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보급 확대 걸림돌 ‘충전 인프라’ 확충 기대
이재조 박사 “전기차 충전 프로토콜 국제 표준화 선도”
국내 연구진이 별도 충전소 없이도 220V 과금형 콘센트 설치만으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인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29일 한국전기연구원은 이재조 박사팀이 개발한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 기술(Mode 1/2-only CS)’이 세계 최초로 ‘OCPP(Open Charge Point Protocol) 2.0.1’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OCPP는 전기차 충전기의 운영 및 유지 관리를 목적으로 개발된 OCA(Open Charge Alliance, 전기차 충전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충전기 관리·운영 통신규약 개발을 위해 협력하는 국제협의체)의 산업 표준이다. 일종의 통신 규격으로 충전 이용자를 위한 정보 안내, 사용자 인증, 충전 스테이션 상태 및 고장 관리 등에 적용된다. 현재 전 세계 50개 이상의 국가가 OCPP를 활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지난해 환경부가 충전기 보급 사업에 OCPP 1.6 인증을 의무화한 바 있다.
이번에 전기연구원이 인증 받은 과금형 콘센트 기술은 이용자가 주차장 벽면에 설치된 220V 콘센트를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 전력 분배 충전과 요금 최적화 충전, 충전요금 결제까지 가능해 개인정보 보호 등 매우 높은 수준의 통신 보안이 필요하다.
이 박사팀은 지난해 3월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 기술을 OCA에 제안해 세계 최초로 지난해 3월 OCPP 1.6 인증(기술명: Mode 1/2 only Charging Station)을 받은 데 이어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최근 업그레이드 버전인 OCPP 2.0.1 인증까지 획득했다.
OCPP 2.0.1은 보안이 한층 강화된 통신 환경을 지원하고 향상된 충전 기술 대응이 가능해 플러그앤차지(Plug and Charge), 무선전력전송, 자동충전 등 스마트 충전에 더 적합한 통신 규약이다.
이번 성과는 국내·외 전기차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주차장에 별도의 충전소를 구축해 주민들이 공동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구조가 많아 불편함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경우 주차장이나 야외 캠핑장 등에 220V 기반의 간단한 과금형 콘센트만 여러 개 설치하면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소 설치를 위한 복잡한 전기 공사나 전용 주차면이 필요 없어 전기차 보급 확대의 큰 걸림돌인 충전 인프라 확충이 기대된다. 또 OCPP 2.0.1 인증을 기반으로 전기차 충전을 넘어선 통신 기반 편의 서비스까지 사용자가 누릴 수 있다.
이재조 박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단순 충전을 하던 시대를 지나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통신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OCA와 과금형 콘센트 관련 백서 출간을 준비하는 등 우리나라가 전기차 충전 프로토콜의 국제 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기연구원은 국내 충전기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OCPP 2.0.1 관련 기술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북미 지역에서는 충전기 보급 사업에 OCPP 2.0.1 규격을 채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OCPP 1.6 인증을 의무화한 만큼 충전기 제조사들의 OCPP 2.0.1 인증에 대한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