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가스터빈 표준 만들어 글로벌 4강 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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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가스터빈 표준 만들어 글로벌 4강 도약 노린다
  • 윤우식 기자
  • 승인 2020.11.3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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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빈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생태계 구축 시동
2030년까지 최대 15기 가스터빈 실증…4.4조원 시장창출
가스터빈 효율 63%→65%…2025년 80MW 중형터빈 개발
블레이드·베인·대형디스크 등 고온소재부품 연구개발 병행
가스터빈산업 집적지역 부·울·경에 ‘혁신 클러스터’ 조성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에서 진행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작업 모습.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에서 진행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작업 모습.

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터빈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한국형 표준모델’ 개발에 속도를 낸다. 향후 15기의 가스터빈 실증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4조원 이상 규모의 가스터빈 시장을 창출하고 글로벌 4강 국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또 후속 가스터빈 모델의 효율 향상과 중형급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핵심 부품 역량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도 병행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한국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 대강당에서 가스터빈산업 분야 산·학·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가스터빈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이하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설계표준화, 주기기 및 핵심부품개발,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 등을 중심으로 한국형 표준 LNG복합발전 모델 개발·사업화를 담당할 ‘한국형 표준가스복합 개발 사업화 추진단(‘이하 추진단’)’ 발족 후 9개월 만이다.

LNG 발전은 석탄발전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한 징검다리 전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LNG 발전의 시장 규모는 재생에너지 다음으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LNG발전 설비가 1.9%씩 지속해서 증가하고 2040년까지 1365GW의 추가 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IHS Cera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세계 가스터빈 시장 규모는 97조원이며, 2035년까지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발전용 가스터빈 분야는 글로벌 업체들이 독식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제작사가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MHPS, 이탈리아의 안살도 등 4곳뿐이기 때문이다. GE가 전체시장의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지멘스(27%), MHPS(11%), 안살도(4%)가 잇고 있다.반면 우리나라는 주기기인 가스터빈과 핵심부품 모두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LNG 복합발전에 설치된 가스터빈 158기 전량 모두가 세계 빅4 기업이 제조한 제품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가스터빈산업계는 세계 빅4 업체들과 견줄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을 끌어올려 향후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생태계 기반조성을 위한 초기 일감 창출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기술개발 고도화 △고부가가치 핵심 소재부품 경쟁력 제고 △지역 산업생태계 인프라 구축 등 4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내년부터 복합발전의 성능·기자재 규격 등을 표준화하는 ‘한국형 표준복합발전 모델’ 개발·실증을 통해 안정적인 생태계 기반조성에 필요한 초기 일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가스터빈 등 주요 부품 국산화를 확대하기 위해 2030년까지 15기의 단계별 실증사업도 확대 추진한다. 실증사업은 발전사의 자율적인 노후 석탄의 LNG 발전 전환을 유도하거나 2030년에 수명이 끝나는 노후 LNG 발전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4조 4000억원 규모의 국내 가스터빈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요자인 발전사와 공급자인 가스터빈 산업계간 연대와 협력에 기반한 연구개발(R&D) 및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산업생태계 기반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시장 선도형 기술개발도 본격화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2013년부터 진행한 산·학·연 공동 R&D 국책과제를 통해 H급 가스터빈모델(270MW, 복합효율 60%) 개발을 완료했다. 산업부는 고효율 가스터빈 기술 확보를 위해 두산중공업의 터빈을 기반으로 효율을 65%까지 높인 후속 모델 R&D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복합효율 65%+α의 ‘초고효율급’ 가스터빈 개발 R&D도 진행하고 80MW급 중형 가스터빈 R&D를 2022~2025년에 병행 추진해 재생에너지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하기로 했다.

아울러 2040년까지 300MW급 수소전소 가스터빈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부터 수소 혼소와 전소가 가능한 연소기 개발에 착수하는 한편 이를 통해 수소혼소 대형 가스터빈 복합화력 실증 추진도 검토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개발계획은 내년 상반기에 수립 예정인 ‘수소 가스터빈 개발 기술로드맵’에 담을 계획이다.

핵심 고온부품인 블레이드·베인·대형디스크 3대 분야 기술 확보를 위해 발전사와 중소·중견 부품제조사간 공동 R&D 및 사업화도 추진한다. 2024년까지 1650℃급 가스터빈 정밀주조용 소재 R&D, 증기터빈 고온·경량화 핵심 소재부품 R&D를 진행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만든 부품을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다. 또 가스터빈 부품 신뢰성 평가 및 공정·실증 기술지원을 위한 ‘파워유닛 스마트제조센터를’ 2023년까지 구축한다.

산업부는 국내 가스터빈 분야 341개 업체 중 71%가 몰려 있는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지역에 ‘가스터빈산업 혁신클러스터’도 조성키로 했다. 지난 8월 에너지융합복단지로 지정된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가스터빈 개발 후 성능 등을 검증하는 ‘가스터빈 시험연구발전소’ 구축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중소기업 기술애로를 해소하는 ‘기술지원사업단’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산·학·연 전문기관 간 기술·정보 교류 확대를 위해 내년부터 ‘가스터빈 혁신성장 포럼’을 운영하고 ‘에너지융합대학원’과 ‘에너지혁신연구센터’ 지정을 통해 산·학 연계형 석박사급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기술전문 인력양성 체계도 구축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수급 유지를 위해 당분간 LNG발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가스터빈의 기술 자립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학·연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잘 구축해 나간다면 중장기적으로 수소 발전으로의 에너지전환과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 나가는 튼튼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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