근본 대안 아냐”
신재생에너지 용량 20.1GW에서 2034년 77.8GW로 늘어
59.1GW로 증가하는 LNG…“여전히 온실가스 배출” 지적

정부가 안전하고 깨끗한 발전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발전량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석탄발전과 원전의 축소를 공식화하는 15년 치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석탄발전은 8차 계획을 통해 폐지하기로 했던 10기에 더해 20기를 추가로 없애고 원전은 기존의 탈원전 계획대로 신규 건설 및 수명 연장을 금지해 점차 비중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반면 그린뉴딜에 따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꾸준히 늘려 안정적 전력공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다목적홀에서 공청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개최된 이날 공청회에는 윤요한 산업부 전력산업과장, 이옥헌 산업부 전력시장과장 등 정부 관계자와 9차 계획 자문기구 워킹그룹에 속해있는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총괄분과위원장), 김창식 성균관대 교수(전력수요전망 분과), 이성인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수요관리 분과), 노재형 건국대 교수(신뢰도 분과), 임재규 에경연 박사(정책 분과), 박호정 고려대 교수(분산에너지, 신·재생 분과), 이병준 고려대 교수(전력계통 분과)가 참여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전기사업법 제25조 및 시행령 제15조에 따라 2년마다 수립하는 행정계획이다. 9차 계획 기간은 올해부터 2034년까지이며 전력수급 장기전망, 전력수요관리, 발전 및 송·변전 설비계획, 온실가스·미세먼지 감축 방안 등이 담겼다. 앞서 지난 5월 총괄분과위원회가 공개한 초안을 토대로 11월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와 환경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완성됐다.

정부는 오는 2034년 최대전력수요를 올해 89.1GW에서 연평균 1.0% 증가한 102.5GW로 전망했다. 기준 설비예비율은 8차 계획과 같은 22%로 정했다. 2034년 목표수요 102.5GW에 22%의 예비율을 더해 125.1GW의 목표설비 용량을 설정했다.

9차 계획의 핵심은 석탄발전의 퇴출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기저전원으로서 국내 산업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지만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명분하에 많은 설비가 방을 빼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현재 60기인 석탄발전 중 가동연한 30년이 도래한 30기(15.3GW)가 2034년까지 폐지된다. 이 가운데 24기(12.7GW)는 LNG 발전으로 대체된다. 이에 따라 2034년 석탄발전은 37기 29GW로 감소할 전망이다.

연도별로 보면 올해부터 2022년까지 보령 1·2호기, 삼천포 1·2호기, 호남 1·2호기 등 6기(2.6GW)가 폐지된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는 삼천포 3~6호기, 태안 1~4호기, 하동 1~4호기, 당진 1~4기, 보령 5·6호기 등 총 18기(9.1GW)가 폐지 후 LNG 발전소로 전환된다. 2031~2034년에는 태안 5·6호기, 하동 5·6호기, 영흥 1·2호기 등 6기(3.6GW)가 LNG 발전소로 옷을 갈아입는다.

반면 현재 건설 중인 신서천 1호기와 고성하이 1·2호기, 강릉안인 1·2호기, 삼척화력 1·2호기 등 총 7.2GW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 7기는 예정대로 2030년까지 준공한다. 이를 두고 공청회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배치된다며,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2034년까지 석탄발전 50%를 폐지하는 등 과감한 감축을 추진하고 있으나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추진 중인 신규 석탄발전 건설을 사업자의 자발적 의사 없이 중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원전 부문은 신규원전 건설 중지와 수명연장 금지라는 정부의 원칙이 그대로 유지됐다. 현재 24기(23.3GW)에서 2022년 26기(27.3GW)로 정점을 찍은 뒤 점진적으로 감소해 2034년에는 17기(19.4GW)까지 줄어들게 된다. 기존의 신한울 1·2호기(2.8GW)와 신고리 5·6호기(2.8GW)가 준공되고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한빛 1~3호기, 한울 1·2호기 등 11기(9.5GW)가 가동을 멈추는 계획을 반영한 결과다.

원자력업계가 관련 산업 생태계 유지와 탄소감축 효과를 이유로 건설 재개를 주장해 온 신한울 3·4호기는 9차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 박사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불확실성이 있는 발전설비는 공급물량에서 불가피하게 제외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원전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긴 하나 사용후핵연료와 국민 수용성 문제, 외부 비용 등을 고려하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요한 산업부 전력산업과장도 “원전이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한 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감안하면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윤 과장은 원전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은 아니라면서 에너지전환 로드맵과 9차 계획에서 밝힌 바와 같이 앞으로 60년간 점진적 감축이기 때문에 2050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주요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정격용량 기준으로 올해 20.1GW에서 2034년 77.8GW로 약 4배 급증한다. 이 가운데 태양광은 45.6GW, 풍력은 24.9GW로 신재생에너지의 9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경우 날씨나 계절에 따라 전력생산이 불안한 간헐성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2034년 기준 최대전력 시 실효용량을 10.8GW만 반영했다. 연료전지는 8차 계획에서 2030년 0.75GW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9차 계획에서는 2.6GW로 3.5배 가량 늘렸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그린뉴딜 계획에 따라 확산 기반 구축 등을 위해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대한 선제적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중간계투 역할을 하게 될 LNG발전의 설비용량은 올해 41.3GW에서 2034년 58.1GW로 16.8GW가 증가한다. 2022년~2024년 사이에 여주복합과 통영복합, 음성천연가스, 울산GPS 등을 통해 4.2GW 규모를 확충하고 2024년 이후 폐지된 석탄발전 24기를 LNG발전소로 전환해 12.7GW를 확보한다.

문제는 LNG발전 역시 1GW당 254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임 박사는 이날 공청회에서 LNG발전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 “LNG가 석탄보다 상대적으로 친환경 전원인 것은 맞지만 여전히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석탄발전 감축과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대응을 위해서 LNG발전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따라서 당분간 LNG발전을 확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활용), 그린수소터빈 등 친환경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2034년 기준 확정설비는 122.2GW 규모가 된다. 목표설비인 125.1GW 대비 2.9GW가 부족한데, 이는 양수발전소 1.8GW와 LNG발전 1.0GW 등의 신규설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LNG 신규물량은 9차 계획 수립 이후 추가 확정되는 자가발전 및 집단에너지 설비용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 최종 확정키로 했다.

2034년 전원믹스는 정격용량 기준으로 신재생 40.3%, LNG 30.6%, 석탄 15.0%, 원전 10.1%, 기타 4.0%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와 비교하면 신재생은 24.5% 늘고 LNG는 1.7%, 석탄은 13.1%, 원전은 8.1%씩 줄어든다.

9차 계획에서는 전환부문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방안도 구체화했다. 정부는 2030년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8차 계획 2억 2700만t 대비 3410만t이 줄어든 1억 9300만t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2030년 발전량 비중을 △석탄 29.9% △원전 25.0% △LNG 23.3% △신재생 20.8%로 잡았다. 8차 계획에서 석탄발전 10기를 폐지하기로 하고 9차 계획에서 2030년까지 추가로 14기를 없애 지난해 40.4%였던 발전량을 10.5% 낮춘다는 복안이다. 또 감축 목표에 맞춰 가동 중인 석탄발전에 대해서는 상한제약을 실시키로 했다.

분산형 전원을 2034년 총 발전량의 21%까지 보급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활성화 방안으로는 분산에너지의 송전선로 건설 회피와 변동성 완화 등 편익 지원책 마련을 검토하고 수도권 신규 수요를 재생에너지 집중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한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또 자가소비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발급 등을 통해 적정 수준의 전력망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비한 송·변전 설비 보강 계획도 내놨다. 태양광 접속대기를 해소하기 위해 배전선로 및 변전소 신설 등 인프라를 보강하고 재생에너지 밀집지역별로 선제적 계통 보강 등 맞춤형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계통 신뢰도 향상을 위해 송전선로·변전소·발전소 연계선로를 적기에 준공하고 자연친화적 지상 설치형 송전선로 실증·도입 등으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해 수용성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전력시장 내 경쟁 촉진을 위해 계통한계가격(SMP) 정산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전력시장의 다양화도 추진한다.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과 연료비를 포함한 총 비용을 평가하고 석탄과 LNG 간 급전순위를 결정해 환경비용 절감 경쟁을 촉진하되 가격입찰제도는 선도시장부터 향후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20MW 초과 신재생 설비는 발전량 입찰을 통해 자체적으로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능력을 높여 변동성으로 인해 발전기를 추가 기동정지하거나 증·감발 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등 전력계통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요한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9차 계획은 보다 과감한 석탄발전 감축과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설비 증가를 통해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디딤돌”이라며 “탄소중립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중장기 전원믹스는 관련 법제화 및 상위계획과의 정합성 확보를 토대로 차기 계획에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공청회 이후 전력정책심의회 의결을 거쳐 이달 말 9차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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