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의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핵심 소재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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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의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핵심 소재 국산화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3.10.1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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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천영범 박사팀, 중성자흡수재 ‘코나스’ 개발
美·日산 대비 성능 월등…5조원 규모 세계 시장 공략
800kg급 대용량으로 용해해 생산한 ‘코나스(KONAS)’ 중성자흡수재 잉곳.
800kg급 대용량으로 용해해 생산한 ‘코나스(KONAS)’ 중성자흡수재 잉곳.

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던 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핵심 소재인 중성자흡수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해외 소재보다 성능이 월등히 높아 전 세계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성자흡수재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6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천영범 박사팀이 해외 소재 대비 핵반응 제어와 구조적 지지 성능이 향상된 중성자흡수재 ‘코나스(KONA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중성자흡수재는 원전 핵연료봉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사용후핵연료 조밀저장대나 건식 저장시설에서 저장용기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고가의 중성자흡수재를 전량 수입해 사용해왔다.

해외에서 들여온 알루미늄 붕소탄화물 기반 중성자흡수재는 중성자 흡수 단면적이 넓고 핵분열을 하지 않아 핵반응 제어 성능은 우수하나 부서지기 쉬워 구조적 지지 성능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3중벽 구조의 금속 지지체를 만들어 그 안에 중성자흡수재를 삽입하는데, 붕괴열 방출 효율이 떨어지고 복잡한 설계로 제작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지체 없이 단일벽 바스켓 구조면서 핵반응 제어와 구조적 지지 성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원천 소재 개발에 집중했다.

열역학 계산과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기초연구를 통해 외부 충격에 강한 타이타늄 금속 기반 최적의 중성자흡수재 물질 조합을 도출하고 약 400여종에 대한 합금 제조와 평가를 통해 최적화된 합금 조성과 열처리 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해당 시편을 국내 유일 연구용원자로인 하나로에서 검증해 중성자흡수 성능이 해외 소재 대비 1.6배 이상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변형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의 크기인 항복강도는 2배,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인 연신율은 2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영범 박사는 “단일벽 구조의 단일 소재를 통해서도 핵반응 제어 성능과 구조 지지 성능을 한 번에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은 약 40만t 수준으로 저장을 위한 건식 저장 시장 규모는 170조원 이상이며, 저장시설의 성능과 경제성을 좌우하는 중성자흡수재 소재 시장 규모도 5조원에 달한다.

연구팀은 세계 최고 성능을 지닌 중성자흡수 구조재의 물질조성 및 제조방법에 대해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고 이달 중 5개국에 해외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또 내년 말까지 제조공정 최적화 등을 추가로 진행한 후 국내 산업체와 연계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한규 원자력연구원장은 “앞으로 국내 산업체 기술 이전을 추진해 KONAS가 세계 중성자흡수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성자흡수재 ‘코나스(KONAS)’를 개발한 원자력연구원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연구진. (왼쪽부터) 정승문 선임연구원, 천영범 책임연구원, 강지훈 선임연구기술원.
중성자흡수재 ‘코나스(KONAS)’를 개발한 원자력연구원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연구진. (왼쪽부터) 정승문 선임연구원, 천영범 책임연구원, 강지훈 선임연구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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