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망 건설, 철탑 2214기 줄인다…주민 보상·선택권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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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망 건설, 철탑 2214기 줄인다…주민 보상·선택권 대폭 확대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6.09.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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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지중화·대안 노선으로 수용성 끌어올리고 주민 피해 최소화
수요 14GW 이상 비수도권 분산해 ‘지산지소’ 전력 시스템 전환
송전망 주변 태양광 설치 ‘계통햇빛소득마을’ 조성해 소득 지원
입지 선정 초기부터 설명회 의무…후보 경과 대역 2개 이상 제시

정부가 대규모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반복돼 온 지역 갈등을 줄이기 위해 신설 송전선로의 철탑을 최대 40%대까지 줄이고 주민 보상과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기존 송전선로와 신설 선로를 통합하고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지중화를 확대하는 한편 주민들이 직접 대안 노선을 제시할 수 있도록 입지 선정 절차도 손질한다.

특히 장거리 송전 자체를 줄이기 위해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와 동해·울산 데이터센터 등 14GW 이상의 대규모 전력수요를 비수도권에 분산 배치해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전력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15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전력망은 원전·화력·재생에너지 등 발전설비가 비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대규모 전력수요는 수도권에 편중되면서 ‘비수도권 발전→장거리 송전→수도권 수요’​라는 일방향 구조가 지속돼 왔다. 이에 따라 발전 지역과 수요 지역을 연결하는 송전선로 건설이 반복됐고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부는 ‘송전망을 더 많이 짓는 방식’에서 ‘필요한 송전망 자체를 줄이고 불가피한 선로는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건설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우선 전력수요 자체를 발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분산한다는 방침이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약 6GW를 비롯해 동해 데이터센터 2.4GW, 울산 데이터센터 1GW 등 신규 대규모 수요를 비수도권에 전략적으로 배치해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다만 단기적으로 증가하는 수도권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신규 송전망 건설은 불가피한 만큼 불가피한 송전선로의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지산지소'형 전력 시스템.
'지산지소'형 전력 시스템.

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기존 송전선로와 신설 선로를 묶는 ‘선로 통합’​이다. 기존 2회선에 신규 2회선을 추가하는 경우 4회선으로 통합 구축하고, 신설 선로끼리도 통합해 철탑과 선로를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신광주-신임실 구간에서는 전체 58km 가운데 약 28km를 기설선로와 통합해 기존 철탑 62기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신장성-신정읍 구간 역시 약 20km를 기존 154kV 선로와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광양-신진천 구간은 4개 선로의 약 78%를 기설 선로와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해남-신장성 구간에서도 중복되는 35km를 신설 4회선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또 신규 송전선로를 건설할 경우 기설 선로와 통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도록 제도화할 예정이다.

이를 최대한 적용할 경우 당초 계획된 철탑 4723기에서 2509기로 2214기를 줄일 수 있으며, 약 40%대의 철탑 감축 효과​가 예상된다. 전체 선로 길이 2169km 가운데 약 969km가 통합 대상이다.

인구 밀집 지역과 갈등 지역에는 지중화를 확대한다. 신해남-신장성 구간에서는 기존 도로 확장공사와 연계하거나 제방도로를 활용한 지중화를 검토하고 신장성-신정읍 구간에서는 장성군 민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타 사업과 공동 전력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계룡-신천안 구간의 대전 인구 밀집 지역 약 10km와 새만금#2-신청양 구간의 익산·군산·청양 도심지역, 신서원-신진천 구간의 세종·청주 등도 지중화 대상 검토 지역에 포함됐다.

특히 345kV 변전소 인출 구간 약 2km는 주민 영향 최소화를 위해 지중화를 우선 반영하고 적용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안 노선 발굴도 강화한다. 신정읍-신계룡 구간은 대전 서구 국가유공자 마을과 사회복지시설 등이 위치한 기존 8km 구간을 우회하는 대안노선을 검토해 최적노선으로 결정했다. 신정읍-새만금#2 구간 역시 정읍 지역 문화재 인근 3.7km 구간을 우회하는 대안 경과지 또는 지중화 방안을 검토한다.

보상 체계도 주민 체감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국가기간망 주변 지역에 이른바 ‘계통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해 전력망 주변 모든 마을에 300kW~1MW 규모의 태양광 설치를 우선 지원한다. 특별법에 따른 지자체 지원금 20억원/km를 활용하고 이 가운데 약 3분의 2를 주변 지역에 지원해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을 통한 소득을 얻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73km 규모 송전선로 건설로 1610억원의 지원금이 발생하고 주변 지역 83개 마을에 지원금의 3분의 2가 배분될 경우 마을별 약 860kW 규모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며 세대당 연간 약 340만원의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기간망 사업에는 주민 직접지원도 확대한다. 현행 ‘직접지원 50%·공동지원 50%’ 구조를 직접지원 100%와 공동지원 50%로 확대하고 송전선로와 300m 이내 지역에는 0.5배액을 가산하는 등 전력망 근접·밀집 지역에 대한 추가 지원도 추진한다.

입지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주민 참여도 강화한다. 사업 초기부터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입지선정위원회의 사업 설명회를 기존 2회에서 3회로 확대한다. 최적 경과 대역 내 주민에게는 선정 결과를 개별적으로 안내하고 입지선정위원회 회의 참관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

주민대표 위원에 대한 사전 안건 설명을 실시하고 회의 이후에는 개인정보 등을 제외한 회의 자료를 공개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인다.

특히 후보 경과 대역을 원칙적으로 2개 이상 도출해 주민들의 선택권을 확대한다. 단거리 사업이나 지형적 특성으로 복수 대역 도출이 어려운 경우에만 단일안을 검토한다.

필요한 경우 권역별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주민들이 직접 경과노선안을 검토하고 입지선정위원회에 상정·의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지역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도 추진하기로 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계통 분야 의견 수렴을 실시하고 지역별 전력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한 송·변전 계획의 타당성도 올해 하반기까지 검토한다.

아울러 전남·북, 충남·북, 경기 등 권역별로 주민·지자체와 10여 차례 간담회를 열어 지역의 요구사항을 직접 듣고 지원사업을 안내할 예정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대규모 전력수요의 지역 분산과 송전망 선로 통합, 지중화 확대, 주민 직접지원 강화 등의 대책을 실제 사업 현장에 신속하게 적용해 향후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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